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선수와 지도자로서 두루 KBO리그를 경험한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KBO리그 심판들의 판정 정확도에 강한 신뢰를 드러낸 서튼 감독은 향후 국제무대를 생각했을 때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한국 타자들에게 좋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튼 감독은 지난 2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22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을 개정할 것으로 발표한 것을 두고 심판들을 향한 믿음부터 전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나는 KBO리그 심판들의 판정을 유심히 바라봤다.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두고 구단 트랙맨 데이터와도 비교했다.
결과적으로 모든 심판 분들이 스트라이크존 좌우에 대해서는 꾸준하게 잘 보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반면 스트라이크존 위아래는 조금 좁게 판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꾸준한 스트라이크 판정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이대호와 김지찬은 신장 차이가 크다.
하지만 이 두 선수는 신장을 고려해 스트라이크존 위아래를 설정해야 한다.
이대호의 명치 윗 부분이 스트라이크라면 김지찬의 명치 윗 부분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얼마나 스트라이크존이 커질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튼 감독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KBO리그에서 현역 선수로 활동했다.
당시보다 현재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진 것을 인정한 그는 “몇몇 구단의 경우 작은 스트라이크존에 맞춰 전략을 짤 것이다.
하지만 내 타격 이론은 적극적인 스윙이다.
만일 스트라이크존이 지금보다 넓어지면 타자들이 더 공격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KBO가 스트라이크존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 원인은 2020 도쿄올림픽에 있다.
올림픽에서 이정후, 강백호와 같은 KBO리그 특급 타자들도 올림픽 무대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했다.
바깥쪽 패스트볼에 멍하게 서 있다가 스트라이크 카운트가 올라갔고 궁지에 몰렸다.
도쿄올림픽에 앞서서도 KBO리그 스트라이크존이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보다 좁다는 지적이 수차례 있었으나 KBO는 올림픽에서 뼈아픈 경험을 하고나서야 문제를 인정했다.
서튼 감독은 “타자의 뇌는 수십 수백번 인지된 스트라이크존을 저장한다.
저장된 스트라이크존에 맞춰 몸이 반응하게 된다”며 이정후와 강백호가 국제무대 스트라이크존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제대회를 생각해도 스트라이크존을 확장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스트라이크존 개선에 찬성표를 건넸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KBO리그보다 넓은 스트라이크존 위아래에 당한 바 있다.
그럼에도 KBO는 2016년부터 진행한 PTS를 기반으로 한 심판평가 시스템을 유지했다.
KBO는 “그동안 심판의 엄격한 판정시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지는 성향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판정 불신을 해소하고 특히 볼넷 감소, 더 공격적인 투구와 타격, 경기시간 단축 등의 긍정적인 변화를 통해 팬들에게 더 신뢰받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 국제경기에 참가하는 투수와 타자 양쪽 모두 보다 빠르게 국제대회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할 수 있는 등의 효과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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