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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오 에스파탸 감독이 연출한 <뱅크시>는 거리의 예술인 그래피아티스트로 널리 알려진 은둔형 예술가 뱅크시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의 시작은 몇 년 전 경매장에서 스스로 자기의 그림을 분쇄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시간은 거꾸로 돌아가 뱅크시의 직업인 그래피아티스트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천천히 살펴봅니다.
영국 남부 소도시 출신인 뱅크시는 80년대 대처 시대를 겪으면서 저소득층과 노동자들의 반발을 직접 목격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에 저항하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겪게 됩니다. 그 중의 하나가 그래피티였습니다. 당시에 저소득층들이 페인트를 훔쳐 길거리 벽에다 그림을 그리거나 하고 싶은 말들을 쓰는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철저히 익명성을 보장받고 예술 활동을 하는 뱅크시는 몇 몇 사람들과 팀을 이루어 활동을 하는데 영화 속에서도 잘 언급되지만 유명미술관에 자신의 그림을 몰래 걸어두는 퍼포먼스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루브르 등의 유명미술관은 콧대가 높기로 유명한데 아무리 유명해진 뱅크시이지만 이런 미술관에 자신의 그림을 걸리는 것은 힘듭니다. 물론 뱅크시 스스로가 이런 미술관에 자신의 그림을 걸리지 못한 거에 대한 복수의 뜻으로 이런 퍼포먼스를 하는 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예술에 대해선 기득권들이 행하는 행동에 대한 비난과 해학이 담겨진 퍼포먼스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또 다른 인상적인 퍼포먼스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있는 벽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분쟁적인 지역인 팔레스타인으로 찾아가 수많은 그림을 그립니다. 그리고 벽 바로 앞에 위치한 호텔도 퍼포먼스로 사용하는 데 그 호텔은 '세상에서 뷰가 가장 좋지 않은 호텔'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습니다.
영화의 구성은 큐레이터나 미술관련 종사자 그리고 뱅크시의 팀원들에 인터뷰로 진행됩니다. 뱅크시에 대한 추앙도 어느 정도 있지만 그 보다도 거리의 예술에 대한 언급과 사회적인 메시지를 좀 더 보여주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이름만 알고 있는 예술가였는데 이 작품을 통해 그의 생각과 다음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도 한껏 올라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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