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이 포인핸드를 통해 데려온 아이

한눈에 보기에도 병색이 완연하여 다시 데려다 주라고 제가 모질게 그랬네요

어머니는 다시 데려다 주면 보호소 가서 죽는다고 같이 사는동안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하여 가족이 되기로 했습니다

이름은 사람에게 하도 비비기를 좋아해서 비비입니다

그루밍을 할 기운조차 없는건지 그루밍을 안해서 털에 윤기가 하나도 없고 그저 멍하니 웅크리고만 있던 아이

뒷다릴 질질 끌며 걸음을 걸어 관절에 이상이 있나 했었어요

병원가서 이검사 저검사 다 받아봤으나 뼈나 그런쪽은 이상이 없고

영양실조가 심하고 빈혈수치가 높으며 위벽이 두껍다고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난건지

후천적인건지는 모른다고 하더군요

몸이 정상이 아닌 와중에도 사람을 끔찍이도 좋아하여 무조건 사람 옆에서 먹고 사람 옆에서 자고 사람 옆에서 야옹야옹 했었죠

그래도 몇주간 저도 못먹는 유기농 닭가슴살 한우등 좋은것만 먹이며 응원한 결과

기운을 어느 정도 차렸는지 그루밍도 하고 쇼파도 뛰어 오르락 내리락하며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갑자기 털이 막 빠져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몇주간 애태운 결과 털이 다시 나서

얼마나 기뻤는지요 이때만해도 몸에 회복기능이 있구나 잘해주고 잘먹이면 다른 고양이들처럼 건강해지겠다

생각했었어요 

 그러다 1주일 전부터 그좋아하던 츄르도 거부하고 뭔가 이상하여 병원데려 갔더니 백혈병 검사해보자 해서 검사대기중이었어요

어제 새벽에 어머니 곁에서 자다가

갑자기 고통에 비명을 지르더니 오늘 오전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아침에 비비먹을 습식사료가 없다고 자고있는 여동생에게 빨리 사오라고...해서 사료도 사왔는데

새로 사온 사료도 못먹고 간게 어머니는 그렇게 마음이 아픈가 봅니다

저도 이렇게 마음아프고 눈물이 계속 흐르는데

3개월간 비비 간호하고 동거동락했던 어머니의 충격은 상당하네요

비비 덕분에 어머니도 마음의 위안이 되고 안식처가 되고 힐링이 된다고 하셨는데..

비비 간호하는게 힘들지 않냐고 물으면 무료한 생활 비비로 인해서 오히려 활력이 생긴다던 어머니였는데

어머니의 마음은 오죽할까요 회사에 있는 제게 전화로 말을 잇지 못하시는데 정말 저도 너무 슬프고 마음아파서

그러게 데려오지 말라고 했잖아...라는 말을 해버렸네요

후회만 되네요

얼마나 아팠니 얼마나 힘들었니

짧은 생을 살다 간 비비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