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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증가율이 올해 1·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는 '어닝 리세션'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구인난에 따른 기업들의 지속적인 임금 인상이 실적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4분기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는 S&P 500 지수 기업의 순이익이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7%, 2분기에 3.1% 각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S&P 500 기업 중 지금까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344개 기업의 순이익은 2.8%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S&P 500 기업 이익이 올 1분기에도 줄어들면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어닝 리세션에 빠지게 된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조너선 골럽 미 주식 수석전략가는 "분명한 것은 올해 기업들의 실적 하락 속도가 (평소보다) 더 나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주력 제품 아이폰의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 순이익은 13% 각각 줄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경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는 늘었지만, 시장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미국의 보험사 네이션와이드의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캐시 보스차칙은 "기업의 수익은 갈수록 줄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면서 올 중반부터 경기 소강이 시작되는 악순환이 당장 끊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어닝 리세션으로 증시 흐름도 다시 부진해질 것이라는 게 월가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이익이 본격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면 뉴욕증시의 연초 상승 흐름이 지속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얼마나 더 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뉴욕증시 향방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안심할 수준이 아니라는 우려 속에 Fed는 당분간 지속해서 금리를 올린 뒤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전년 대비 9.1% 올라 정점을 찍은 뒤 완만한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12월에도 6.5%를 나타내 Fed의 목표치(2%)를 여전히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부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에서 통화정책이 긴축적인 영역에 머물러있다는 것이 증시가 처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구인난을 겪는 미국 노동시장이 기업의 마진을 압박해 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인건비가 다른 비용 상승 압력보다 더 오래 지속할 것이라고 점도 부정적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 비농업 일자리는 51만7000개 증가해 전월 증가 폭(26만개)의 두 배에 육박했다.
실업률은 3.4%로 1969년 5월 이후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4% 각각 상승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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