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봉제 해외법인 품질팀에서 2년 일했고, 월급은 달러로 월 3천불요. 그런데 과중된 업무로 제 삶이 없고 미래에 동남아보다 더 후진국(아프리카밖에 없죠..)으로 가야한다는 막막한 비전에 고민하다가 31살 나이에 그만두고 재취업 중입니다. 지금은 말레이시아에 있구요.

품질&봉제는 절대 안하겠다는 생각으로 구직을 해왔는데, 솔직히 재취업이 의지만 있다면 어렵다고는 생각안했거든요. 근데 헬이네요.. 면접은 이곳저곳 보고 다녔는데 제조업 하청업체 구매팀 한번 붙었다가 말레이시아의 적은 연봉치고 나름 높은 축에 속하는 월 200만원은 챙겨주신다고 하셨는데, 막상 실무진이 조언해주신거 보면 주6~7일 근무에 업무강도가 봉제 이상인듯하여 이럴거면 봉제 왜나왔나 싶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직접 면접, 화상 면접만 보고다니다가 어느새 퇴사한지 3개월이 훌쩍 넘었네요. 사실 모아놓은 돈도 다떨어져가고 거의 펑펑쓰다시피해서ㅠㅠㅋ 그러다가 외국계 기업 회계팀에 붙었는데, 9시~5시 주5일 칼출 칼퇴근이긴 하지만 월급이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대충 150만원정도 됩니다. 평소 회계파트에 관심이있었고 경력을 생각하면 다니고 싶은데, 전직장 연봉이랑 본전 생각하니까 자꾸 고민이 되네요.

말레이시아가 물가가 싸지만 그만큼 연봉도 많이 짠편이라서 아는 프랑스인 친구들은 박사과정 밟고 와서 일하는데도 한국돈으로 200만원 정도 받으면서 일한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왜 여기서 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그런거 감안하면 회계 무경력으로 150만원으로 시작하는것도 나이도 많고 신입으로 업종 바꾸려는 주제에 감지덕지긴 해야하는데 자꾸 본전 생각이 나서.. 전에 받던 임금이 한국돈으로 대충 330만원 정도 됬는데 반도 안되니까요.. 봉제업체 기웃기웃거리고 이러고 있습니다 ㅠㅠ

만약 여길 다니면 제가 생각하는 비전은 '회계 경력을 쌓으면서 영어 실력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 여가시간 활용해서 자기개발 가능하다' 이거거든요. 현재 영어실력은 중급~좀 좋게보면 중상급 정도 되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1년간 사귀었던 프랑스인 여자친구가 있는데, 말레이시아에서 일하는중이고(나라가 가까워서 서로 왔다갔다 하면서 만났었습니다), 영어도 굉장히 잘하는데다 그 친구 통해서 외국인 친구들도 많이 만들었고 여기 거주하는게 언어적으로도 많이 도움이 되긴 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이라면 선배님들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봉제쪽은 업계가 좁기도하고 제가 회사생활을 나름? 잘했는지 전직장 상사분한테도 간간히 연락오고 있기도 하거든요.. 그러게 왜 기어나가서 개고생하냐고 전직장으로 다시 돌아오진 못해도 정힘들면 회사 소개시켜준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지금 고민중인 선택지는 세가지입니다.

1. 현재 온 잡오퍼 수락해서 차곡차곡 경력쌓는다

2. 3개월간 충분히 방황했으니 봉제로 리턴해서 돈 열심히번다

3. 한국가서 공시 준비한다

냉정한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