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자친구는 24살, 저는 22살이에요.

둘다 학생인데, 전남자친구는 집에서 용돈도 못받고, 알바로만 생활하다보니까 실제로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도 있고

(자기 말로는 연애할 여유가 없었던거 같다고 했어요)

외동아들이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남한테 뭔가를 해준다 라는 그런 개념 자체가 없는 사람이엇어요.. 좀 자기중심적인 사람?

저도 돈이 많이는 없는 편이었는데 다른게 있다면 용돈을 집에서 조금이나마 받았었어요

핸드폰 비 차비 그 외 a+를 용돈으로 하면 되니까 알바비 전부를 제가 쓸수 있다면 전남친은 알바비에서 핸드폰 비 차비 그 외 a+를 소비하고 남은 돈을 쓰는 그런 상황이었죠.

근데 저는 뭐랄까 그런게 싫었어요.

돈이 없을수 있죠. 저도 돈이 별로 없으니까 싼거 먹어도 상관없고 그런데

그래도 사귀는 사이인데 마음이 중요한거잖아요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타이레놀 한알 주면서 말이라도 따뜻하게 해주고

피곤하다고 하면 박카스 한병 따주면서 마음을 전하는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전남자친구는 그런 일련의 행동들이 전혀 없었어요.

연인간에 생색내는것도 그렇기는 한데, 전남자친구가 옷이 없대서 옷도 사주고, 과제하는데 전남친이 노트북이 없어서 빌려주고,

시험공부하느라 힘들면 박카스 기프티콘 보내주고, 이모티콘 갖고싶다그래서 이모티콘 사주고, 뭐 기타등등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많이 해줬거든요. 물론 해달라고 한 건 아니었지만, 그냥 사랑하니까 자의로 해주고 싶었어요.

100일 가까이 됐는데 저는 받은게 없었어요.

뭘 바라고 했던 행동들은 아니었어요... 돈 없는거 뻔히 알았으니까.. 그래도 제가 앞서 언급했듯이 돈이 없더라도 말이라도 따뜻하게 해주고, 근사하지는 않더라도 돈이 많이 들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코스를 짜려는 노력이라도 하는 그 마음이 중요한거 아닌가요...

그런것도 전혀 없었고.. 전 점점 지쳐갔어요...

그래서 그런지 만나는 빈도수도 확연하게 줄고, 사랑한다 말을 해줘도 그 모든게 말뿐만으로만 들렸어요.

제가 참고 참다가 터진건, 100일 가까이 돼서 제가 싼 커플 아이템이라도 하나 맞추자고 말했는데 그런 것 꼭 해야되냐. 나중에 하자. 라면서 말을 돌리는 전 남자친구의 태도때문이었어요.

1+1 해서 2만원정도 되는 보세 티셔츠였는데, 제가 하자고 하니까 나중에 하자해놓고, 돈을 제가 낸다니까 만원이면 뭐 괜찮지 그러는데 너무 속이 뻔히 보이고...

제가 너무 지쳐서 결국 말을 꺼냈어요. 오빠는 나한테 돈 쓰는게 그렇게 아깝냐. 일주일에 한번 만나면서 밥도 진짜 저렴한것만 먹고, 뭐만 하면 가성비 따지고, 다 칼같이 모든지 하고... 뭐 하자고 하면 나중에 아니면 그런거 꼭 해야되냐 그런말만 하고, 나도 돈 많이 없지만 연애하면 어쩔수 없이 어느정도 써야되니까 감안하고 있었는데 오빠는 너무 심하지 않냐고. 어느샌가 계속 오빠 만나면서 돈 생각밖에 안하게 됐다고...

그냥 그만하자고 했죠. 남자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은 그대로였지만 감정소모가 너무 심하니까요...

그랬더니 저한테 미안하대요. 연애를 할 여유가 없었던 것 같대요. 하지만 너에 대해서 결코 가볍게 여긴다거나, 너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 아니었던건 아니었다는것만 알아달래요.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이 배웠다고.

근데 제가 그 때 노트북을 받지 못했던 상황이라, 얼굴 보면 또 기분이 이상해질까봐 그냥 뽁뽁이로 잘 싸서 주소 알려주고 택배로 보내라고 말했어요.

근데 계속 안보내길래.. 결국 제가 한 금요일쯤에 카톡을 보내서 언제줄거냐고 물어봤죠. 그랬더니 알바를 매일 하게돼서 깜빡했다고 미안하대요. 토요일에 우리 집 근처로 와서 주겠다고 하길래, 그냥 중간지점에서 만나자고 말하고 중간지점에서 만났어요.

저는 그래도 이왕 얼굴 보게 된거 너무 쏘아붙이지 않았나 싶어서 잘 말하고 그냥 좋게 헤어지려고 했는데 자기 어디 바로 가봐야된다고 개찰구에서 만나자고 하길래, 그때 뭔가 가슴이 쿵 내려앉더라고요...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정이 있는데.... 그래서 정작 얼굴을 봤는데도 내가 3개월동안 이 사람을 위해서 투자한 시간은 뭐였을까만 생각이 드니까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노트북만 받고 집에 왔는데 너무 슬프더라고요.

엉엉 울었어요. 헤어지자고 한건 전데 참 이상하죠?

그렇게 울고 나서 다 잊어버리려고 준비하던 자격증 공부에만 몰두를 하다가 잤는데, 그 날 부재중 전화가 한통이 와있더라고요. 전남친한테서요.

엄마랑 언니는 진짜 전화 하려고 마음 먹었으면 두통은 했을텐데 한통만 한거 보니까 그냥 잘못누른거라고 의미부여 하지 말라는데 계속 신경이 쓰이는거예요.

다시 이 사람이랑 잘 해본다고 한들 상황은 달라질거 없다는 것 알고, 또 현 상황에서는 저도 남자친구가 없는 편이 나중을 위해서 좋지 않다는 걸 알기에 카톡이나 전화를 하는 둥 일련의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계속 신경이 쓰여요..

헤어짐을 고한건 전데 왜 제가 더 힘든걸까요. 상대방은 저 다 잊어버린것 같던데. 마지막까지 고맙다 라는 한마디만 하고 가버린 전남친이 왜 야속하게 느껴지는걸까요. 제 마음이 뭔지 모르겠어요. 제가 이렇게 느끼는게 마지막까지도 나만 이 사람을 너무 좋아했던거 같고, 상대방은 오히려 내가 고한 이별이 감사히 느껴진것같이 행동해서 그러는거 같거든요... ㅠㅠ 그냥 잊어버리고 싶은데, 잘 안돼요..저는 어떡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