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쑈킹코리아 1편 >
- 이글은 픽션입니다.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별명따위를 실제인물과 혼돈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오늘밤도 어디 술마실만한 핑계꺼리 없을까?
맞다! 국민학교 동창인 정남이에게 전화해서 나 마치 힘든것처럼 시무룩한 목소리로 괜히 꼬장 한번 부려보자. 그럼 녀석은 또 두눈이 휘둥굴 해가지고 무슨일이냐며 휘달려오겠지? 키키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우울하지만 마치 무엇인가를 숨기는듯한 목소리로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남이? 뭐하냐? 그냥 뭐하나 싶어서 전화해봤어. 요즘 별일없지? 알았어. 잘지내구 끊을께. 별일? 아니야. 그냥 니목소리 듣고싶어서 전화해봤어. 아니라니까. 정말 이니야. 진짜? 나 보고싶어? 몇시에? 어디서? 알았어. 이따 보자. 끊는다. 뚝. 쿠쿠쿠..."
녀석을 처음 만난 것은 PC통신 덕분이었다. 국민학교를 졸업한 이후 약 10여년간 소식이 끊어졌다가 국민학교 동창을 찾아주는 싸이트 덕분에 재회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이렇게 심심하거나 기쁘거나 우울한 날이면 서로 불러서 술을 마신다.
정남이는 술자리에서 참 말이 많다. 덕분에 나는 별소리없이 술만 마시고 있어도 재미있다. 나는 아마도 그 이유 때문에 심심하거나 기쁘거나 슬플 때 이녀석을 찾는것인지도 모르겠다. 녀석은 술자리가 시작하기 무섭게 또다시 장마비같은 수다를 퍼부어대기 시작했다.
"방가방가. 오래간만이지? 벌써 같이 술자리 했던것이 1주일쯤 지났나? 부모님은 물론 건강하시지? 어라? 우리가 왜 이러고만 있냐? 아주 엉망진창이야! 뭐해? 마쎠마쎠!"
정남이가 내주량이 소주 10잔인거 뻔히 알면서. 또 내게 술을 권한다 내 술주정 다 받아줄 자신 있냐? 뭐? 걱정말라고? 나 토할 때 또 목구멍 속에다 손가락 넣어준다고? 이번에도 그때처럼 나 뻗으면 업어다가 이름도 모르는 무서운 여자애랑 같이 모텔에 버려두고 혼자 도망갈려고 그러지? 싫으면 뻗지말라고? 내 별명이 괜히 쑈킹코리아냐? 또 나 취하게 만들어봐. 또 모르지? 나또 기분좋다고 오바해서 카멜레온쑈는 기본이고 아나콘다쑈 까지도 써비스로 보여드줄지? 좋다! 까짓거 내 오늘 한번 친구녀석의 즐거움을 위해 옷고름 한번 풀어드리지.
나는 아빠의 단점과 엄마의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아빠는 술을 조금만 마시고도 취하시지만 때문에 주사가 없으시고 엄마는 술을 매우 많이 드시고 당연히 주사가 심하시다. 그럼 나는 어떨까? 나는 아빠만큼 마시고 엄마만큼 주사가 심하다.
취할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취하기만하면 왜 그리도 눈앞이 깜빡깜빡 거리는지. 눈앞이 깜빡거린다는 것은 곧 신호등으로 따지면 노란불이다. 그런데 오늘역시 이놈에 브레이크가 영 말을듣지 않는다. 술잔을 쥔채 건배하는 시늉을 하며 나는 그만 그 자리에서 뻗어버리고 말았다.
- 2편에서 계속 -
* 관리자11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4-02-03 15:29 / 느낌있는공간 / no : 92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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