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관계의 남편이 중환자실에 입원한 틈을 타 3억여원을 몰래 빼돌린 범행 전모를 밝힌 수사팀이 대검찰청 우수 수사 사례로 선정됐다.
23일 대검은 10월 형사부 우수 수사사례로 피해자의 사실혼 배우자 A씨와 내연남 B씨, 변호사 사무장 C씨를 구속기소한 제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윤원일) 등 5건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A씨와 B씨는 피해자가 코로나19 위중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해있던 2021년 1~3월 피해자의 재산 약 3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전경. 연합뉴스 |
이들은 피해자에게 돈을 빌려준 것처럼 차용증을 위조하고 피해자 계좌에서 인터넷 뱅킹으로 이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로부터 주택·상가를 임차했다는 허위 이행각서를 위조하고 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한 임차권등기명령을 받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면 재수사에 나선 검찰은 계좌내역 분석, 휴대전화 분석 등 과정에서 공범 C씨의 존재를 확인한 데 이어 C씨가 범행을 주도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C씨가 빼돌린 재산의 20~30%를 받기로 하고 범행 전체를 기획했다는 것이다.
대검은 “피해자 사망으로 암장될 수 있었던 사건을 면밀하고 철저하게 수사하여 사건 전모를 규명하고, 피해자 유족의 억울함을 풀어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외국인을 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은 피의자의 누명을 벗기고 진범을 찾아낸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유효제)도 우수 사례에 선정됐다.
외국인 D씨는 지난해 10월 한 클럽에서 얼굴 등을 폭행당해 전치 5주 상당의 골절상을 입었다.
폭행 가해자로 몰려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E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검찰은 범행을 부인하는 E씨의 말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D씨가 한국인의 인상착의를 뚜렷하게 구별하지 못함에도, 경찰이 특정인의 사진만 보여주는 방식으로 피의자를 특정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관련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고 통화내역을 분석하는 등 보완수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클럽의 종업원이 성명불상자와 함께 D씨를 폭행했다는 점이 드러났고, 이 종업원은 결국 범행 사실을 털어놓았다.
검찰은 진범을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D씨가 피해회복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치료비 또한 지원했다.
경찰이 무혐의로 불송치한 분양사기 사범의 범행을 밝히고 구속기소한 춘천지검 강릉지청 형사부(부장검사 국진), 병원 개·폐업을 반복하며 병원 개설 지원금과 요양급여를 편취한 일당 4명을 기소한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유옥근), 가상화폐 투자금 17억여원을 편취한 피고인을 구속기소한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조희영)도 우수 사례에 꼽혔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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