'포스트 짐승' 최지훈 올해 미션은 '명품 리드오프'[SS 인터뷰]

SSG 최지훈이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구장에서 캐치볼하고 있다.
제공=SSG 랜더스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어딜가나 칭찬뿐이다.
타격, 주루, 수비코치 모두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치켜세운다.
‘포스트 짐승’을 넘어 ‘명품 리드오프’로 도약을 꿈꾸는 최지훈(25·SSG) 얘기다.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구장에서 새 시즌을 준비 중인 최지훈은 올해 리드오프 특명을 받았다.
SSG 김원형 감독은 “(최)지훈이가 지난해 9번 타순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풀타임 3년차로 접어드는 시기라 한 단계 도약해야 장기 집권 할 수 있다.
올해는 리드오프로 공격에 활로를 뚫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지훈과 추신수가 테이블세터로 제 몫을 해내면, 최정 케빈 크론 한유섬 최주환 등이 버티는 3~6번 타순의 화력을 배가할 수 있다.
SSG 전형도 작전코치는 “팀내 베이스턴은 최지훈이 가장 좋다.
발도 빠른데다 코어 힘이 좋아 베이스를 돌 때 가속을 유지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곡선주로에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면 짧은 안타에도 베이스 하나를 더 노릴 수 있다.
조동화 외야수비 및 주루코치 또한 “외야 세 군데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야수는 거의 없다.
기습번트 능력도 향상돼 팀 타선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 활로를 뚫을 거의 유일한 선수라 희소가치가 매우 높다.
없어서는 안될 선수”라고 극찬했다.

SSG 최지훈(오른쪽)이 동료들과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제공=SSG 랜더스

칭찬 릴레이에 “코치님들이 힘들지 말라고 과찬하신 것”이라고 자세를 낮춘 최지훈은 “올해는 ‘나와 그만 싸우고 상대와 싸우자’는 목표를 세웠다.
매년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면 꼭 이뤄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자신과 싸우느라 바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완벽히 소화하는 것에만 집중해 부상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것이 유일한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타격훈련 때부터 50% 정도의 힘만 쓰려고 노력 중이다.
강하게 치는 것보다 실투를 놓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코치님들도 ‘마음 편하게 치고, 수비에 집중하라’는 말씀으로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팀에 맞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더 발전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SSG는 홈런 군단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타격훈련 때는 홈런 더비를 하는 것 같다.
최지훈이 ‘꼭 필요한 선수’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기레이스에서는 홈런만으로는 승리 확률이 떨어진다.
타선이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고, 투수가 난타당하는 경우도 있으니 필요한 점수를 짜내는 게 중요하다.
기습번트를 좌우로 모두 댈 수 있고, 베이스턴이 좋은 최지훈의 능력이 홈런 군단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강력한 무기다.

SSG 최지훈이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구장에서 캐치볼 하고 있다.
제공=SSG 랜더스

최지훈은 “1-2간 드래그 번트는 두려움과 싸움이다.
특히 왼손투수가 던지는 몸쪽 높은 공은 얼굴로 날아드는 것처럼 보여 진짜 무섭다.
그래도 내가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1-2간 드래그번트를 강하게 댈 수 있어야 한다.
상대 수비 포메이션을 흐트러뜨리면 공략할 공간이 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야구를 잘했던 선수가 아니었다.
출루율보다 타율에 더 신경을 써 상대가 얕보지 않는 타자가 돼야 한다.
타율이 높아야 상대 배터리도 어렵게 승부할 수밖에 없고, 그래야 형들이 타격을 준비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리드오프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진 셈이다.
그는 “1번타자라는 자리는 무게감이 있다.
1번타자 다운 역할을 하는 게 목표”라며 “리드오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공격의 활로를 뚫고 투수를 괴롭히고 후속 타자들에게 편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격보다 수비로 강한 인상을 심어 ‘포스트 짐승(김강민)’으로 꼽히는 최지훈은 “수비는 자신있다.
그래도 국내 중견수 톱3은 되지 않을까”라며 “실력으로 당당히 태극마크를 획득하는 것도 큰 영광이겠지만 일단 마음을 비우고 내 역량을 100% 발휘하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고 자신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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