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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슈미트 감독이 연출한 <클레오: 시간을 되돌리는 기적>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에 태어난 클레오라는 캐릭터의 시간 여행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당일 클레오의 부모님은 병원으로 이동 중 사람들로 가득 찬 장벽 근처에서 꼼짝도 하지 못합니다. 결국 차에서 아기를 낳아야 하는 산모는 그 자리에서 죽고 클레오가 태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 유년기를 보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마법의 시계에 대해 알게 된 클레오는 아버지와 함께 그 시계를 찾아 떠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버지마저 잃게 된 클레오는 시설에 들어가 유년기를 보내게 됩니다.
성인이 된 클레오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일체 단절한 채 지냅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받아드리기 힘든 삶이 되어서 그런 캐릭터를 갖게 됩니다. 그런데 그녀 앞에 탐험가 파울이 등장하고 클레오는 그와 함께 마법의 시계를 찾아 다시 모험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결국 부재와 소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자신 때문에 어머니가 죽었다는 생각과 동시에 아버지의 경우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평생을 살아가는 인물이라면 정상적인 인간관계와 더불어 소통을 하기 힘들 것입니다. 그렇게 20년을 살아온 인물에게 자신과 똑 닮은 사람이 등장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동력을 만들어주는 이 이야기는 비주얼적으로도 흥미롭습니다. 독일의 유적지와 더불어 아인슈타인 등 독일의 명사들이 클레오 눈에만 보이는 환영으로 등장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가끔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보여 주변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캐릭터와 더불어 보이는 비주얼은 <아멜리에>를 떠오르게 하기도 합니다.
<클레오: 시간을 되돌리는 기적>은 때가 전혀 묻지 않은 순수한 정서의 작품입니다. 물론 주인공에게 닥친 시련은 엄청나지만 그 시련은 이겨내는 방향성이 참으로 바르게 볼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어쩌면 판타지적인 요소가 비주얼에도 있지만 이야기 속에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귀여운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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