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답변 감사드려요. 인사 관련 전공이시거나 재직중이신가봐요.
제가 한가지 궁금한게 있는데요.

과거 경험에 근거, 같은 질문을 해서 평가를 한다는 면에서 `객관성`이 확보되는 유형이라 생각합니다.
회사의 인재상에 기반해서 성과가 우수할 가능성이 제일 높은 지원자를 판별하는 제일 유용한 도구라고도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지원자 답변의 평가를 어떻게 하는지가 궁금하네요
답변문장에
어떤 특정 단어가 나온다면 +, 어떤 식의 관점이다 하면 + 인건지.
또 이거는 맥락에 따라 엄연히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생각하는데, 구조화면접도 최선의 방식이지 최고의 방식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많은 지원자들 가운데 옥석을 가리면서도 비용을 최소화하는 원칙으로 하다보니 그럴수 밖에 없지만서도요.

저는 기업 법무팀 재직자이고, 인사관련 전공이거나 인사팀은 아닙니다.
다만, 기업 인사팀 채용절차 중 자소서필터링 등 일정부분은 관여를 하고 있습니다.

각 질문별 채점방식은 기업체마다 상이할 수 있지만, 보편적인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한 일을 해본 적이 있느냐?
- 면접자 답변

여기서 면접자가 답변할때, 면접관의 질문과 가장 연관성이 있거나 유사한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노력할 겁니다. 그럼 면접관은 해당 내용을 듣고 자신이 의도한 업무경험과 어느정도로 연관성이 있는지를 1점부터 10점까지 점수를 내는거죠. 완벽하게 일치하는 내용이면 10점, 연관성이 전혀 없으면 1점 이런식으로.

3. 그 일을 할 때 어떤 역할을 맡았나?
- 면접자 답변

4. 그 역할을 본인이 맡은 이유가 뭐냐?
- 면접자 답변

이 질문은 기업의 인재상과 직무적합성을 알아봅니다. 예를 들어서, 면접자가 "네, 저는 다른 팀원의 조사를 돕기 위해서 재정을 관리하고 회의장소를 대여하는 것과 같은 총무역할을 했습니다." / "저는 매사에 꼼꼼하고 다른 사람들을 잘 챙긴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총무를 제일 잘할수 있다고 생각해서 총무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고 가정해보죠.

만약 해당 면접자리가 총무를 뽑는 자리라면 면접관이 당연히 1~10점 중에서 10점에 가까운 점수를 줄 가능성이 높겠지요? 그런데 총무가 아니라 영업이라든지, 연구개발직무를 뽑는 자리라면 당연히 점수대가 낮아질겁니다.

그리고 회사의 인재상 중에 '성실', '인화' 같은게 있다면 면접자의 설명과 어느정도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면접관 입장에서는 "음 우리회사의 인재상하고 약간 매치가 되는 부분이 있네. 우리회사 인재상을 공부해왔나본데?"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 10점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역으로, 회사의 인재상이 '도전', '전문성' 이런 것처럼 진취적인 성향 일변도라면 오히려 감점을 먹을 수도 있지요. (물론 어느회사건 인재상이 극단적으로 치우쳐있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6. 해당 업무를 진행하면서 팀원간 불화는 없었냐?
- 면접자 답변

7. 팀원간 불화를 어떻게 해결했냐?
- 면접자 답변

여기서도, 팀원간의 불화가 있었다면 면접자가 어떤 답변을 하느냐에 따라서 평가가 확 갈라집니다. 예를 들어, 면접자가 "네, 팀원간 의견이 맞지 않아서 서로 언성을 높여서 사이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 있었습니다." / "하지만 저는 어떻게해서든 과제를 완수해야했기 때문에 제가 모든 업무를 떠맡아서 진행했습니다." 라고 답변을 했다고 가정해보죠.

팀원간의 불화가 어떻게, 왜 생겼는지에 대해서도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불화를 어떻게 해결했느냐?'입니다. 위 면접자는 자신이 책임지고 과제완수를 위해서 모든 업무를 혼자 진행했다고 답변했지요? 그럼 면접관이 생각을 할 겁니다. "아, 이 직무는 팀원간 협동이 중요한 업무인데, 이 사람은 불화가 생기면 그냥 혼자 업무를 처리해버리는 스타일이구나. 좀 안맞네." 라거나, "음, 어떻게든 책임지고 과제를 완수하려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구나." 등등..

물론 이 판단의 기초는 그 회사의 사내문화, 인재상, 분위기, 해당직무의 업무내용, 해당직무의 팀구성 등 제반사항에 기초해서 내려집니다. 그러니 회사별, 직무별로 어떤 대답이 정답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회사의 사업방향 및 사내분위기 파악, 직무분석이 중요하다고들 하는겁니다.)

제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결국 구조화면접 역시 다른 두서없는 일반면접방식보다야 체계적이고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했지만, 어쨋든 평가자의 가치판단이 개입되고 그 가치판단이 1~10점이라는 넓은 점수폭으로 수치화된다는 점에서는 궁극적으로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면접은 주관적인 성격을 띌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대화하는데 주관적이게끔 안되는게 이상하지요.

(면접관들이 이야기하는 '진실성', '간절함'도 이런 맥락입니다. 결국 면접 자체가 극단적으로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건데, 이 대화 도중에 서로 겉도는, 피상적인 질문답변만 오가고 상대방의 진심이나 진솔함이 안느껴지면 당연히 면접관들은 해당 면접자를 꺼려하지 않겠어요?)

이런 구조화면접을 대비하는 방법은 별다른게 없습니다. 면접을 볼 회사의 사업방향, 비전, 인재상, 기업문화, 직무의 내용, 해당직무 수행절차, 해당직무에서 필요한 역량이 어떤것인지 등등 해당기업에 대해 알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알아보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해당 회사의 방향에 맞게 맞추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미리 머리속에서 면접상황을 시뮬레이션 하면서 말소리가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끔 유지하되 자신감있고 확신있는 어조로 말하는걸 연습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