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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여론 끌려다니는 KFA 전력강화위…감독만 죄인 만들고 있다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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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4-02-26 06:16
조회수 290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첫 단추를 너무나 잘못 끼웠다.
시작부터 어설픈 청사진을 쏟아낸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전력강화위)는 ‘죄 없는’ 한국인 사령탑을 죄인으로 만들더니 여론에 끌려가는 집단이 됐다.

정해성 위원장이 이끄는 전력강화위는 지난 2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차기 사령탑 선임 2차 논의에서 내달 예정된 태국과 2026 북중미월드컵 예선 2연전을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기로 내부 합의를 봤다.
사흘 전 열린 1차 회의와 정반대 결론이다.

정 위원장은 지난 21일 1차 회의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현실적으로 임시 감독 체제를 꾸리기에 여러 장애가 있다.
두 경기만 지휘하려는 감독이 나타나겠느냐”며 이달 안에 정식 감독 선임을 즉각 할 것으로 언급했다.
또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 현직 K리그 사령탑을 포함해 한국인 감독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언급했다.

갑자기 견해를 바꾼 건 누가 봐도 여론을 의식한 행보다.
정 위원장을 비롯해 전력강화위원은 1차 회의 직후 리더십, 전술 역량, 육성 능력, 명분 등 새 사령탑 선임 기준 8가지를 언급했는데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외국인 아닌 국내 감독 중 고른다고 언급한 만큼 최근 K리그1 2연패를 달성한 울산HD 홍명보 감독과 지난해까지 포항 스틸러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FC서울 김기동 감독 등이 자연스럽게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자 울산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최근 축구회관 앞에서 KFA 전력강화위를 겨냥한 트럭 시위를 벌였다.
트럭에 설치한 전광판엔 ‘필요할 때만 소방수, 홍명보 감독은 공공재가 아니다’ ‘K리그는 대한축구협회의 장난감이 아니다’ 등 비판 글을 실었다.
서울 다수 팬도 새 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김 감독이 후보로 언급되는 것에 황당해한다.

아무런 죄 없이 새 시즌을 준비해 온 당사자는 죄인이 됐다.
홍 감독은 최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직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김 감독도 동계전지훈련 귀국장에서 “현재 FC서울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팀 생각 안 해봤다”며 급작스러운 분위기에 어리둥절해했다.
이 밖에 제주 유나이티드 김학범 감독 등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한국인 사령탑 모두 본의 아니게 주변 눈치를 살피고 불편한 마음을 품게 됐다.

전력강화위가 전심을 다해 1차 회의에서 결론을 도출했으면 일부 여론에 관계 없이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세우면 된다.
그러나 현재 프로세스는 여론 눈치 보는 작업에 불과하고 8가지 선임 조건은 전혀 눈에 들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다 보니 온갖 풍문만 양산하고 있다.

K리그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현재 대표팀 사정에 필요한 리더십을 분명하게 밝히고 계획대로 뽑는 게 더 신뢰를 느끼게 하는 것”이라며 “전력강화위가 이렇게 일하고 부정적 여론을 만들면 어느 감독이 용기 있게 도전하겠느냐. 최악으로는 ‘제2 클린스만’을 뽑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전력강화위는 2차 회의 이후 임시 감독 후보 몇 명과 논의를 거쳐 2월 마지막 주 발표할 예정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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