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가 출연하는 영화를 처음 보았습니다. 잘생긴 브래드 피트라는 것은 수 없이 들어왔기에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의 연기를 본 것은 처음이었죠. 먼저, 브래드 피트는 정말 꽃중년이었습니다. <퓨리>는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고, 기획도 맡은 작품입니다. 어떻게 보면 스크린에 그의 의도가 묻어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이미 아시겠지만, <퓨리>는 탱크의 이름입니다. 물론 또 아시겠지만, <퓨리>는 세계 2차 대전을 배경으로한 영화이지요. 조금 더 자세히는 2차 대전 말기의 서부전선을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전쟁 영화라는 장르는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겐 큰 환영을 받지만, 또 잔인한 영화를 싫어하는 영화 팬들에겐 호응을 받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퓨리>는 한 두장면을 제외하고는 징그러운 혹은 잔인한 영화를 싫어하는 분들도 무리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봅니다.
전차 부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퓨리>는 퓨리 안에서 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처음 시작 3분간 가장 많이 나온 대사는 "FUCK" 이었습니다. 사실 저 단어 만큼 그들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도 없겠다 싶습니다. 독일을 진압하기 위한 전쟁이기에, 원치 않아도 계속 해나아가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끝 없이 죽이고, 죽여서 나치군의 항복을 받아낼 때 까지 그들은 탱크를, 총을, 칼을 들이대야만 합니다. 특히 <퓨리>에서는 탱크의 바퀴가 굴러가는 장면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어쩌면 계속해서 굴러가야만 하는 그들의 운명을 잘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또 재미있던 부분은 그들이 신에게 기도를 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매순간 죄를 지으면서 기도를 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참고로 전 특정 종교가 없는 무교인으로서 종교적 의미는 모두 배재하고 그냥 보았습니다. (어짜피 의미를 해석하지도 못할 정도로 무지한..)
<퓨리>에서는 크게 3번의 전투를 보여줍니다. 첫 번째 전투에서는 연합군의 승리로 끝납니다. 이 전투부터 참여하게 된 신병 노먼(로건 레먼)은 이때까지 사람을 죽일 수 없다고 했죠. 워 대디(브래드 피트)는 그런 노먼에게 강제로 독일인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게 만듭니다. 노먼은 영화 속에서 평범한 사람이 전쟁을 통해 어떻게 군인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첫 번째 전투가 끝나고 점령한 마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엠마라는 독일인 여자에게 호감을 느낀 신병 노먼은 호감이 생김과 동시에 엠마를 잃습니다. 노먼은 죽은 엠마를 보고 나치에 대한 증오가 생겼죠.
제가 보기에, 전쟁에 참여했던 모든 군인들은 전쟁을 싫어 했습니다. 그들은 전쟁터에서 그 누구보다 잔인하고 강인해보이지만, 사실 그들은 집이 그리웠고 고통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선 계속해서 누군가를 죽이고, 나아가야 했지요. 노먼은 이런 마음을 90%정도 표현하는 군인입니다. 워 대디는 50% 정도, 그리고 조금 과격한 캐릭터로 등장했던 쿤 애스는 20% 정도. 각자 표현의 정도가 다를 뿐 그들은 군인보다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어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쿤 애스는 노먼에게 은근히 '그런 네가 멋져'라는 식의 대사를 던지죠. 20%가 90%를 부러워 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전투에서, 그들은 동료를 모두 잃고 그들만 남게 됩니다. 오직 <퓨리>만이 남은 탱크였죠. 하지만, 우리의 퓨리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후퇴란 없는 워 대디는 계속해서 목적지를 향합니다. 그러던 와중, 탱크 바퀴의 케터필러(벨트)가 끊어지면서 <퓨리>는 이동이 불가능 해집니다. 설상가상 수 백명의 SS친위대를 마주하면서 <퓨리>의 마지막 전투가 시작됩니다.
영화 <퓨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전투 장면 에서는 그들의 감정에 이입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그저 총쏘는 영화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전우를 떠나보내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그러면서 또 누군가를 죽여야하는 그들의 운명 속에서 그들은 어떤 감정을 갖고 지냈을까요. 죽음을 예견하고 시작했던 마지막 전투. 그 전투를 시작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증오와 슬픔 그리고 살고자 하는 두려움, 용기와 같은 수 없이 많은 감정들이 섞여 있었을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감정이입을 했다면 <퓨리>는 보통 전쟁 영화는 아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플롯은 <명량>과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고작 한 대의 탱크로 수 백명의 적군을 마주한다는 설정은 12척의 배로 수 백척의 적을 맞이하는 것과 비슷하죠. 개인적인 느낌으로 <명량>은 우리나라와 일본의 전쟁이라고 정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토리나 감정의 포인트가 가족이나 연인과 같은 관계에 맞춰져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부대원들 간의 관계에 얽힌 영화의 초점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만, <퓨리>는 전장이 세계이다 보니 조금 더 넓은 곳에 초첨이 맞춰져 있는 듯 합니다.
<퓨리>는 오늘 날의 우리가 있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되돌아보는 기회까지 주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워 대디의 대사인, '이상은 평화롭지만, 역사는 폭력적이지.'를 되새겨 보면서 리뷰를 끝냅니다. 2차 대전이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인지, 아픈 과거인지 생각하게 됬네요. 또, 동시에 지금 이순간에도 전쟁을 치루고 있는 먼 나라들을 생각하면서 약간은 마음 한 켠이 무거워지는 영화, <퓨리>였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ㅎㅎ 제가 너무 진지하게 썼나요?? 많은 분들이 후기를 짧게 쓰는 것 같아 저는 길게 써봤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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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자
볼살띵띵
스포 표시는 해주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내용은 대체적으로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