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포인이라고 하기 애매한, 눈팅만 하는 포자입니다.

올해로 마지막 20대로서, 지난 주말 저의 20대 동안의 사진을 전부 정리하던 중 작년에 다녀왔던 전국일주 사진을 보고 유독 기억에 남고 아련해서 이렇게 뒤늦게나마 후기 남기게 됐습니다ㅎㅎ

글재주가 없어 글보다는 사진 위주로 투척하겠습니다;;

다녀오고 보니 전체 코스는 애초에 의도했던거와 조금 다르게 몇 군데를 빼먹어 버렸습니다...

태안 ~ 군산 코스는 갑작스레 친구들이 차로 저를 뒤쫓아 오는 바람에 같이 놀다가 본의아니게 점프 뛰게 되었고,

고성 ~ DMZ 라인은 일정에 쫓겨 못가게 됐습니다.... 그 외에도 남해군, 여수, 통영 등 몇 군데 더 가고 싶었었는데

결과적으로 참 아쉽고 미련이 많이 남습니다ㅜㅜㅜ

아... 본의 아니게 자전거를 타지 못한 날이 많네요;

친구들이 놀러와서 이틀 빼먹고, 갑작스런 장거리로 인한 부상(피팅 문제)으로 또 이틀 빼먹은게 참 아쉽습니다.

그래도 대충 평균 내보니 하루 100km 가량 달렸더군요. 중간중간 구경차 쉬엄쉬엄 달린 구간이 좀 있음에도 일일당 거리는 애초 목표에 근접했습니다.

1일차

평택

숙영 모습입니다. 저때까지만 해도 참 깔끔하게 해놓고 지냈습니다ㅋㅋㅋㅋㅋㅋ

물론 3일 텐트 1일 찜질방 이었던 애초의 계획에 따라 숙영하였고, 공중화장실에서 최대한 민폐되지 않게 물백으로 잘 씻었습니다;;;

또 이번에 정리하면서 보니 식사 사진은 전혀 없더군요;; 사진보다는 당장 먹는게 급했던 여행이었습니다ㅎㅎ 

6일차

변산반도

아... 이게 바로 제가 원하던 여행에 가장 가까운 사진입니다......

허나ㅜㅜㅜ 갑작스런 장거리로 무릎 뒤 인대(명칭은 모르겠습니다;) 통증으로 이틀간 해변에 자리잡고 대책을 고심하던 때의 사진입니다.

사실 여행 전에는 기껏해야 한강에서 40~60km 정도만 타곤 했었는데...

그때는 전혀 없었던 통증이 나름 장거리로 며칠 타고났더니... 발현해서 도무지 앞으로 나갈 수 없어 중도 포기도 고민했었습니다.

겪어보지 못한 경험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말그대로 멘붕이었습니다.

일단 쉬면서 경과를 보자 해서 이틀이나 쉬었는데도... 막상 다시 타니 그대로 여서 참 난감했습니다.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왜 아플까 하나하나 되짚어 보다, 아무래도 허세로 뒤로 가득 당겨 놓았던 안장이 문제인거 같아, 안장을 도로 앞으로 당기니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졌고 이후 일말의 통증이나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9일차

함평

사실 통증보다 이게 가장 문제였습니다.

애초에 로드로 캠핑을 겸한 전국일주는 힘들 수 있다는 건 물론 알고 있었지만...

제 자전거와 함께 해서 애착을 더욱 가지고 싶어서 무리인줄 알면서도 제 잔차로 강행을 했는데...

하 역시나...

괜히 걱정되서 이것저것 챙긴다는 것이...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짐이 20kg에 육박했거나 넘지 않았나 싶습니다. 거기에 제 몸무게까지 더하니 거의 100kg...

결과적으로 타이어, 튜브 값으로 지출이 엄청났고...ㅋㅋㅋㅋ 적으면 하루에 한두번, 많으면 서너번까지 저 짓을 해야 했습니다.

나중엔 짐이 가득한채로 고대로 뒤집어서 튜브 갈고 그랬습니다ㅋㅋ 타이어 튜브는 진짜 눈감고도 갈 수 있을거 같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여행하면서 느낀건데....

버스 정류장, 하나로 마트는 위대합니다.

정말 정말 위대합니다.

휴식과 보급을 위한 최적의 장소들입니다.

10 or 11일차

해남

이놈의 땅끝마을 가겠다고 코스가 좀 귀찮아 져서 결과적으로 섬과 섬을 잇는 작은 여객선들을 많이 탔습니다.

작은 섬들은 배편을 정확히 알아볼 수도 없고 찾을 수가 없어서 묻기도 많이 물었고, 검색도 많이 했습니다.

해남 ~ 완도 ~ 제주

14일차

제주도

15일차

제주도

송악산 앞바다

15일차

제주도

산방산 앞바다

15 or 16일차

제주도

17 ~ 20일차

제주도

월정리

원래 계획대로 제주도에서는 쉬엄쉬엄 구경하면서 다녔고, 텐트나 찜질방이 아닌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었습니다.

사실 혼자 여행하는 것에 나름 익숙함에도, 제가 다닌 자전거 코스에선 도무지 사람들을 구경할 수 없어.. 좀 외로웠던거 같습니다.

마침 월정리 해변에서 지나가기 위해 하루 묵었던 게하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서 계획을 변경하여 같이 놀면서 4박을 했습니다.

위 사진도 게하에서 만난 작가 형님이 찍어주신 거고,

좋은 인연들 만나서 서스럼 없이 같이 놀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서 글을 쓰는 지금 회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네요....ㅎㅎ

22일차

순천만

순천만은 이번이 세번째 방문인데, 상당히 매우 높아진 입장료가 절 반기더군요ㅜㅜㅜ

그래도 역시 일몰은 순천만이 죽입니다.

24일차

마산

군대 동기네 동네로 찾아갔습니다.

이놈이 배타고 나가서 전어를 잡아와 배에서 회쳐먹었습니다ㅜㅜㅜㅜㅜ 하 진짜 이맛에 여행 다니나 봅니다.

오랜만에 군대 생각도 나고 해서 비가 오긴 했지만 저 천막?에서 텐트치고 같이 낑겨 잤습니다ㅋㅋㅋㅋ

26일차

간절곳

28 or 29일차

삼척

서울 ~ 경기도 ~ 충청도 ~ 전라도 ~ 제주도 ~ 경상도 ~ 강원도

하... 각 지역을 넘어갈 때마다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며칠씩 같은 도에 머물다 새로운 도로 접어들면 기분이 좋아져 페달링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29 or 30일차

이번 여행다니면서 이런 저런길 다 다녀봤지만... 이런 아담한 길이 자전거 탈 때 기분이 가장 좋습니다. 별거 없어도 따뜻한 길입니다.

31일차

미시령 휴게소

사실 애초 계획은 속초에서 고성을 거쳐 좀 더 북쪽까지 완전한 전국일주를 하려 했으나,

자포에서 보고 신청해뒀던 포카리스웨트 행사가 이틀밖에 안남아 어쩔 수 없이 속초에서 서울로 오는 길을 계획에 넣었습니다.

자포에서 보고 아는 동생들을 꼬드겨서 같이 신청해뒀던 터라, 이왕 시간있을 때 며칠 더 돌고 싶었지만 아쉽게도ㅜㅜㅜ

또 하루밖에 안남았는데 속초에서 서울로 바로 250km를 쏘기엔 체력이 달릴 것 같아,

전날 라이딩이 좀 일찍 끝나, 시간 될때 더 가자 싶어서 저녁에 미시령 휴게소까지 올라갔습니다.

미시령은 처음이라 한번도 안쉬고 올라가고 싶었으나...

미시령 휴게소를 두 굽이 앞두고, 반대편에서 내려오다 미끄러진 부상자를 만나서

어쩔수없이? 내려서 구급차 올 때까지 쉬다가 비를 뚫고 다시 올라갔습니다...

사실 출입금지 건물이고 붕괴 위험도 있다 하여 들어가면 안되지만ㅜㅜㅜ

전날 미시령 정상에 비바람이 심해서 부득이하게 건물내에 텐트치고 잤습니다.

비바람이 심하고 어두워 여행중 처음으로 너무 무서워서;; 씻지도, 집에 전화도 못하고 조용히 눈치보다 잠만 잤습니다.

32일차

속초 ~ 서울

한강을 제외하고는 자전거로 여행을 다녀본 적이 별로 없어 속초에서 서울로 바로 쏘는게 가능한지 모르고 밤을 새워서라도 가자 하고 출발했습니다.

알고보니 동고서저 지형으로 인해 생각보다 엄청 수월하게 서울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ㅎㅎ

그래도 220km를 하루에 쏘니 괜히 기분은 좋더군요;;;;ㅋㅋ

끝으로

사실 작년 초에 여자친구와 이별도 있었고, 목적없이 취업을 해야하나 싶어 히키코모리처럼 방황하다

몸무게가 20kg이 불었었습니다. 그러다 5월 어느날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살을 빼고 나를 되짚어보자 싶었습니다.

하여 2달반만에 15kg을 빼고 자전거 전국일주를 떠난겁니다.

물론 원래도 해보고 싶었던 것 이기도 했구요.

아무튼 32일간의 아쉬움이 남는 반쪽짜리 전국일주는 그렇게 마무리 됐습니다.

순간 순간 페달링이 힘들때도 있었고,

휴식중 뭔가 기록을 남겨야 겠다 싶어 셀카를 찍다가 힘든데 지금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어 미친듯이 웃기도 했었고,

정말 아무도 없는 작은 해변에서 야밤에 물통2L로 나체 샤워를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여행 후에 뭔가 바뀌어 있겠지, 뭔가 얻어 오겠지, 막연히 이런 생각들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허나, 마지막 32일차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자전거를 들고 3층을 올라가는데...

아.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내가 발딛고 살아가는 여기가 참 중요하고 소중하구나 싶더군요;;ㅎㅎ

아무튼 두서없는 후기는 이쯤 마치겠습니다.

혹시나 이 긴글 다 보신 분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안라 즐라 하시길 기원합니다.

ps. 그리고 바로 다음날.... 포카리스웨트 행사참여를 위해 또 자전거를...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