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 카메라

사토 카메라는 일본 동북부 지역의 한 중소기업입니다. 가격으로는  대기업과 경쟁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극진한 대접’으로  차별화에 나섰습니다. 일단 은퇴 후 카메라에 이제 막 입문한 노인들을 타겟 고객층으로 잡았습니다. 사토 카메라는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1시간은 기본이고 최대  5시간까지 점원이 붙어서 설명을 해줍니다. 단순히 설명만 하면 재미가 없겠죠. “요즘 어떻게 지내셨나요?”, ”손주는 많이 컸나요?” 식으로 말문을 연 뒤, “손주가 참 예쁘겠네요. 그럴 땐 이런 카메라로 추억을 남겨보세요” 하며 자연스럽게 카메라 영업을 하는 식입니다. 이런 전략으로  사토 카메라는 도치기 현에서 카메라 시장 점유율 17년 연속 1위, 영업이익률 44%의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일본의 단골 문화

일본은 고객들이 가게의 단골이 되고 싶어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나를  이해해주는’ 가게를 찾기 때문이죠. 이런 문화를 잘 아는  가게들은 단골인지 아닌지에 따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스시집은 처음 오는 고객은 아예 받지 않습니다. 이 스시집에  가려면 기존에 방문했던 고객이 데려가줘야 합니다. 또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가 남으면  킵(keep)해줄 것을 요구하는데, 이는 ‘내가 이 가게의 단골이 되고 싶다, 다시 찾아오겠다’는 무언의 신호입니다. 반대로 평소 킵을 해주던 점주가 어느 날  갑자기 “킵을 해주기 힘들다”고 하면 ‘이제 우리 매장에 그만 오라’는 무언의 신호입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일본인의 성격을 보여주는 독특한 문화인 셈입니다.

도큐핸즈(생활용품점)

<출처:창업직썰>

도큐핸즈는 매장마다 생활용품과 관련된 ‘컨설팅’을 해주는 직원이 있습니다. 이 직원은 업계에서 수십년간 근무한 전문가 출신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배관 설비를 사러 온 고객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를 경우 컨설턴트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줍니다. 이런 서비스 덕분에 고객은 온라인에서 싸게 살 수 있는 물건인데도 항상 정가에 파는 도큐핸즈를 찾아옵니다.

전문성 있는 직원

우리나라 의류 매장에 가보면 직원들은 평범한 옷을 입고 있거나 심지어 유니폼을 입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옷에 관해 물으면 단순히 사이즈를 찾아주는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일본 의류매장은 직원들이 자신의 개성에 맞는 독특한 패션을 하고 있고 손님의 코디를 해주는 경우도  적잖습니다.

이처럼 일본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은 온라인에선 경험할 수 없는  전문화되고 극진한 접객 서비스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을 높였습니다. 이런 부분은 우리나라 자영업자들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의 증가

일본이 오프라인 쇼핑이 강하다지만 온라인 쇼핑이 대세라는 점에선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다만, 오프라인 쇼핑이 온라인 쇼핑에 잠식되는  속도가 더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한, 중, 일 세 국가를  비교하면 중국, 한국, 일본의 순서로 온라인 활성화 속도가  빠릅니다. 중국은 국토가 워낙 넓어 쇼핑몰이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택배로 배송하는 온라인 쇼핑이 빨리 발달할 수 있었고, 덕분에  간편 결제 문화도 한국, 일본보다 앞서가게 됐습니다. 심지어  노점상이나 노숙자도 QR코드로 결제를 할 정도입니다.

일본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쇼핑에 잠식되는 대표 사례는 중고서점, 중고용품  시장입니다.일본은 과거 20년 장기 불황을 겪으며 근검절약하는  문화가 강화되면서 중고관련 프랜차이즈가 성황을 이뤘습니다. 책, 가전, 가구, 악기 등 중고 생활용품을 사고 파는 ‘북오프’’하드오프’’오프하우스’ 등이 잘 됐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중고 거래 앱으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거래를 하다 보니 매장까지 무거운 중고용품을 들고 찾아가는 사람들이  줄어든 때문입니다. 게다가 아마존재팬에서는 중고책을 단돈 1엔(10원)에 판매하여 오프라인 중고서점의 침체를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가성비

우리나라에서 자주 쓰는 ‘가성비’란  단어는 일본에서 먼저 유행했습니다. 일본에선 ‘코스파(cost+performance)’라고 합니다. 20년 장기 불황을  겪으며 일본에선 2000원짜리 규동 등 저가 음식 소비가 늘었습니다. 저가커피, 저가주스 열풍이 불었던 2010년대 중반 우리나라와 비슷합니다.

사람이 같은 음식을 계속 먹으면 질리게 되는 법이죠. 특히 싼  음식은 더 빨리 질리게 됩니다. 이키나리 스테이크도 원래는 저가 고깃집 ‘페파란치’를 먼저 선보였지만, 소비자들이  좀 더 고급스러운 음식을 먹고 싶어 한다는 니즈를 읽고 스테이크를 합리적 가격에 파는 이키나리 스테이크를 론칭,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창업직썰 6회 참조)

<출처:창업직썰>

이키나리 스테이크의 흥행 이유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가게 내에서  ‘서서 먹기’ 시스템으로 테이블 회전율을 높였습니다. 일반적인 스테이크 가게는 고객 평균 체류시간이 1~2시간인 반면, 이키나리 스테이크는 30분으로 대폭 줄였습니다. 메뉴도 처음에는 1가지로 시작하여 지금은 4가지 정도(거의 안 팔리는 최고급 와규 제외하면 사실상 3가지)입니다. 메뉴의  선택과 집중으로 재고 부담을 줄인 겁니다. 물론 저렴한 미국산 쇠고길를 쓰긴 하지만, 40년의 역사를 가진 프랜차이즈답게 물류 시스템, 네트워크 망을  활용해 가장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식재료 납품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입니다.

이키나리 스테이크의 마일리지 회원은 무려 300만명에 달합니다. 이를 가맹점 수로 나눠보면 매장당 2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셈입니다. 고객들의 충성도가 상당함을 알 수 있습니다.

무인 판매와 영업 시간 단축

일본도 올해 최저임금이 3% 정도  올랐습니다. 잃어버린 20년간 진행된 디플레이션으로 물가상승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던 점을 감안하면 역대급 인상폭입니다. 또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인구가  줄고 있어 구인난이 심각합니다. 인력이 부족하고, 인건비도  높으니 무인 판매와 영업 시간 단축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본 도시락 전문점 호토모토는 2018년 최저임금이 역대급으로 인상되자 전매장에 무인발권기를 설치하고 앱 주문 서비스를 받는 식의 무인영업으로 대응하고 있다.

<출처:창업직썰>

일례로 로손은 인건비가 비싼 야간에 매출이 안 나오는 매장을 선별해 24시간  영업 의무를 면제해주는 경영 실험에 들어갔습니다. 지방에선 이미 저녁 9시만 넘어도 문을 닫는 가게나 편의점을 찾아보기가 힘들지 않습니다. 초고령  사회인 일본은 노인들이 저녁에 잘 활동하지 않고 일찍 귀가하기 때문에 더더욱 야간 영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고령화, 인건비 상승이 계속되면 이런 트렌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셀프 빨래방과 편의점이 잘되는 이유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 가능인구가 줄어들자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정부에서는 2025년까지 일본의 모든 편의점을 무인  편의점으로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국에 5만개, 점포당 2명 이상 근무하는 편의점의 인력을 다른 산업으로 옮기면  최소 10만명 이상의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요즘  일본 편의점에 가보면 다른 산업에서 일하기 힘든 고령의 노인이나 동남아 등 외국인 노동자가 근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은 셀프 빨래방 성업으로 이어집니다. 세탁이란  가사를 셀프빨래방에 가서 해결하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요리해 먹을 시간도 없으니 나카쇼쿠(가정식(=內食)과 외식의  중간 형태인 中食-편의점 도시락, 레토르트 식품, 배달음식 등) 소비가 늘어 편의점이 잘 됩니다.

상황이 이렇자 요즘 일본 원룸에는 세탁기와 냉장고를 들여놓지  않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세탁기와 냉장고 기능을 셀프빨래방과 편의점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된 때문입니다.

맞춤형 교육의 증가

저출산으로 집집마다 아이가 귀해지자 일본 부모들도 한국처럼 사교육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학원에서는 선생님 1명이 수십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1 대 多 교육 시스템이었지만 요즘은 학원에서 1:1 과외 형태로  수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고령화에 따른 실버 산업

‘리하콘텐츠’라는 프랜차이즈는  휠체어를 타는 노인들이 다시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또 중장년 여성들은  근육 감소를 막아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헬스클럽 프랜차이즈 ‘커브스’를 즐겨 이용한다고 합니다. (커브스는 글로벌 프랜차이즈여서 우리나라에도  있습니다만 일본처럼 활황인지는 아직 확인 안됐습니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기점으로 소비 패턴이 ‘소유’에서 ‘웰빙’으로 크게 달라졌습니다.이때부터 유행한 것이 ‘미니멀리즘’입니다. 대지진을 겪고 보니 내가 가진 가구나 제품들이 쓰러지며 나를 공격하는 무기가 되는 데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된 것입니다. 내가 건강한 게 최고라는 생각이 확산되면서 웰빙, 로하스, 착한 소비, 지속 가능한 소비 등의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가령 비닐봉투 대신 재생천으로 만든 장바구니가 잘 팔리고 있습니다.  

창업직썰 

우리는 모두 예비 자영업자다. 공무원도 회사원도 운동선수도 은퇴하면  치킨집. 자영업자 600만 시대 창업준비 얼마나 되셨습니까? 창업에 대한 정보를 객관적으로 얻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죠. 매경이코노미  창업전문기자들이 창업에 대해서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팩트로 승부하는 창업직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