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블루스퀘어 9열 에서 관람,
삼성카드 이벤트로 1+1좌석 예약이 가능했던터라
조금 무리해서 vip석에서 봤습니다.
레 미제라블은 국내에서 공연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세계 4대 뮤지컬이라는 엄청난 볼륨을 자랑함에도 매번 들어오려 할 때마다 엎어졌던 뮤지컬이죠.
오리지널 팀의 내한공연을 제외하면 [정식 라이선스]로 공연되는게 처음이고, [한글 번안공연]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맥을 잘 잡는 분이시라면 위의 문장을 통해 해적판 공연은 있었다는 얘기구나..하고 이해하실겁니다.)
뮤지컬이란 장르는 복합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극 연기와 노래가 결합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의 요구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작품은 정말 만나기 어렵습니다.
같은 배우 같은 무대라고 하더라도, 각 공연회차마다 달라지는게 뮤지컬이기도 하구요.
따라서 본 평가는 [28일 공연 한정]일 수도 있습니다.
이점을 분명히 해두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공연 소감은 참담했습니다.
제가 최악으로 기억하는 뮤지컬이
재작년의 충무아트홀에서 공연한 몽테크리스토 백작(엄기준)이었는데, 이번에 기록이 깨졌습니다.
극단적으로 곡 자체가 좋아서 그나마 배우들의 컨디션이 묻혔지, 완전 개판이었습니다.
공연 주최측이 얼마나 배우를 혹사시켰는지 목소리를 듣자마자 느껴지더군요.
성대는 억눌린듯한 소리가 나고,
전방으로 발성을 쭉쭉 뽑아낸다는 느낌이 아니고
소리가 뒤로 새는듯한 느낌도 모자라
음향기기 세팅은 완전 개판이라서 쇳소리가 났습니다.
이 느낌을 영화에 빗대어 설명하자면 러셀 크로우의 발성과 비슷한데
[전날 고량주 3병은 마시고 꽐라 되었다가 아침에 노래부르는 느낌]이랄까.
(영화판도 러셀 크로우의 발성은 좀 까였죠. 근데 이게 이번 뮤지컬보다 100만배는 더 뛰어납니다.)
귀에 거슬릴정도의 치찰음이 났는데,
이것은 배우의 목소리가 정상 공연이 불가능할 정도의, 비정상이니,
기계의 힘을 빌린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배우가 헐떡이는게 느껴질 정도인 대목도 많았죠,
한 호흡으로 불러야 할 소절을 중간에 호흡을 끊고 부른 대목도 많았습니다,
아마추어도 아닌 프로가 이렇게 부른다는 사실에 충격이었고,
이것을 배우탓을 해야하나, 추최측에 무리한 공연일정을 탓해야 하나 맨붕이 왔습니다.
음향기기로 억지 울림을 주는 대목도 많았습니다.
특히 one day more 같은 곡의 떼창부분은 모든 배우가 기력소진이 역력하게 느껴질 정도였죠.
기계적 울림을 발성위에 얹어놓은 탓에 배우들의 가사전달 전혀 안됐습니다.
그도 그럴 수 밖에요,
10주년 공연실황이나 25주년 공연 실황처럼 몇몇 넘버는 대규모 합창으로 처리하지 않는 한,
개개인의 목소리 성량과 기량에 좌우되는데, 전부 성대가 너덜너덜하잖아? 아마 안되겠지.
카드사 제휴를 받았으니 망정이지,
둘이서 26만원주고 이 공연을 보았더라면 욕할뻔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1막 끝나고 인터미션엔 아예 자리 박차고 나간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것도 vip석인 8열 9열에서 자리 뜨고 나갈 정도면 말 다했죠.
뭐, 저도....제 앞자리 두상이 웅장하신 분(...)이 인터미션에 나간덕에 공연 잘 보긴 했지요.
이러한 현상이 왜 일어났을까요? 아주 간단합니다.
[타이밍적]으로 [돈 되는 뮤지컬]을 [비싸게] 들여와서 [본전] 뽑으려 드니, 배우를 소모시켜가며 공연하는거죠.
사실 대한민국의 정치 분위기와 영화가 아니었더라면
뮤지컬 레 미제라블을 기억할 분들은 정말 소수의 뮤지컬 팬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화의 감동이 너무 컸고 모든 넘버가 다 수록된 뮤지컬 버전을 보고 싶다는 기대가
사람들을 기다리게 만들었으며, 시기적으로 이렇게 타이밍 좋게 맞아떨어진 부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영화의 경우 대선 때문에 [혁명]이라는 테마가 아주 잘 맞물린 점도 있고
팡틴(폰틴?)역의 앤 해서웨이의 신들린 연기나, 에포닌 역의 사만사 바크스는 25주년 공연에서
같은 역활로 열연했을 정도의 초고수였으니 이러한 배경때문에라도 오리지널 뮤지컬이
국내공연을 한다면 당연히 뜰 수 밖에 없었죠.
그러니 부랴부랴 기획하고 억지로 준비도 안된 배우들 데려다가 3개월 연습시키고 무대에 올립니다.
아 씨바....이게 말이되나요....말도 안되죠.
막말로 교회에서 30분짜리 성탄 칸타타를 준비하는데도 6개월간 준비합니다.
물론 연습 강도는 넘사벽 차이겠지요.
그래도 이미 충분히 검증된...류정한이나 조승우 같은 배우를 쓰는것도 아니고.
(실제로 이 둘은 장발장 역을 겁나게 탐냈습니다. 돈이 문제였겠지.)
마이너 배우 데리고 공연준비 3개월 하고 홈피에는 7개월간에 걸친 오디션이라는 개뻥치고...
오디션만 미리 뽑으면 뭐하냐?
연습이 3개월인데.
무려 초연인데!!! 이 돈독오른 새끼들!!!
길게 말 안할께요.
이걸 제돈 주고 보러가는 분들은 제돈주고 프리뷰 보러 가는 겁니다.
돈내고 배타테스터 하는거에요.
배우들이, 곡 자체를 분석하는데 실패했어요.
극단적으로 멜로디에 감정을 실을지, 아니면 가사에 감정을 실을지 분석조차 안되어있구요,
음향기기는 개쓰레기입니다...진심, 내돈 아까워서가 아니라 쪽팔린 수준입니다.
지킬 앤 하이드의 샤롯데 시어터가 욕을 많이 먹는다고 알고있었는데,
블루스퀘어어에 비하면 이건 할아버지네요.
좁은 공간안에 돈줄 우겨넣겠다고 박박 우겨넣고,
음향 엔지니어는 소리를 개판으로 믹싱해놓고 있고,
one day more 같은 경우는 1막의 절정을 다루는 곡인데다가 각 캐릭터들
-장 발장 - 자베르 - 마리우스 - 코제트 -떼나르디에 부부- 앙졸라 등등의 모든 보컬의 목소리가 전부 믹싱되기에
저마다의 공간감을 가지고 음향이 확실히 분리되어야 제각각의 가사전달과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데...
그런거 전혀 없습니다.
모든 음향스피커가 전방에만 배치되어있는지 측면을 활용한 음향분리따위는 그대할 수 없고
모든 배우가 왕와와와와왕....하고 웅얼웅얼 울릴뿐이죠.
아 씨바 공연 전에 가사 번역자가 곡 특성상 가사전달이 잘 안되니 뭐니 쉴드칠때 알아봤어야 해.
그 말을 좋게 믿은 내가 미친놈이지....이딴게 뮤지컬 극장이라니.
그냥 맘에 드는건 오직 무대연출 뿐이었습니다...그럴 수 밖에요.
25주년판 무대설치팀이 와서 만들어놓은거라니.
애봉이..아니..자베르의 세느강 투신장면에 쏟은 연출은 정말 뛰어났습니다.
그 외엔 다 쓰레기에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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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별 100개에 1개
무대연출 : 별 5개에 4개 반.
번역: 별 다섯개에 3개. 역자가 1주일만에 번역했다고 대놓고 공연 시작전에 자랑질. 그러니 그 모양이지.
하오체를 쓰려면 통일좀 해라, 시대극 번역풍으로 갈지 현대물 번역풍으로 갈지.
부분부분 센스돋는 초월번역도 조금 있긴 했어.
배우: 서울공연 망했어요. 부산공연도 망했다지? 계약노비들의 합창.
공연장: show me the money!!!!!!!!!
추최측: 야이 개객끼들아! 자원봉사 뽑아서 부려먹지말고 배우관리나 하고 좌석당 13만원 받아쳐먹어라
03년도 오리지널 캐스팅때도 봉사자들 일당 7만원씩은 줬다. 도독놈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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