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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동안 함께 했던 친구가 있었다.
어린시절 만나 동네친구로 시작해 인생 친구가 되었던 친구..하지만 친구사이라고 해도 서로의 인생이 똑같지는 않았다.
난 항상 하는일마다 실패를 반복했고 친구는 반대로 성공한 인생을 살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는 항상 날 아껴주며 신경써주는 것이 눈에 보였다. 하지만 그 또한 내 눈에는 위선으로 보였고 질투와 원망의 대상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와 술 한잔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던길 길거리에서 그림을 그려주는 화가를 발견했다
특이한것은 사람만 그리면 오만원 이였고 귀신은 십만원이라는 것이였다.
난 어이가 없고 사기라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친구는 재밌어보이는데 한번 해보자면서 화가 앞에 앉았다
"귀신은 십만원이라는게 무슨 말인가요?"
친구의 질문에 화가가 멍하니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당신에게 붙어있는 귀신을 그려드리는겁니다. 그 귀신이 악귀일수도 수호령일수도 있습니다"
나참..그럼 재수 없으면 악귀를 그려준다는건가?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딴거에 십만원이나 쓰는 친구가 부러웠고 재수가 없었다.
그렇게 조금의 시간이 흐르고 그림이 완성 되었다며 화가가 친구에게 그림을 건넸다.
그림에는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는 친구의 등 뒤에 아름다운 천사가 친구를 바라보며 안아주고 있었다
누가봐도 수호령이였고 친구를 엄청 챙겨준다는게 눈에 보이는 그림...정말이지 재수가 없는 놈이였다
"야 너도 한번 해보는게 어때? 가격이 부담되면 내가 대신 내줄게"
그림에 만족했는지 친구가 웃으면서 나에게 권했지만 난 필요없다고 거절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정말이지..재수가 없는 놈이였다
그로부터 한달 뒤 난 화가를 처음 만났던 장소를 찾아갔다
다행히도 화가는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었고 난 화가에게 꾸깃꾸깃한 10만원을 건네며 그림을 그려달라 부탁했다
화가는 멍하니 날 바라보더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완성된 그림에는 잔인하고 화난 악마 같은 표정을 짓고있는 내 모습과 고통과 원망 그리고 분노에 사무쳐 나의 목을 조르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역시..죽어서까지도 재수 없는 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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