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크라우메 감독이 연출한 <집념의 검사 프란츠 바우어>는 유대계 검사장으로서 아돌프 아이히만을 잡기위해 법까지 어겨가며 진행한 실존 인물인 프란츠 바우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적을 둔 채 검사장 생활을 해가는 프란츠 바우어는 아르헨티나로 도망간 아이히만을 독일로 이송하기 위해 이스라엘 정보국인 모사드와 접촉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젊은 검사인 칼 앵거만을 만나게 되고 둘은 이 일을 함께 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정보국과 접촉하는 것이 당시엔 법을 어긴 것이라 칼이 이를 지적하지만 아이히만은 꼭 독일에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프란츠의 생각을 꺾기엔 역부족입니다. 그러던 와중 동성애 관련 사건을 맡은 칼은 생각보다 낮은 형량을 구형하고 그 피의자의 연인관계였던 사람이 쇼를 하는 곳에 방문하게 됩니다. 그리고 칼은 그(그녀)에게 빠지게 됩니다.

실제 프란츠 바우어의 인터뷰 장면 중 '독일은 아인슈타인 등 많은 지식인들의 고향이라고 말할 수 없고 히틀러와 아이히만을 비롯한 수많은 공범과 지지자들의 나라이기도 하다'이라고 말하는 부분으로 시작합니다. 그 만큼 전범국가로서의 반성과 더불어 스스로도 피해자이기도 한 그의 신념이 그 영화 내내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칼과 마찬가지로 성소수자인 그도 여러 가지 난관에 빠지기도 하고요. 그의 지위를 질투하는 수많은 적들이 그의 이런 약점을 노리기도 합니다.

프란츠의 아이히만 이송 작전(?)은 여러 가지 방해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는 듯 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갑니다. 독일에서 그를 재판할 수가 없게 된 거죠.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법을 어겨가며 이 일을 추진했는데 칼의 어떤 희생 때문에 프란츠는 그 자리를 보전할 수 있게 됩니다.

당대의 실존인물을 가져와 만든 작품인 만큼 리얼하고 게다가 캐릭터가 보는 맛이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나 프란츠 바우어를 연기한 버크하트 크라우스너의 연기가 탁월합니다. 겹겹이 쌓아 만든 캐릭터의 입체감을 잘 표현한 연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아이히만이 언급되는 작품을 연달아 보게 되었는데 역시 독일 역사에서 2차 세계대전은 씻을 수 없는 오명이자 극복해 내야하고 반성해야 할 사건이라는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