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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짱입니다. 토요일 새벽에 잠깐 짬을 내서 경기 가평 화악산에 다녀왔습니다. 날씨가 나쁠 것은 알고 있었고, 어차피 목적은 꽃이라
별 기대없이 어그적 어그적 걷다 왔습니다. 화악산은 갈 때마다 날씨가 똥망이라 아쉽네요. 볕 좋은 날 설악산까지 좌라락 훑어 보고
와야 하는데. 지금 어느 산을 가나 비슷하겠지만 봄꽃에서 여름꽃으로 바뀌는 시기라 꽃들이 그냥저냥입니다. 7월말쯤 되면 제법
볼만한 것들이 있을 것 같네요. 여름이 무르익으면 금강초롱, 닻꽃 보러 한 번 더 와야겠습니다.
아무도 없는 안개 낀 산길을 혼자 전세 내고 놀멍쉬멍 걷다 왔습니다. 날씨 꽝, 조망 꽝이라 그냥 꽃만 올립니다. 보정도 대강대강.
뱀무. 큰뱀무인지 그냥 뱀무인지는 구분하기 어렵네요.
산괴불주머니가 여태 있다니. 그 옆에 뱀딸기 찬조출연.
국수나무. 지금 화악산엔 국수나무와 고광나무가 서로 힘겨루기가 한창입니다.
과연 누가 이 산의 주인이 될까요
꿀풀. 얘네들 색깔이 왜 이렇게 나왔지? 느이들 어제 술마셨니? ㅠㅠ
일본조팝나무 같네요. 조팝나무도 종류가 워낙 많아서.
참조팝나무로 수정합니다.
초롱꽃. 크고 멋대가리 없는.
고광나무. 무지하게 피어있습니다.
함박꽃. 아직 해가 들지 않아 꾸벅꾸벅 졸고 있네요.
때죽나무. 박쥐처럼 줄기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습니다.
할미밀망. 슬슬 물러갈 기미가 보이는군요.
애기수영. 이건 수염이 아니라 수영이 맞습니다.
얼레지 씨방. 산 전체가 얼레지 씨방 소굴입니다. 얘들아 적당히 하렴. 무슨 에이리언 산란장 같아 ㅠㅠ
산앵도. 사진으로만 보다가 직접 보니 이렇게 작은 꽃이라곤 생각도 못했네요.
눈개승마. 멋진 이름과 달리 보기엔 좀 지저분한.
금마타리. 곱고 화려합니다.
큰앵초. 때깔은 요놈이 제일인듯.
철쭉잎 하나가 모양도 곱게 널부러져 있네요.
두루미꽃. 오밀조밀 귀엽기도 해라.
금마타리. 이녀석들과 만날 때마다 산길이 환해집니다.
쥐오줌풀. 사느라 고생이 많다.
둥굴레. 잎 밑에 숨어 스스로 우산을 쓰고 있는 모습.
얼레? 은방울꽃이 여태 남아있네요.
철쭉도 아직 싱싱한 녀석이 몇몇 보이고요.
네잎갈퀴. 나비나물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꽃개회나무. 정향나무라고도 흔히 불리죠. 향이 너무 좋습니다.
자료를 찾다보니 서로 유사종이긴 하나 꽃개회나무와 정향나무를 다르게 봐야 한다고 합니다.
지금 화악산에 피어있는 꽃은 정향나무로 보는 게 맞는 듯 합니다. 피는 시기와 자생지의 해발 고도에 따라
구분합니다.
세잎종덩굴. 누가 이 꽃을 보고 "잘린 목을 매달아둔 것 같다"고 표현한걸 봤을 때의 섬뜩함이란..ㅠㅠ
꽃쥐손이. 금대봉에서 보고 또 보니 방가방가
다래꽃. 다래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정확한 종까진 모르겠습니다.
인가목. 바다에 피면 해당화, 산에 피면 인가목.
아직 색깔이 싱싱하게 빨간 세잎종덩굴도 만났습니다.
붓꽃도 보이고요. 무늬가 화려합니다.
나도개감채. 주로 높은 산에서 많이 보입니다.
참꽃마리. 꽃마리보다 큽니다.
삿갓나물. 많이 보입니다.
정향나무 군락지를 지날 때면 머리가 어질어질해요. 향이 아주 진합니다.
족도리풀. 특이하게 꽃이 줄기 밑부분에 위치합니다. 이제 완전히 시기가 지났네요.
얇은잎고광나무. 아직 꽃이 덜 피었습니다.
이건 나방인지 나비인지 모르겠네요. 카메라 들이대도 도망 안가길래 한컷. 일기당만님 호출~~!!
돌나물 같군요. 예쁘게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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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30분에 출발해서 4시간 동안 걷고 내려와 다시 집에 오니 오후 2시. 까무룩 잠들었다가 이제 깼네요.
남들은 내무부장관 친정 순방길 오르면 "프리덤!!"을 외치며 약속잡기 바쁘다는데 나는 왜 난닝구 바람으로
책상 앞에 앉아 꽃사진이나 올리고 있는 걸까요. 쿠리 녀석은 집사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숨숨집에서 나와보지도 않고 ㅠㅠ
이러니 아빠들은 늘 서럽다니까요!! 하아...
집앞 순댓국집에서 오소리감투라도 하나 포장해와서 혼자 소주 한잔 해야겠어요. 좋은 밤 보내세요들.
- 집사야 슬플 땐 식빵을 구워. 나처럼 말야. 그래도 우울하면 나랑 캔파티나 할까? 나는 사슴고기로 할건데 너는?
- 넌 그냥 잠이나 자 바부탱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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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셔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