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인문학이 아무래도 대세가 아닌가 싶네요,
과거 '리x으로 x드하라'의 이x성 작가를 시작으로 제법 수준 높은 명강의록이나
다양한 수준의 개론서, 그리고 심지어 '인문학은 밥이다'라는 직설적인 상호의 책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죠,
중학생 시절부터 집안의 영향으로 주역을 제외한 사서 오경을 접하면서, 사실 공부하기가 참
힘들긴 했었어요, 책들이 내용 자체도 어려울뿐더러, 풀이하는 것들도 너무 형이상학적이고 이해하기도 힘들었고...
그런데 요즘은 참 번역본들을 살펴봐도 잘 나오고, 더불어 서양 고전들도 중역판 일역판 배낀 책들
보다는 원전 번역본이 쌓여가고 있다는 점 역시, 좋은 현상이 아닌가 싶네요,
인문학 학자들은 요즘 공개강의에서 대중에 의한 인문학 각성을 촉구하는 그런 강연들도 많이 외치고 있죠,
10년 전만 해도 이런 분위기는 아니였죠, 인문학이라 함은 전공하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실제로 대중이 관심이 없었다는 점도 있지만, 저는 그것보다는 인문학 자체가 입문하기가 장벽이 높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소정 학자들은 소위 그들만의 학술적 언어들을 번역본이나 개론서에 심심치않게 남용해서
사실상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접근하기가 힘들었죠,
솔직히 인문학 진입장벽을 높인 것은 소정 학자들의 몫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예전에는 정말 동양고전을 볼 때, 국한문 혼용이 많았죠, 그들의 시각으로는 동양고전을 이해하려면 한문을
알아야한다. 한문을 알아야 맛을 재대로 느낄 수 있다. 라고 주장하는데, 맞는 말이죠, 그런데 솔직히 현대인에겐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을 뿐더러, 예전 고려 조선시대처럼 중국고전만을 보는 시대도 아니고, 서양 고전이나
여러 가지 지식들이 넘처나는 시대입니다. 시대적 가치가 바뀌고, 더불어 예전엔 한문과 사서 삼경이 태어나서
평생 하는 공부의 일환이였지만, 지금은 솔직히 다르죠, 막말로 초중고에서 우리도 논어나 맹자 같은 과목을 공부
한다면 한문을 익혀서 다른 동양고전을 보기에 수월하겠죠, 하지만 지금은 그 과목을 전공하지 않는 이상은
무리가 따릅니다. 그럼 그리스 고전을 공부하려면 고대 희랍어를 배워야 하는데, 지금 원전 번역되는 일리아스나
플라톤의 대화록은 원문 표기를 한답니까?
그 분야를 전공하는 교수들이 가졌으면 하는 마음은, 솔직히 한문이나 희랍어를 잘 몰라도, 최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각주나 역주가 풍부한) 그런 좋은 번역본을 내보이는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세대차이가
날수록 기본 한자 소양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하니, 교수들이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친절한 한글판 번역본을 내는게 옳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문학 강연 등에서 말로는, 인문학은 밥이다 중요하다고 외치면서 정작
컨텐츠면에서는 대중이 접근하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아직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서양고전 쪽에서는 천병희 교수님과 박종현 교수님 그리고 정암학당 연구원 분들이 분투하고 계시고,
동양고전 번역하시는 분들도 요즘은 굉장히 훌륭한 번역본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다행입니다.
더불어 요즘은 중국의 백가강단 책들도 잘 번역되어 나오고, 리링교수와 남회근 선사와 같은 여러 중국 교수들의 고전 역주본도
발간하고 있다는 점도 다행스럽죠..
더불어 사실 국내에서 번역되는 책의 다양성에서도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아직까지 원전 전집으로 플라톤 대화편 전집도 발간하지 않았고, 서양의 <사기>라 칭해지는 리비우스의 <로마사> 역시도
번역조차 되지 않은 부분은 여러 가지로 많은 아쉬움이 있죠.. 너무 대중적인 컨텐츠만 번역하고 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물론 경제적으로 지원이 힘드니, 그렇겠죠. 국가에서 이런 부분을 강력하게 주도했으면 하는데,
솔직히 이런 부분도 참 회의적인 시각이네요..
이런 저런 면에서 인문학이 대중적으로 넓혀지고 중요성이 알려지는 것은 환영 할 만한 일이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고질적으로 고치기 힘든 부분을 볼 때면, 안타깝기도 하네요.
오전에 그냥 잡 생각을 정리 없이 토해내 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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