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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크로아처 감독이 연출한 <코르사주>는 19세기 오스트리아의 황후인 엘리자베트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40살을 바라보는 엘리자베트(비키 크립스) 황후는 여전히 주변의 눈을 의식해야하고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일상을 살아갑니다. 아름다운 외모를 유지하기 위해 살을 빼고 아침마다 코르사주와 싸움을 벌여야 합니다. 뭔가 공허함을 느끼게 된 그녀는 사촌과 관계에서 묘한 감성이 돋아나 그와의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갑니다.
프란츠 요제프 황제, 엘리자베트의 남편인 그는 아내의 변화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황후로서의 모습을 유지하길 바랍니다. 여전 같으면 엘리자베트는 황제의 말을 그대로 따라겠지만 그녀는 새로운 해방구를 발견하고 남편에게 맞섭니다.
제국주의 시대가 막 시작되던 19세기 후반의 오스트리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지배와 피지배와 나누어지고 개척정신이라는 미명 아래 힘으로 타국을 찍어 누르던 시대에서 한 여성 그것도 최고 계급의 한 여성의 삶을 표현하고 있는 이 작품은 실존 인물이라는 힘과 더불어 비키 크립스라는 배우의 힘이 엄청난 시너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미 <팬텀 스레드>에서 강한 인상을 보여줬던 그녀는 최근 몇 년 동안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감독들의 캐스팅 보트에서 윗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선 원톱 주연으로서 작품 전체를 훌륭히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코르사주>는 여전히 여성이 사회로서의 진출은 고사하고 자신의 정체성 혹은 주장도 쉽게 내비치기 어려운 시절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확실한 주제를 갖고 있는 작품임에도 언제나 우리나라에서 그랬듯이 여성 주인공의 코스튬영화가 잘 안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작품도 이 부분을 극복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키 크립스의 캐릭터와 연기는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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