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 포카라-나야풀-시와이-지누단다
Day 2 지누단다-어퍼시누와
Day 3 어퍼시누와-데우랄리
Day 4 데우랄리-ABC
Day 5 ABC-뱀부
Day 6 뱀부-지누단다(온천)
Day 7 지누단다-란드룩-포타나-오스트레일리안캠프
Day 8 오스트레일리안캠프-까레(깐데)-포카라

안나푸르나 서킷을 준비하다가 1월 초 폭설로 쏘롱라가 막혔다는 소식에 안나푸르나 생츄어리로 바꾸어 진행했습니다.
ABC도 폭설로 인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다행스럽게도 저희가 도착할 무렵에는 갈 수 있었습니다.
제이빌 여행사에서 포터 1명만 구해서 다녔구요.
저희는 30대 저질체력의 부부인데 60리터짜리 배낭(15KG)을 하나 가져가서 포터에게 맡겼구요,
45리터짜리 배낭 하나와 20리터짜리 배낭을 각자 하나씩 지고 다녔습니다.

포터인데 다들 가이드냐고 물어보실 정도로 굉장히 성실하고 괜찮은 친구였습니다.
단, 한국어를 전혀 할줄 몰랐는데 영어로 소통이 가능해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단순히 짐을 옮겨주는 역할만 해주는 것으로 부족함이 없었을텐데 낮은 곳에서는 길잡이 역할은 물론, 데우랄리에서 ABC까지 위험한 구간에서는 꼭 저희 곁에 붙어서 안전하게 걷고 있는지 여부를 살펴주었습니다.

첫째날 포카라-나야풀까지는 택시를 이용하였고, 보통은 1700루피면 대부분의 기사들이 가고, 나야풀에서 태워올 손님이 예약돼 있는 경우 1500루피에도 간다고 합니다. 오프시즌이라 나야풀에서 시와이까지 지프값이 비싸서 머뭇거리다가 포터가 무작정 걷자고 해서 걸었는데 비레탄티 지나서 마차푸차레를 보면서 걷는 길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강아지도 한마리 따라왔구요.

걷다가 로컬버스 한 대가 지나가길래 그냥 탔는데 간드룩 가는 버스라고 했고 간드룩 바로 아래 있는 시와이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정해진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포터까지 셋이서 500루피를 불러서 500루피를 냈던 기억이 나네요.

롯지의 시설은 대체로 열악하지만 바람을 피하기에는 부족함이 없고, 대부분의 롯지에서는 새 시트를 깔아주기 때문에 깨끗한 편입니다.
저희는 사계절 침낭을 가져갔는데 부족할 것이라 판단되어 영하 10도짜리 노스페이스 짝퉁 침낭을 포카라에서 5000루피에 사서 갔습니다.
영하 10도짜리 짝퉁 침낭 하나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롯지 도착하자마자 뜨거운 물 보온병 3L짜리 하나 주문해서 실컷 마시다가 날진 물통에 뜨거운 물 담아서 넣고 자면 따뜻합니다.
추가로 뜨거운 물을 넣어 사용하는 파쉬 핫팩도 가져가서 발밑에 두고 따뜻하게 잤습니다.
ABC에서는 이불 달라고 해서 이불도 덮고 잤는데 그렇게 춥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한국이 더 추워요. 생츄어리 구간은 낮에는 더워서 반팔 입어도 될 정도였어요.

1월 초 기준, 데우랄리부터는 ABC까지는 아이젠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길을 비켜주다가 눈속에 발이 빠져 양말이 모두 젖었는데 여분의 양말을 본인 가방에 하나씩 넣고 다니면 좋을듯 합니다.
결국 MBC에서 스패츠를 착용했는데 스패츠까지는 필요가 없을듯 합니다.

설맹 되지 않으려면 꼭 진한 색깔의 선글라스를 가져가세요. 고지대에서 뿐만 아니라 날씨가 계속 맑아서 선글라스가 꼭 필요했습니다.

일정상 머물지는 않았지만 도반의 롯지들이 시설이 좋아보였습니다.
점심을 도반에서 먹었는데 도반의 롯지 주방이 깔끔하고 음식도 맛있었습니다.

시누와 이후부터는 마을이 아니라 롯지들만 있는데 모두 네팔 정부에서 운영하는 곳들이라고 합니다.
하산길에서 뱀부 롯지에서 머물렀는데 뱀부는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그늘이라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부분 ABC에서 시누와까지 한달음에 하산하는듯 했고, 마을에 위치한 로우 시누와가 괜찮아보입니다. 어퍼 시누와는 롯지 두개가 전부입니다.

지누 온천은 동네사람들 목욕탕이구요, 1인당 50루피면 미지근한 온천과 샤워를 즐길 수 있어요.
내려가는데 20분쯤 걸리는데 초입 매표소에서 받은 표를 버리지 말고 잘 들고 있다가 온천에 있는 관리인 할아버지께 보여드려야 해요.
물에 뭐가 둥둥 떠다니는데 4일동안 못씻어서 내 몸이 더 더럽다고 생각돼 그런지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지누단다에서 란드룩까지 와서 지프를 탔는데 란드룩-포타나 구간 1인당 500루피라고 했어요. 흥정해서 포터까지 3명 1000루피 냈어요.
란드룩 풍경이 안나푸르나 사우스를 보면서 가는 길인데 아마 페디에서 올라가시는 분들은 쭉 안나푸르나 사우스를 보면서 갈 것이고,
시와이에서 출발한 분들은 마차푸차레를 보면서 올라가는듯 해요.

포타나에서 3-40분쯤 걸으니 오스트레일리안 캠프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오캠에서 보는 파노라마 정말 최고에요.
처음에 오스트레일리안 캠프에서부터 시작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오캠에 새 건물을 짓고 있는 롯지들도 있구요, 마차푸차레 롯지에 새로 지은 1층짜리 건물이 있는데 가스핫샤워도 되고, 좋았어요.
세자매와 세형제 있는 집인데 두형제는 도시로 나가고 남매 넷이 운영하는 롯지입니다.

오캠에서 까레(깐데)까지 1시간이면 충분하구요, 까레에서 포카라까지는 택시 1200루피가 정해진 가격인 것 같았어요.
까레(깐데)-포카라는 약 1시간쯤 걸리구요.

저희는 중간중간에 번다 소식 때문에 빨리 내려갈까 하고 고민을 많이 하다가 일정대로 진행했는데
예정되었던 번다도 저희 일정에 맞춰 취소되는등 운이 굉장히 좋았어요.
번다 때문에 포카라에서 하루 일찍 카트만두로 넘어왔는데 하루 일찍 넘어오는 바람에 찾아서 예약한 숙소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오히려 더 운이 좋았다고 생각되기도 했답니다.

짐을 들어주는 고마운 친구가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너무 힘들지는 않았어요.
데우랄리-ABC 구간에서 숨이 차서 힘들었던 것 말고는 괜찮았어요.
둘다 체력이 너무 약해서 정말 너무 느리게 다녀서 그런지 고산증세도 심각하게 오지 않아 다행이었구요.
지리산 종주보다 훨씬 몸에 무리가 덜가는 것으로 생각돼요. 귀국해서 사진 보는데 정말 꿈만 같아요.
네팔은 여러가지 사정도 열악하고 전기도 잘 안들어오지만 만났던 사람들 모두가 너무나 착하고 순한 사람들이라 다시 한번 더 꼭 가보게 될듯 합니다.

 포카라에서 본 마차푸차레와 안나푸르나 입니다.

나야풀에서 트래킹 시작해서 작은 마을들을 통과하구요.

편안한 길을 걷다보면, 검둥개가 졸졸졸 따라와요. 한참 따라오더라구요. ㄷㄷㄷ

저 멀리 안나푸르나 남봉이 보입니다.

간간히 위험구간도 나오는데요...통과 할때 살짝 긴장이....

지누단다 나마스테 롯지 입니다. 내려올때도 들렀던 곳...와이파이, 핫샤워 등 여러모로 편해서 좋았어요

촘롱에서 내려다 본 지누단다와 계곡입니다. 어제 숙박한 나마스테 롯지가 보이네요.

촘롱에서 본 안나푸르나...풍경이 참 좋은 곳입니다. 누군가는 촘롱까지만 가도 좋다고 하더라구요.

촘롱에서 무지막지한 계단을 내려오면 만나는 다리... 다시 시누와까지 올라가야 하죠.

데우랄리 가는 길..

1월초에 폭설이 내려서, 데우랄리부터는 완전 눈길이었어요.

엄청난 짐을 메고 있는 포터들....눈사태 난 곳에서 뭔가 발견했는데...야생동물이었어요.

MBC에서 ABC 가는 길...엄청난 폭설로 길이 막혔는데... 저희가 갔을때 겨우 길이 나서 갈 수 있었어요.

촘롱에서 만나고, 내려오는 란드룩에서 만났던 불가리안 친구....제대로 자유로운 영혼이더라구요. ㅎ

지붕까지 눈이 쌓인 ABC 롯지...

ABC의 일출

하산 하는 길..

뉴브릿지 가는 다리...다리가 살짝 기울고, 부실해 보여서 건너기 힘들었어요.

란드룩에서 본 안나푸르나..

마지막 여정지인 오스트레일리안 캠프. 학교에서 단체로 여행온 아이들...

오캠에서 본 안나푸르나 남봉의 아침 일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