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포분들 안녕하세요~
연휴이후 밀린 일들 정리하고, 장비들 말리고 손질하니 일주일이 후딱 가버리네요.
이제 얼추 정리도 다 되었고 시간도 좀 나서 지난 연휴때 머물렀던 제주 여행기 간략?하게나마 올립니다.
머무는 동안 비가 많이 온데다 일정이 많이 틀어져서 처음에 대략적으로나마 계획했던게 무용지물이 되어버렸지만...
올레 1/1-1/4/5/6/10/21 그리고 비자림과 용눈이, 사려니, 마라도, 성판악...
영실-돈내코를 포기해야했지만 나름대로 알차게 돌아다니다 온것 같습니다.
게다가 비오는 날의 사려니 숲길과 운해가 장관이었던 한라산은 아쉬움이라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게 만들 정도로 이번 여행을 값지게 만들어 준것 같습니다.
모바일 최적화시키느라 사진용량을 팍 줄여서 80MB내외로 만들었으니 원본 대용량으로 올리시는 분들보다 사진장수 대비 용량이 많이 적으니 모바일로 보셔도 되실듯? 합니다.
PC로 보니 뽐뿌에서 업로드 후 링크 붙인거 밖에 없는데 사진들이 다 잘려나오는 거 같으니 차라리 모바일로 보시는게 더 나으실수도...
이렇다할 멋진 풍경사진은 없고 그냥 마눌이랑 다니면서 찍은 스냅사진들이 대부분이라 환상적인 제주풍경을 기대하신 분이나 긴글 읽기 싫어하시는 분들은 뒤로가기 하셔도 됩니다.^^
그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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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푸른 한 그루 나무
넓은 하늘을 늘 꿈꾸지
두 팔을 벌려 온 세상을 이 내품에
가득가득 안아보고파
난 푸른 한 그루 나무
한결같은 마음하나로
나를 길러낸 이 곳 이 땅에서
나만큼의 그만큼의 그늘을 드리네
왜 머물러만 있는 거냐고
바람이 내게 물어보길래
고개 숙인채 웃다가 속으로 웃다가
잎새 하나 띄워 보냈네
우린 세상 숲속의 나무
어지러운 저 물결 앞에서
가난한 마음 그 마음
그대로 약속하는건
푸르름을 더욱 간직하는 일
살아가다가 또 사랑하다가
그 사랑에 마음이 아플 때
소풍 떠나듯 가벼운 마음으로
내게로 다시 돌아오기를
우린 세상 숲속의 나무
어지러운 저 물결 앞에서
가난한 마음 그 마음
그대로 약속하는 건
푸르름을 더욱 간직하는 일
푸르름을 깊이 간직하는 일
그대여 우린 세상 숲속의 나무
김광석 프로젝트 밴드
윤도현님, 이정열님, 엄태환님, 서우영님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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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9일
19Kg + 12Kg!
저가항공사의 15Kg 제약에서 해방이구나!
거기다 카메라+카메라백+숄더백+미니백2개...
돌아올때는 저가항공 이용할 것 같은데 짐배분이 고민이지만 그건 나중에 걱정하기로 하고...
제주 도착해서 버스타고 함덕으로 이동해 텐트치고 짐정리하고 저녁 먹으니 하루가 끝!
내일은 미리 예약해야 탐방할 수 있는 거문오름에 오르기 위해 신분증 및 간단한 보따리 꾸려놓고 아늑한 텐트 안에서 꿈나라로...
9월 30일
여행에서의 첫날과 마지막날이 가장 가슴 설레고 인상적인 기억을 만들어주곤 하는데...
이번 제주여행의 처음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까...
9시 30분으로 예약 확인 및 방문증 수령 후 거문오름을 오르기 시작.
허나...
가이드 하시는 분과 예약자들이 탐방로를 줄서서 다녀야하고 먼저 앞서가도 안되고 너무 뒤쳐져도 안되고 주요지점에서는 해설을 위해 가다서다를 반복...
아.. 내 다리는 마구 달리고 싶다....
그래도 상쾌한 숲 공기와 싱그러운 아침햇살이 볼때기와 팔뚝을 벌겋게 태우고 있어 참으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고 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앞의 여자사람은 아주 신났구나...
될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지만...
다른 애들은 흙떡잎이라 흙에서 시작하는데 넌 아마도... 금떡잎? 목떡잎?
레이져같은 햇살 때문에 나무그늘에서 나가기 싫어!
새삼 나무님들이 만들어 주시는 이 시원한 그늘 보호막이 너무나 소중하게 다가오는 같아.
가이드 하시는 분과 예약자들은 모두 내려가고...
이제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한번 가져볼까?
지금까지 천천히 줄서서 다닌게 천국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지옥시작!
달려! 달려! 달려!
거문오름 전체탐방로를 다 도는 게 아무리 옵션선택이라지만...
우리들 말고 아무도 안오다니...
거문오름은 조망이 확 트이는 곳도 거의 없는데다 가벼운 오름내림을 반복하는 탐방로라서 조금 실망했지만 그래도 한바퀴 돌고 오니 첫 시작으론 괜찮았던 것 같아...
돌하르방님이 널 지켜보고 있다는 걸 명심해!
여기서 이상한 포즈 취하면 혼난다구!
준비해온 빵으로 끼니 대충 해결하고 용눈이오름 왔더니 바람도 하나 없고 오전보다 더 덥네...
레이져 햇살이 내 살을 아주 그냥 바삭하게 굽고 있는듯...
저 뒤로 아련하게 보이는 한라산...
이번엔 성판악/관음사, 영실/돈내코 두 코스 가야하는데 오늘같은 날만 보증해준다면야 내 백옥같이 흰 살을 다 태워도 좋소!
다랑쉬오름과 그 앞에 용눈이 오름의 휴식년?월? 구간.
다랑쉬 옆의 아끈다랑쉬 오름.
저멀리 일출봉도 잘 보이고...
이런..시팔마를 봤나...
내일 날만 좋다면 아마 우린 저기 어딘가를 걷고 있을거야...
물론 난 달리라고 채찍질을 하고 있겠지만...
용눈이에서 그늘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조그만 니 그늘에라도 숨고 싶어...
시계가 좋으니 도로옆으로 줄지어 서 있는 전봇대들도 아주 잘 보이는군...
한번 세어 보고 나한테 보고해!
용눈이 다돌고 다랑쉬 가야하는데 뭐가 어째?
다랑쉬 대신 비자림을 가자고?
손님 맞을래요?
허나...
돈줄을 쥐고 있어 그저 굽신굽신...
비자림으로 가시지요 손님~
35mm로는 나무기둥도 겨우 찍을 수 있군...
아직 해가 좀 남은 시간임에도 하늘을 덮은 비자나무들 때문에 해가 넘어간 듯 어둑어둑...
나같은 수전증 아재는 사진찍기 포기!
뭐라고? 사진 찍어달라고?
잠깐만 내 손 스트링으로 나무에 좀 감고...
앞의 어린 남녀들이 너무 다정해 보인다고?
후훗~ 니들이 나이 잡숴서도 과연 그럴까???
뱀 나올거 같은 양치식물들이 바닥에 쫘악 깔려있군.
뱀나오면...
때려잡아 우리 아빠 몸보신을...
넌 역시.. 웃는 모습이 제일 낫군...
우는 모습은 절대 안볼거야!
일단 오늘 하루 알차게 보낸 건 좋은데...
내일 비온다는데 어떡하지?
괜찮아~
우리에겐 3단 접이식 우산과 다이소 우비가 있잖아?
기상청에서도 비 많이 안오고 바람도 잠잠할거래~
10월 1일
비오는 날 텐트안에 죽치고 있는 것 보단 이렇게 밖에 나오는게 더 좋지?
그렇다고 대답 하면서 왜 표정은 출고가 주고 산 최신폰이 다음날 공짜폰으로 풀리는 걸 본 사람 같아?
지미봉 올라갔다 왔더니 비가 더 세지고 바람은 소형 태풍 수준이고...
아...
기상청...
개...
엄청난 비바람에 개고생하며 올레 21코스 다 돌았을 무렵 문득 바람에 펙이 다 뽑혀서 텐트랑 살림살이 날아가 버리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
펙다운 잘해두긴 했지만 강풍 앞에선 플라이 찢어지고 스트링 터지는게 여사일이니...
다행히 돌아와보니 우리 텐트는 무사했지만 옆 텐트는 폴이 아예 부러져서 철수하느라 부산히 움직이고 다른 텐트들도 대부분 철수시작...
급하게 숙소 잡을까도 생각해보지만 텐트안에 널부러져 있는 살림살이 다시 싸는게 귀찮은데다 몸도 피곤하고...
펙 뽑히고 폴 부러지더라도 그냥 몸으로 누르고 자도 되니깐...
쿨쿨~~~
10월 2일
간밤에 바람은 좀 잦아들었지만 장대비가 텐트를 악기삼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덕분에 자장가가 따로 필요 없었던 거 같아.
투두둑 투둑 두두두둑 두두두두 투두두두두
거기에 맞춰진 네 코골이 소리도 참 좋았어.
그나저나 오늘은 오전 9시정도부터 비가 그친다던데 기상청 예보.. 아니 실황중계는 맞겠지?
네모네모 하지않고 동글동글한 네모텐트.
왁스칠 해두길 잘했군...
그나마 가죽이 푹 젖진 않아서 다행이야.
누군가에겐 쓰레기같은 신발이지만 내게는 든든한 친구
플라이 내수압이 좋진 않은데 간밤 폭우에도 잘 견뎠고 발수도 짱짱한 걸 보니 꽤 쓸만한 집이군...
마냥 텐트에서 비그치기만을 기다릴 수 없어 비가 좀 잦아드는 틈을 타 짐싸기시작...
허나...
갑자기 물폭탄이 하늘에서 쏟아져 그대로 텐트 둘둘말아 배낭에 수납했더니 배낭에서 물이 줄줄줄...
은박매트로 비가림 잠시하다 버스정류장으로 냅다 튀었는데 정류장 오자마자 비가 바로 그치네?
화가 몹시 나고 있지만 얼른 살림살이 말려야 하므로 버스타고 표선으로 이동, 짐 말리기 시작.
고어잠바와 바지에선 몹쓸 냄새가 나고 심테잎은 군데군데 터지고 모든게 축축...
그냥 다이소 우비 쓸걸 그랬나...
표선쪽엔 참 오랜만에 오는 것 같아.
근데 예전 기억의 그 드넓은 모래사장이 아닌것 같은데?
크로스펀치!
부엉이와 눈싸움중인데 내가 이긴듯?
부엉이 눈이 많이 충혈되었네!
근데 왜 니가 갑자기 안보이지? 내눈이..내눈이...
마트가서 식재료 좀 사오니 벌써 해가 어둑어둑...
오후부터 비가 그쳐 다행이긴 하지만 일정이 많이 틀어졌군..
뭐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또 어떠리...
내일은 부디 맑은날이 우리를 반겨주기를...
10월 3일
이틀동안의 악천후에 지쳤던 몸과 마음이 상쾌한 아침하늘이 다 날려버리네?
근데 왜이리 더운거야...
비온 후에 기온 팍 떨어진다더니...
몸도 뽀송뽀송하고 몸도 뽀송뽀송...하진 않고 땀이 줄줄 흐르네...
그래도 웃어야겠지?
포카리스웨트 광고찍어도 될거 같은데?
어차피 원경이라 얼굴은 안나오니깐...
이틀전 올레 21코스에서도 이런 풍경을 봤어야 하는데...
어젠 비바람 통에 사진을 한장도 못 찍은게 너무 아쉽네...
하기야 몸 성하고 텐트 안날아간게 어디야...
아유 더워라...
해변길이 아니라 아스팔트길이 이어지는 4코스...
쉼터가 어디있나 열심히 찾아보니...
풀이 무성해 아예 잘 보이지도 않는 벤치가 저기 있군...
계속 이어지는 아스팔트...
더워...
아스팔트가 지겨워 질 즈음부터 나타나는 숲길...
남원까지 가려면 아직 한참이구나...
그래도 저멀리 보이긴 하지?
엘비스삘 좀 나는데?
디스코 음악이 어디서 들려올듯...
예로부터 머리 꽃 꽂은 여자는 조심했는데...
잠깐만 나도 머리에 꽃 좀 꽂고...
들국화의 '머리에 꽃을' 노래 흥얼거려볼까?
평상만 보이면 일단 눕고 보는구나...
너도 얼굴이 빨갛게 잘 익어가고 있네...
인적이 드문 이런 호젓한 길 때문에 제주 올레길을 찾을 수 밖에 없단 말야...
파란대문과 뭔가... 콜라보인데?
이번 여행에 반바지를 가져오지 않은게 정말 후회 되는군...
아재에겐 역시 달달한 막심이지.. 암...
너 평상만 보면 눕는 버릇 고치랬지?
날이 맑은 건 좋은데...
기온이 왜 여름이야...
하기야 넌 여름에 강하고 난 겨울에 강하니 살만하지?
아예 평상에다 살림차릴 기세군...
이제 조금만 가면 아마도 남원이 나올거야
너도 덥지? 뽈때기가 빨개...
남원에 도착하긴 했는데...
시간이 많이 남네...
우리 조금만 더 가볼까?
5코스 시작!
이런 구징어를 봤나...
발가벗고 일광욕중이군...
포카리스웨트 광고 한번 더 찍어보자!
해안가를 끼고 도는 작은 길이 외돌개 가는 길이랑 많이 닮아있군...
큰엉도착.
배도 고프고 더위에도 지쳤고...
팥빙수 가게는 문도 닫아버렸고...
에잇. 오늘은 흑돼지 돈까스나...
10월 4일
제주도는 공사중.
십장님 저도 채용 좀...
연휴기간이긴 한데 명절이 껴 있어 오가는 사람이 너무 없네...
하기야 인기구간 말고는 사실 대부분의 구간에서 사람 만나기 참 힘들지...
지붕위의 양철고양이.
오늘은 일단 서귀포까지만 가는 걸로 하자...
근데 일기 실황중계에선 오전에 비온다더니...
이게 비올 날씨야?
이꽃 이름 뭐야?
난 몰라...
괜찮아. 일기당만님이 있잖아?
아...어제보다 더 더운듯...
비바람 몰아치던 며칠전이 왜 그리워지는걸까...
이거.. 잘 솎아서 천연보온재 패딩 한번 만들어볼까?
그렇지...
신발끈은 항상 단디 무까야지...
담벼락에 핀 꽃.
망망대해.
이젠 어딜가나 자주 볼 수 있는 담벼락 그림.
옥상 파라솔 그늘 아래서 막심한잔 마시고 싶으나 문닫.
날고싶지?
일단 살 좀 빼고 다시 시도해 봐!
바다가 두렵지 않은 나비.
마눌이 두렵지 않은 배추!
같은 시간, 다른 제주의 모습을 담고 있는 친한 형님에게서 전화가...
머하노? 더버 디지겠다. 끈차. 뚜뚜뚜뚜...
통화는 간단히...
롱다리 파란 아재!
올바른 쩍벌자세의 표본이다!
올바르지 못한 차렷 자세의 표본이다!
빠숀이고 나발이고 더울땐 줌마로 변신!
올레시장가서 썬캡 하나 살까?
제주에선 참 흔하디 흔한 현무암이지만...
내륙에선 참 귀히디 귀한 현무암...
제주올레 덕에 장기 트레킹으로 걸을만 한 곳이 생겨 참 좋아.
예전 해안가 일주 트레킹과는 또다른 재미가...
김태희 닮은 여자경찰님이 대동해 주신다면 내 전재산을 털어 매주 제주 오겠소!
5코스가 벌써 끝나버리네...
이제 서귀포가 코앞...
효리민박때 한번 소개되었던 효돈천.
아래로 쭉 내려가면 쇠소깍.
어라 근데 날이 급 흐려지네?
오전에 비온다더니... 오후에 비오는 건가?
배고파.. 오후 두시가 넘어가는데.. 편의점 도시락은 가는데마다 완판이네...
삼각김밥도 없으니 빵이랑 라면으로..
비가 올까 안올까...
나의 노쇠한 무릎에게 잠시 물어보고..
왜 인어만 나체 상반신인거야...
폭포 낭떠러지 통나무다리로 건너기.
소말리아 해적단 가입완료.
지현 신홍 미선 *호 내눈에 뛰지마!
걸리면 똥내 진동하는 내 오버바지 향기를 맡게 해주마!
토끼와 거북이.
승자는?
소낙비가 후두둑 한동안 내리더니 무지개가...
무지개는 금새 사라지고 계속 비가 오네...
제지기오름 열심히 올라갔더니 조망이 꽝...
비는 부슬부슬...
내려오니 비가 그치네?
아... 화가 몹시 난다...
아까보다 더 큰 무지개가 또 뜨네?
비가 그치려나?
아니...
또 비오네...
하루에 날씨가 얼마나 바뀌는거야...
천지를 닮았다고는 하는데...
안가봐서 모르겠군...
고대 공중정원의 현대적 재해석
비가 그치는가 싶더니 늦은 오후의 황금빛 햇살이 뒤늦게 한번 반짝...
아니 가이드양반... 이게 폭포라니.. 이게 소정방폭포라니...
너무나 놀라운 규모에 털썩 주저앉았...
정방폭포는 문닫해서 못가고 올레시장 들렀다 황태국 한그릇하고 텐트로 돌아오니 9시...
변화무쌍한 날씨의 하루였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제주를 느끼기엔 충분히 좋았던 거 같아...
내일은 어디로 떠나볼까...
근데 내일도 비온다는데...
-1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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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나중에 올레길 가시면 아마도 비슷한 풍경을 배경으로 여자사람이나 가족분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으시니..
참고 정도로만 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