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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31일...
희대의 전염병 코로나19...
온라인 수업 여파로 아이가 집에만 있으니 5개월만에 5kg이 넘게 살이 찌네요.
아빠 엄마가 바쁘다보니...
할머니집에서 부모와 떨어져 있으며 밥을 제시간에 먹고 체육활동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 겠지요.
나름 아빠가 주말마다 자전거도 타고 한강도 나가고 배드민턴도 치면서 체력유지에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도 아무래도 등교할때와는 다른 생활패턴이다 보니 아이의 건강에 신경이 부쩍 쓰입니다.
일주일전에 10년만에 제가 친구들과 수락산 등산하는 사진을 보여주니 아들이 다음엔 꼭 데리고 가달라고 하더군요.
그때는 그냥...
같이 한번 가볼까?...
생각만 했습니다.
가끔 둘레길 정도만 다녀본 아이라...
제대로된 등산을 해본적이 없는 아이라 더욱 그런것 같았어요.
전 10년만에 완등이라 죽을맛이었습니다.
조금 큰 등산화를 신어서 그런지 발목도 시큰거리고 허벅지 근육이 난리가 났었습니다.
금요일 어찌어찌 근육통이 풀렸는데...
일요일...
아이엄마가 아이와 놀면서 먹으라고 스팸김밥을 싸줬습니다.
소소하게 할머니집(구파발)에서 자전거 타고 한강이나 가서 김밥에 사발면이나 까먹고 올라고 했는데...
집에서 출발하던 아들이 한마디 합니다.
'김밥은 산에서 먹어야 맛있다며? 자전거 타고 북한산 입구 가서 북한산 올라가자~!!!'
그렇게 초등학교 4학년의 첫 북한산 경험을 시작 했습니다.
정오가 넘어서 시작된 산행이기에 조심스럽기도 했고...
저도 수락산행으로 인한 근육통이 풀린지 얼마 안되고 15년만의 북한산이라 페이스 조절이 힘들더라구요.
올라가는 것 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힘들다고 힘조절 잘해서 내려와야 한다고 말해줬지만 혈기왕성(?)한 아이가 그걸 알리가 없죠.ㅋ
대서문을 지나 보리사를 지나고 대동사를 지나 백운봉 암문을 기점으로 아들의 의사를 물어봤지만 아들은 정상을 정복하길 원하더라구요.
백운봉암문을 지나면서 아이의 다리떨림이 시작됐어요.
급조된 산행이고 저도 북한산에 온지 10년이 넘다보니 등반로를 알아볼 생각도 못했네요.
지나온길(깔딱고개)이 돌계단이어서 힘든 길이었던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니 아이에게 미안하네요.
평상시에도 고소공포증이 있던 아이는...
풀린다리에도 힘을 내어 백운대 정상부근까지 올라갔지만...
백운대 정상석부근의 암벽구간에서 결국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는 다리와 거세지는 바람에 의해 정상 100m전에서 후퇴를 하게 됩니다.
태극기를 머리위에 두고 포기 하게 됩니다.
당시에 철제로프에 기대어 꼼짝 못하는 아이를 도와주신 분들께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이가 잔뜩 겁먹은 상태에서 바람에 추위까지 겹치니 제가 할 수 있는건 안아주는 방법뿐이더라구요.
다행이 지나가시던 고수분들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운동화를 신어서 그런지 암벽에서 발이 자꾸 미끄러지니 아이의 고소공포증은 더 커지고 더욱 자신감을 잃었던것 같아요.
준비성 없는 아빠를 탓해 보았습니다.ㅜㅜ
정상을 못밟는 억울함에 울먹이는 아이에게 첫 등산에서 여기까지 온것은 대단한것이다라고 포기 하지 않음을 칭찬해주었습니다.
주위에 계시던 분들도 대견하다 칭찬해주시니 아이도 다시 힘을 내서 내려갔네요.
하산까지 6시간 정도 걸렸지만 첫 산행에서 포기하지 않고 잘 따라와준 아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네요.
하산하고선 바로 등산화 검색에 들어갑니다.
성장기인 아들은 일단 조금 저렴한 놈으로...ㅜㅜ
전 오래신을거니까 좀 괜찮은 놈으로...ㅎㅎㅎ
2020년 06월 28일
27일 토요일 저는 지난번 수락산 친구들과 도봉산을 다녀왔습니다.
일요일...
아들에게 자전거를 탈까? 등산을 갈까? 물어보니 등산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ㅜㅜ
새로운 장비들도 써보고 싶다고...
도봉산을 다녀오고 근육통이 시작됐지만 다시 등산화 끈을 동여맵니다.
옛말에 근육통은 운동으로 빼야...ㄷㄷㄷ
이번엔...
할머니 집에서 접근성이 좋은 진관사쪽 길을 따라 등산화 점검을 다녀 옵니다.
목표는 비봉...
초행길이고 등산객이 많지 않아 길을 헤매기도 했지만 그래도 아들의 등산화 길들이기도 할겸 쉬엄 쉬엄 올라갑니다.
시작점에선 그리 어렵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출발 했는데...
역시 산은 만만히 볼것 은 아니네요.
백운대 올라갔다 오는 만큼 시간이 걸렸네요.ㅜㅜ
간간히 암벽구간이 섞여있어 새신발의 기능을 시험할 좋은 환경 이었습니다.
능선을 다 올랐네요.
설정샷 한방 남겨줍니다.ㅎㅎㅎ
북한산 비봉에서 아들....
도봉산 신선대쪽에서 아빠....
올라온김에 사모바위도 구경하고...
하산길에 오릅니다.
내려오다보니 해가 집니다.ㅜㅜ
계곡물에 발도 담그고 싶었지만 이미 해가 넘어가고 있어서...
전날 도봉산을 다녀온터라 저도 체력이 바닥나고 해서 시간이 더 걸린것 같네요.
2020년 07월 04일 토요일
드디어...
한달만에 백운대 정상 재도전 입니다.
오늘은 아빠 회사 동료들 삼촌들과 함께 도전했습니다.
역시 등산은 함께 할때 힘도 나고 두려움도 극복이 가능한것 같습니다.
삼촌들과 도란도란 수다도 떨고 서로 힘내라 말해주니 조금 더 수월한 산행이 되네요.
날씨는 덥지만 맑고 전날 내린 비에 계곡 수량도 많아서 청량합니다.
대신 습도가 높아서 땀을 참 많이 흘렸네요.
적당한 구름...
적당한 바람...
맑은 하늘...
날씨가 도와줍니다.
지난번 포기 했던 장소를 지났습니다.
드디어 정상 정복~!!!
힘들고 무서웠을텐데 잘 따라와준 아들이 고맙습니다.
내려오면서 만난 개울에서의 족욕...
3분이상 발을 담그고 있기 힘들정도의 시원함과 청량함이었습니다.
지금은 아빠손을 잡고 오르고 내려오지만...
좀 더 크면 아빠를 앞질러 올라갈 날이 멀지 않았네요.ㅎㅎㅎ
또...
젊을적 물한통 들고 청바지에 운동화만 신고도 정상을 올랐던 그시절...
장비탓 하지 않아도 될때는 몰랐는데...
어느덧 장비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는 나이가 되었네요.
등산화와 스틱의 중요함과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등산포럼...
그동안 눈팅으로 등산에 필요한 정보를 많이 얻었습니다.
감사의 의미로 후기 한번은 남기는것이 예의 인것 같아서...
쓰다보니 장문이 되었네요.
다른분들의 후기를 보자면 사진속에 산을 담아오시는데...
전 아직 사람위주의 사진이 많네요.
앞으로 더 많이 배워야 할것 같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전한 등산...
행복한 등산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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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안내
할머니 집에서 가까운곳으로 가다보니 산성쪽이 아무래도 가까워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북한산은 진입로도 많고 다양한 등산로가 있어서 좋은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