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03. 29.(주일)

<호암자전>, 故 이병철 회장(1910. 02. 12. ~ 1987. 11. 19.) 그가 죽기 1년 전인 1986년 에 남긴 친필 자서전. 10년 만에 2독하게 된 책. 일본어를 배우고나서 다시 3독하게 될 책.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연초 대학교 3학년 시절, 겨울 방학 차 한국에 잠시 귀국하여 지내는 동안,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당시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어 이 책을 구하기 위해 서울의 서점들을 온통 뒤졌지만 이미 오래전에 절판된 책이라 끝내 찾지 못하고 결국 지인을 만난다는 명분으로 부산 보수동 헌책방골목에까지 가서야 겨우 구하게 되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사들고 읽었을 당시, 나는 그가 책에서 설명한 수입대체 (輸入代替)라는 개념과 그가 살아온 시절의 역사를 처음으로 접하면서 그가 죽기까지 수십년 동안 사업보국 (事業報國)을 삼성의 경영철학으로 삼아왔던 맥락(혹은 "과정")과 진심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때서야 나는 비로소 그가 진정으로 양심 있는 애국적 기업가였음을 인식하게 되면서 이전까지 재벌을 악마의 카르텔로 바라보고 질시(疾視)해온 나의 생각을 완전히 고쳐먹어 이를 계기로 나는 친(親)재벌, 친(親)기업적인 사고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2020년 을 맞이하면서 연초에 이 책을 올해 읽어야할 15권의 책 중의 하나로 포함시켰고, 2달 후인 2020년 3월 바로 이번달에 2독하게 되었다.

10년 만에 이 책을 붙잡아, 시공간을 초월하는 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호암자전>이 출판된) 1986년 시절로 돌아가 당시 78세의 이병철 회장과 1:1 대화하는 느낌으로 이 책을 다시 읽어 나가기 시작했을때, 한편으로는 이미 읽은 책을 과연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망설임을 뿌리치기가 힘들어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복잡한 심정으로 이 책을 '꾸역꾸역' 읽어나갔다.

그러나 정작 다시 읽어보니, 이병철은 단순한 애국적 기업가가 아니었다. 그는 기업가로서 일상적인 기업활동을 하면서 부수적으로 애국한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애국'이 그의 기업경영의 핵심 그 자체였으며, 그는 '애국'을 삼성을 경영하는 부가요소가 아닌 출발점으로 삼았기 때문에, 그는 시장 수요와 미래 변화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내다보는 남다른 초인(超人)적 통찰 능력을 가질수 있게 된 것임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병철 그는 결과적으로 무려 1957년에 자타공인의 재벌로 등극하였고, 그가 죽기 4년 전 반도체 사업에 내린 그 결단이 크나큰 성공을 거둔 것을 넘어 현재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후손들의 여전한 번영의 굵은 기둥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병철의 애국심이 유년시절부터 자연발생적으로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가 40세를 바라보는 30대 후반인 비교적 늦은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애국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것도 이번에 <호암자전>을 2독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의 이러한 증언이, 2000년 대 고등학교 시절 때 부터 주위사람들의 적지 않은 농담 섞인 조소(嘲笑)를 무릅쓰고 지금까지 무려 15년 가까이 애국심을 중요한 가치로 간직해온 나에게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위로가 되었다.

그 외로 2독을 통해 새롭게 알게된 사실들이 적지 않으나, 여기서 이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겠다.

10년 전에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당시에도 분명 한 페이지 한 페이지 건너뛰지 않고 빠짐없이 읽었는데도, 왜 그 때는 그러한 중요한 사실들을 미처 알지 못하고 캐치하지 못했을까? 이번 달에 약 20일 간, 이 책을 2독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주위사람들의 질문을 받으며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책을 훑어보는 가운데 내 머릿속에 생각을 정리(정확히는 '總結')하면서... 좋은 책은 1독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실히 깨달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나는 앞으로 방향성을 가지고 #숙독 (熟讀)하는 것을 지향하고, 맹목적인 #다독과 무분별한 #난독 (亂讀)을 지양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한 마디로: 2독하지 않았으면 정말 큰 일 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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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성을가지고숙독해나가자

#좋은책은적어도2독해야

#독서는인내심으로 #讀萬卷書奔萬里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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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의애국심 #그의통찰력의핵심이자근원

#내일생조국과민족을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