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기적으로 바꾼 황희찬, 울버햄턴 포르투갈세도 넘는다! 생존경쟁 재돌입

16강에 오르며 월드컵에서 선전을 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가운데 포루투갈전 결승골을 기록한 황희찬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이제 다시 시작이다.
12년 만에 한국 축구의 월드컵 16강을 이끈 결승포로 강한 인상을 남긴 ‘황소’ 황희찬(26·울버햄턴)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생존 경쟁에 돌입한다.
그는 11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소속팀이 월드컵 휴식기 기간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스페인으로 향했다.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허벅지 부상을 떠안은 황희찬은 조별리그 1,2차전에 뛰지 못했으나 포르투갈과 3차전(한국 2-1 승)에 후반 교체 투입돼 종료 직전 결승포를 가동했다.
부상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마음고생한 그는 ‘성난 황소’처럼 포르투갈 수비진을 짓밟은 끝에 ‘16강 골’을 해낸 것이다.

이 득점은 황희찬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득점이다.
한국의 16강을 이끈 것 뿐 아니라 첫 월드컵이던 4년 전 러시아 대회 부진을 씻어내는 골이다.
더불어 전반기 소속팀 ‘포르투갈세’에 밀려 주전으로 뛰지 못한 마음고생마저 통쾌하게 날려버린 순간이었다.

로이터연합뉴스

EPL 2년 차를 맞은 황희찬은 어느 때보다 최적의 몸을 만들며 2022~2023시즌을 대비했다.
그런데 온전한 컨디션과 비교해서 이상하리만큼 선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여러 전문가는 포르투갈세가 장악한 팀 내 분위기를 꼽았다.
울버햄턴은 휴식기까지 포르투갈 출신 브루노 라즈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팀 내 포르투갈 선수도 주장 후벵 네베스를 비롯해 무려 10명이나 된다.
라즈 감독은 포르투갈 선수 중심으로 선발진을 꾸렸다.
그러나 신통치 않은 성적에 울버햄턴 지휘봉을 놓게 됐고, 황희찬은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후반기 울버햄턴은 신임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이끈다.
로페테기 감독은 전방 압박과 공간 침투 등을 핵심으로 두는 스타일이다.
황희찬에게도 맞는 전술이다.
그가 울버햄턴 복귀 이후 훈련과 실전에서 장점을 입증하면 충분히 로페테기 체제에 녹아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울버햄턴은 월드컵 휴식기 전까지 EPL 15경기에서 단 2승(4무9패·승점 10)을 얻는 데 그치며 20개 팀 중 최하위다.
특히 이 기간 단 8골로 유일하게 팀 득점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기세가 좋은 황희찬의 활약이 절실한 또다른 이유다.

황희찬이 3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역전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물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부상 부위의 완벽한 회복이다.
그는 월드컵 기간 허벅지 부상을 안고 있었지만 다급하게 몸을 만들어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부터 투혼의 레이스를 펼쳤다.
유의미한 결실을 봤으나 부상 부위를 완벽하게 다스리지 않으면 재부상이 따라 시즌 완주가 어려울 수도 있다.

울버햄턴은 14일 카디즈와 친선전을 치른 뒤 21일 길링엄과 리그컵 경기를 앞두고 있다.
EPL은 오는 27일 에버턴 원정으로 재개한다.
월드컵 이전의 악몽을 기적으로 바꾼 황희찬. 스스로 몸 상태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며 ‘늑대군단’에서도 부활포를 가동할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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