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정리겸 해서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예전에 쓰다만 판타지 소설을 발견했습니다. 공모전에 응모하려고 썼던글이었는데 그때 당시 일이 많아지는바람에 미쳐 응모하지 못했습니다^-^;;이것말고 군복무 시절에(행정병의 위엄) 어느 대회에 출품하여 가작에 당첨된 소설이 하나 더 있긴한데 그건 도통 파일을 찾을수가 없어서 미완성인 단편소설 하나를 연재형식으로 올려볼까 합니다. 정기적인 연재는 힘들겠지만...(요즘 쇼핑몰 리뉴얼이랑 오픈마켓 새로 하나 오픈시키는바람에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일이 산더미...그러면서도 농땡이는 계속 =ㅂ=;;)틈틈히 원고를 완성하여 완결을 짓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사실 요즘 개인적으로 슬럼프를 겪고 있는 시기인지라 새롭게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었습니다. 매너리즘이라고 할까요?그동안 재미있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하던일들이 손에 잡히지 않고 발전이 없는 그런 상황...그런 와중에 예전에 쓰던 소설을 발견했고 그때의 정열과 열정이 기억이 났으며 이 소설을 완결하는 것으로 성취감을 느끼고 더 나아가 지금의 슬럼프를 극복하려 합니다.
사설이 길었네요^-^;그냥저냥 어디가서 욕먹을만큼의 나쁜필력은 아니기에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잠깐의 시간을 투자해서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제목 : 판타지스토리
......절망적인 삼일이 흘렀다. 나는 삼일전 오크들의 습격으로인해
나의 전새산을 걸고 실행한 이번 상행의 모든 물품들을 잃었으며 나
의 짐꾼들과 나의 소중한 친구들을 모두 잃었다. 어떻게 내가 이렇
게 살아있는지조차도 의문이지만 나는 그 지옥같은 곳에서 살아나
왔으며 적응하기 어려운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며 이숲을 지나왔
다. 숲의 막바지쯤에 이르렀을때, 나는 저 끝편에서 눈부신 햇살이
비춰들어오는것을 보았다. 삼일만에 처음보는 햇살은 나에게 반가
움이라는 실로 오랫만에 느껴보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고 나는 서
둘러 그곳으로 뛰어갔다. 그곳에서 나는...
- 코푸레일의 'Forest of Mirror의 탐험일지' 中에서
나의 맞은편에는 미소가 아름다운 오가씨가 앉아 있었다. 오가씨는
나를 향해 상냥한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어주었다.
"헬로우~Mr.코푸레일!"
그옆에는 안경이 인상적인 벨루다씨가 앉아있었는데 그는 안경너머
로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검은 머리사이로 희끗희끗한 머리가
보이는것으로보아 중년을 넘어 장년을 향해가고 있으리라는 짐작을
해본다.
"음..."(벨루다씨는 10분전부터 1분간격으로 이말만을 되풀이 하고 있
다. 나의 실수 때문에 나를 어떻게 요리해먹을까하고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니길 간절히기도한다. 벨루다씨 아까 그일은 잊어주길바래요.
오가씨와 벨루다씨 주변에는 일일히 그들의 생김새를 표현하고자 한
다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것임에 확실한 정도의 무리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으며 나는 나홀로 그들의 모든 시선에 응답하느라 눈알
을 빠르게 굴리고 있었다.
'뭐 마을에 이방인이 나타나서 이런 소란이겠지...'
라고 간단히 생각해야한다고 10분전부터 마인드 컨트롤을 시행하
고 있지만 상냥한 송곳니의 소유자인 오크 오가씨와 앉은 자세에서 내
가 고개를 들어야 겨우 눈을 마주칠 수 있는 거대한 트롤 벨루다씨의
깜빡임없는 시선을 마주하고서는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는것은 불가능
한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본능에 충실하기로 마음먹었다. 마음껏
황당해하자.
"코푸레일씨..."
벨루다씨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그의 표정은 '너를 통구이로 해먹기로
했어!!'라는 표정이었지만 다행히 그의 입에서 그런말은 나오지 않았
다. 음...여기서 나는 트롤의 얼굴을 보며 트롤의 생각을 읽어내는데 익
숙치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참으로 고마운 발견이야.
"나는 아까 당신이 커틀러스로 나의 재생능력을 시험해보려고 했던
사실을 잊어버렸습니다."
...잊었다는 사실을 저렇게 담담히 말하고 있는 트롤을 마주대한
다면 어떠한 기분이 들겠는가? 그렇다. 정확하게 표현하지는 못하
지만 그다지 유쾌한 기분은 아닌것만은 확실하다. 제발 날 살려주
었으면하는 작은 바램을 벨루다씨에게 전해도 될까요?
나는 슬쩍 벨루다씨의 왼쪽팔뚝을 바라보았다. 내가 휘두른 커틀러스
는 벨루다씨의 왼쪽팔뚝에 박혔었고 깊은 상처가 났었지만 지금은 멀
쩡했다. 물론 찢어진 옷과 옷에 뭍어있는 피를 제외하고 지극히 나의
관점에서 봤을때 말이다. 벨루다씨, 지극히 나의 관점에서 이야기
한 것이지만 당신도 나의 관점에 동의를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벨루다씨는 나의 잡생각에는 별 관심이 없는듯 자기 할 말을 이어갔다.
"코푸레일씨, 우린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올 수 있었는지 알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아시겠지요?"
벨루다씨는 나의 대답을 바라고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닌듯, 계속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그 이유는 이곳이 바로 저 위대한 마법사 탄도르트의 결계마법이 걸려 있는 거울의 숲이기 때문입니다.
당신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렸을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본 것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대마법사 탄도르트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대륙최고의 마법사라 일컬어지는 탄도르트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을까?그가 비록 300년전의
인물이라고 하더라도 현재의 인기전선에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그는 유명했다. 이런 부가적인 설명
을 벨루다씨에게 해본들 내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없으므로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벨루다씨
의 말에 수긍했다.
"그말은 한가지를 뜻합니다. '이곳은 아무도 들어올 수 없다.'하지만 오늘 당신이 이곳을 방문하였습니
다. 이것은 두가지를 뜻합니다. 첫째는 '결계가 깨어졌다.' 둘째는 '당신은 아무나가 아니다.'우린 심각하
게 고민을 하고 연구를 하고 회의를 했습니다, 코푸레일씨."
"안돼요!!"
라고 외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무언가 나에게 불리할 수 있는 결정이 벨루다씨의 입을 통해 나올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벨루다씨의 말은 그리 유쾌하지 못한 말로 시작되었다.
"만약 첫번째의 이유로 코푸레일씨가 이곳을 찾아올 수 있었던 것이라면 우리는 코푸레일씨를 죽이고 결
계를 복구했을 것입니다."
꿀꺽-.
"하지만 결계가 깨어졌을 가망성은 없는걸로 판단되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결계유지를 담당하는 결계
석을 둘러보았으며 12개의 결계석 모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이곳에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두번째의 이유밖에 남지 않습니다."
"제가 아무나가 아니라는 그 이유 말인가요?"
벨루다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나는 아무나가 아니었군.
"그런데 벨루다씨, 아무나가 아니다라는 말은 제가 선뜻 이해하기가 어렵군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생명을 보장받았다는 안도감에 난 용기를 내어 벨루다씨에게 궁금증을 물어보았다. 벨루다씨도 설명을
할 필요성을 느꼈는지 그다지 기분나쁜 표정을 지어보이진 않았다. 아참, 난 트롤의 표정을 살필 수 있
는 능력을 갖지 못했지. 그렇다면 벨루다씨의 기분을 파악하는 것은 '트롤의 안면근육 변화에 따른 자기
감정 표현방법'을 익힌 후에 하는것이 좋을것 같군.
나의 질문에 답한건 벨루다씨의 옆에서 친절한 송곳니를 톡톡 두드리고 있던 오가씨였다. 아마도 자신
이 끼어들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듯, 그의 말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그건 내가말해주지 친구. 이곳에는 한가지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네. 뭐 사실 전설이기 보다는 탄도르트
의 마지막 말이라고 할 수 있어."
"마지막 말이라면 유언이라는 것입니까?"
나도 모르게 놀란 말투로 되물어버렸다. 대마법사 탄도르트의 유언이라니!!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
를 알 수 있다는 생각은 나를 자극시켜 흥분상태로 만들어놓기에 충분했다. 그것도 대마법사 탄도르트
에 관한 것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오가씨는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내가 비록 오크지만 유언의 정의가 무엇인지 안다네 친구."
민망해졌다. 그러고보니 오가씨는 아까부터 날 친구라고 부르고있군. 오크의 친구라...색다른 기분이 든
다.
"탄도르트의 죽음을 확인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 하지만, 그의 마지막 말은 이곳 유토피아의 사람들이 들
었지. 그건 확실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당분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탄도르트는 사라졌
지."
어떻게 확신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음을 눈치챘는지 벨루다씨가 부연설명을 해주었다. 음...
그랬던거군. 오가씨?계속하세요.
"그때 탄도르트가 남긴 말은 일종의 예언이었어. 우리 유토피아 마을에 관한 예언이었지. 그는 이런말을
했어.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인간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딱 한명, 아주 불쌍하게 생겼으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동정심을 유발하며 길거리에 있으면 지나가는 이들이 동전하나를 던져주지 않으면 너무
안쓰러워 집에가서 평생을 두고 후회할 정도의 몰골을 한 인간 하나가 유토피아를 찾아올 것이다.'"
음...그렇다면 이곳 주민들은 나를 '아주 불쌍하게 생겼으며 보는이들로 하여금 동정심을 유발하며 길거
리에 있으면 지나가는 이들이 동전하나를 던져주지 않으면 너무 안쓰러워 집에가서 평생을 두고 후회할
정도의 몰골을 한 인간'으로 보고 있다는 명제가 성립되는 것이군...그런 시선으로 날 보고 있었다는 것
인데...차라리 죽여 달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그런 시선은 나에게 유쾌한 기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군요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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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이나 기타 참고한 소설이 있나요? 영향을 받았다던지?
소설의 세부적인 설정은 \'독창적이면서도 파격적이지 않은 것\'을 모티브로 제가 직접 설계하고 만들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도 본적없는 것이지만 파격적이지는 않은 그런 것...그게 목표이긴한데 잘 되진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