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때 늦은 송년 산행후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신년 일출산행 간다고 하는데 일출에 관심도 없고, 사실은 해뜨기 전 너무 추워서 갈 엄두가 안난 것이죠.

산행지가 별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는데 그나마 눈에 들어왔던 회문산.

회문산은 생소한 분이 많을 지라도 빨치산의 아지트였다면 쉽게 이해가 가실 것 입니다.

1990년대 이태의 자전적 수기 남부군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라고 하면 더욱 쉽게 다가갈 듯 합니다. 

남한 빨치산의 주무대는 주로 전북 임순남(임실, 순창, 남원),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 그리고 전남 구례, 곡성 멀리 광양까지, 경상남도 함양, 산청 등등.

안내 산악회 공지에 가끔 지리산 근처의 산들에 대한 소개를 할 때 언급되는 것이 빨치산이었죠. 그래서 작년에 이태의 남부군을 읽었습니다. 그 책을 읽다 보니 수도 없이 언급되었던 산이 바로 회문산이었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한번 가봐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누군가 가고 싶다고 신청을 했는 지 송년 산행으로 회문산에 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간단하게 산핼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산행코스: 덕치치안센터-> 깃대봉->천마봉->삼연봉->장군봉 삼거리->회문산 정상(큰지붕)->천근월굴->작은지붕->임도->시루바위->돌곶봉->휴양림 매표소 (휴식 포함 4시간 50분 소요, 도상거리 10킬로)

들머리 임실군 덕치면 덕치 치안센터. 옛날에는 덕치지서였겠죠. 이태의 수기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곳입니다. 예전 자리에  있는 것인지 확실치 않지만

처음에는 깃대봉 이정표가 먼저 나옵니다 

잠시 마을을 통과합니다. 빨치산이 있던 시절에 얼마나 고생했을 지 상상이 됩니다. 

영모재 

포장도로를 따라 국도 아래를 지납니다 

본격적인 등산로. 날씨는 춥지 않았습니다만 상당히 흐렸습니다. 

여기서 부터는 제법 빡세게 깃대봉까지 오르막길 입니다. 

새로난 길 같습니다. 가기 전에 검색한 한 블로거의 포스팅에서는 1.6 킬로 지점 부터 길이 희미해서 알바했다고 하는데 그 사이에 새로운 길이 만들어졌습니다  

잠시 올라 온 곳을 되돌아봅니다 

좀 더 가끼이 

등산로 옆에 홍성문 대사 집터

집터라고는 하지만 아무것도 없고 벤치만 

이제 깃대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 곳을 지나면서 이 날 유일하게 마주친 등산객 한 명. 그런데 그 분 손에 낫이 들려 있습니다. 처음에는 약초꾼인가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으슥한 곳에서 만났더라면 놀랐을텐데 그나마 앞 뒤로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빨치산의 아지트. 수기를 읽어보면 빨치산들 낮에는 비트에서 자고 밤에 주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빨치산교통호 

깃대봉 

여기도 첩첩산중. 빨치산들이 능선타고 수시로 이리저리 다녔겠죠. 

깃대봉 정상 

깃대봉을 내려오면서 부터는 완전 조릿대 숲이었습니다. 워낙 조릿대가 많아서 까딱하면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거친 내리막 길이고 발 밑이 제대로 안보여서 결국 두번이나 미끄덩했습니다.  

깃대봉에서 아주 가파르게 내려와야 합니다. 

그리고 내려 온 만큼 거의 비슷하게 또 올라야 하는데 여기는 천마봉입니다. 

삼연봉까지는 계속 조릿대 때문에 진행이 어렵습니다. 여기서 큰무턱바위로 해서 내려가면 휴양림으로 하산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가니 갈림길. 역시 여기서도 휴양림으로 임도 타고 내려 갈 수 있습니다. 

지나 온 깃대봉과 천마봉을 돌아봅니다. 얼핏 바로 이어진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급격하게 내렸다가 올라야 하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여기쯤 오니 갑자기 눈발이 날리더니 제법 눈이 옵니다. 

장군봉 갈림길. 장군봉을 다녀오는 것은 힘들 것 같아서 통과합니다.   

정상에 올랐습니다. 일명 큰지붕이라고도 합니다 

앞으로 가야할 능선 

정상에서 바람도 불고 추워서 바로 아이젠하고 내려옵니다.   

천근월굴 

작은지붕에 도착해서 큰지붕을 바라봅니다 

헬기장 

여근목 

조금 더 가니 멋진 나무도 있네요

임도에 도착. 여기서 임도 타고 휴양림으로 바로 가는 분도 있는데 시간 여유도 있어서 게속 능선으로. 

시루바위 

문바위 

정확하게 어디가 문바위인지?  

오른쪽 끝 돌곶봉이 보이네요 

문바위에서 내려오다 보니 온통 무덤. 가족묘인 지 계속 몇 대가 묻혀있는 것인지  

문바위쪽 

돌곶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가팔라서 조심조심 아주 천천히 내려갑니다. 

노령문 입구. 노령문은 위쪽에 있는 지 못 찾았습니다. 

삼연봉에서 하산하면 이쪽으로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회문산. 현대사의 비극이 있었던 곳이라 한 번은 가보고 싶었던 곳. 2016년의 마지막 날 다녀왔습니다.

회문산은 전체적으로 육산이지만 한 바퀴 둘러보려면 제법 오르막 내리막이 심해서 그리 쉬운산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중간중간 탈출로가 많아서 힘들면 이탈해도 좋습니다.

자연휴양림에 머물면서 다녀와도 좋은 산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