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9일,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맑지는 않았던 날. 7시간 30분 걸린다는 올렛길
3코스를 3시부터 출발했습니다. 날이 저물기 전에 민박할 수 있는 곳이 두 세 군데
는 나올 줄 알았어요. 한라봉이나 천혜향 사먹을 수 있거나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매점 따위도 한 두군데는 나올줄 알았죠. 일요일이니 오가는 사람들 열댓 명 정도는
볼 줄 알기도 했구요.
스마트폰이랑 다음 지도 앱이랑 여분의 배터리 없었다면 적막하고 캄캄한 길에서
밤샐 뻔 했습니다. 날이 밝았을 때도, 저같은 길맹의 기준으로는 방향 표시가 시원하
지 않아, 헤맸으니 어두워진 다음에는 말할 것도 없죠. 맞는 방향인줄 알고 갔다가
아무래도 아닌듯 해 다음 지도를 보고 맞는 길 찾아 간 적이 여러 번이었습니다. 특히
길이 여러 갈래로 나 있는 숲에서 20분 이상 뺑뺑이를 돌았죠.
8시나 되서야 비교적 불들이 밝혀져 있는, 모텔도 한 두군데 있는 동네를 지나갈 수
있었는데, 오기로 그냥 종착점인 표선 해비치까지 갔습니다. 전날 한라산을 스틱없이
등반해서 다리도 좀 아픈 상태였던데다 정오 이후 먹은 건 숲길에 떨어져 있는 귤 두개
가 다였습니다. 20여일 전, 마나슬루 트래킹때도 이렇게 고생스럽지는 않았어요.
코스 선택 자체도 바보같았는데, 해변길인 마지막 1시간 30분 정도를 제외하면 그냥
지난 번에 가본 1코스랑 아무런 차이도 없더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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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램프 사셔야죠..
2009년도엔가 갔을 때 11코스가 좋아서
요번에 14-1 코스 갈려고 생각중인데 코스가 길고 교통이 별로일 듯해 고민 중입니다.
모슬포에서 한림까지 한번 가볼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