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사랑하는 남친을 처음 만날 때에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처음 만나기로 한 날에 5일 전쯤 연락이 와서 할아버지가 위독하여 아마도 약속한 날에 만날 수가 없을 것 같다고

당연하게도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데 그럼 억지로 만나자고 합니까 어쩝니까 

최대한 좋게 잘 위로해주고 다음에 시간될 때에 보자고 했지요. (할아버지는 3일 후 정말 돌아가셨었대요)

그러고 다음에 연락이 와서 첫만남을 가졌는데

필요 이상으로 약속을 미룬것을 이해해준 것을 고마워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땐 그게 착해서 그런줄 알았지요. 그랬지.

이후 제게 굉장히 호감표시를 하면서 반짝반짝 살랑살랑 하기에 홀라당 넘어가서 사귀게 되었고

사귄 후에 나를 왜 좋아하냐 그런 질문 할 때에 대답하기를

자기가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중에 하나가 할아버지 돌아가시면서 

약속 못 지키게 된걸 핑계대는거라고 생각하는거에서 상처받았는데

잘 모르는 사람이던 제가 그걸 믿어주고 격려해줘서 고마웠대요.

헌데 지금은 그 친구가 왜 그랬는지 이젠 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들어요.

처음 만날 그 날 빼곤 한번도 약속시간에 제때 온 적도 없고 심지어 시간 단위로 늦은 적도 많고

만나기로 해 놓고서도 그놈의 "어쩔 수 없이" 못지키게 되는 경우도 왜 이리 많은지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 싶으니 내가 마중갈께. 내가 좀 더 움직일께 하는건 미안해서 안된다면서 말리고

야야....... 미안해야 할건 그게 아니라구....

오늘도 2주만에 보기로 해 놓고 여동생이 갑자기 아파서 안되겠다고

그래요 여동생이 아프다는데 제가 어떻게 우겨서 만납니까....

제가 잠깐이라도 보고 싶으니 남친네 집근처로 이동하고

데이트 안해도 좋으니 택시로 5분 이내 갈 수 있는 거리에서 만나자고까지 했고

오늘 보기로 했던 예매해놓은 공연 티켓도 꽤 큰 취소수수료 물고 취소했어요.

그런데도 오늘 아침에 전화와서 안될거 같다고 졸려 죽는 목소리로 그래놓고 여태까지 연락 한통 없어요.

물론 전화하면서는 미안해 하기는 했지요.

하지만 그것도 계속 반복되니 그냥 그렇구나 싶기만 하고

자기가 다음에는 잘하겠다라던가, 이렇게 된 대신에 뭔가를 하자던가 하는 말 한마디도 없어서(늘 그랬음)

너무 남친에게 실망스럽네요.

빈말로 고치겠다 다음엔 잘 하겠다 하다가 또 그러면 더 화나니 아예 말을 안하는게 낫지 싶으면서도

너무 반복이 되니 다음에 만날 때 나 그 친구 입장도 이해 간다고 한번 말해볼까 싶기도 합니다.

사랑하니 이걸로 헤어지고 싶지는 않은데 이럴때마다 저도 너무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