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드림>은 2010년 실제로 있었던 홈리스 월드컵을 소재로 한 감동 코미디물입니다.

사기꾼 도망자 엄마를 둔 홍대(박서준)은 같은 팀 소속 스타선수가 온통 주목을 받는 것에 화가 나 리그 경기에서 말도 안 되는 플레이 벌이고 맙니다. 그는 축구를 그만두고 훌륭한 외모를 이용해 연예계로 진출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에게 첫 번째 주어진 일은 그동안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다큐멘터리인데 문제는 홈리스 월드컵의 감독직입니다. 축구가 싫어서 떠난 홍대이지만 엄마의 합의금과 더불어 스스로 먹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이것 밖에 없기 때문에 일을 수락합니다.

함께 일을 하게 된 다큐멘터리 감독 소민(아이유)은 자연스러운 다큐가 아니라 억지 감동을 만들어내기 위한 대본을 홍대에게 전달해주지만 홍대는 소민의 의견에 반대합니다. 갈등 끝에 결국 소민의 말을 듣게 되고 6명의 선수들과 함께 한 달 앞 둔 월드컵을 대비한 훈련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축구에 전혀 재능이 없는 홈리스들. 그 중 슈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선수는 부상을 당하게 되고 그동안 잠적해있던 다른 선수를 홍대가 직접 찾아가 설득을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헝가리에서 진행되는 월드컵에 참여한 홈리스 한국 팀은 절대적인 전력 차이에 힘들어하고 부상 선수가 속출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볼 '누군가'를 위해 열심히 경기 임합니다.

2010년 홈리스 월드컵을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그 월드컵에서 1승 밖에 거두진 못한 한국 팀이지만 대회에서 최고 인기를 끌었던 팀이라고 하더라고요. 큰 전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뛰는 한국 선수 모습에 관중들이 큰 감동을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두 주연을 제외한 선수들의 에피소드들도 충실히 소개되고 각각의 사연이 일반적이지만 큰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월드컵 직전까지 한국에서 있는 여러 가지 사건들은 이병헌 감독 특유의 대사빨과 더불어 상황의 아이러니로 코미디를 만들고 유머의 타율도 꽤나 좋습니다. 이병헌 감독 작품에 항상 등장하는 양현민 배우의 캐릭터가 이번엔 유달리 흥미롭더라고요. 그에 비해 후반부는 스포츠 영화의 전형성을 크게 벗어나고 있지 못합니다. 개인적으로 스포츠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큰 무리 없이 오히려 작은 감동을 느끼기도 했는데 그렇지 못한 관객들에겐 큰 개성이 없는 작품으로 다가올 것 같더라고요.

조연들의 캐릭터에 비해 두 주연의 캐릭터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두 배우의 연기는 크게 나쁘지 않았으나 두 주연 배우의 모습은 이병헌 감독의 이전 작품에서 등장한 인물들을 섞어놓은 듯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홍대 캐릭터에 경우 <스물>과 박서준의 다른 작품인 <청년경찰>의 모습이 겹쳐지더라고요. 또한 소민 캐릭터의 경우, 관찰자 입장을 대변하는데 그 이상의 기능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쉬웠고요.

이병헌 감독의 <바람 바람 바람>의 경우도 큰 사랑을 받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드림>의 경우도 감동적인 실화가 극영화에서 큰 감동을 다수 관객들에게 선사할진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