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운 감독이 연출한 <찬란한 나의 복수>는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피의자를 공소시효 이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뺑소니 사고로 아들을 잃은 형사 류이재(허준석)는 범인을 찾지 못한 채 공소시효를 넘겨 버립니다. 그동안 아내도 떠나고 알콜릭이 되어 지방을 전전하는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남원으로 전출된 첫날에도 술 때문에 출근하지 않고 다음 날 오후에나 출근을 합니다. 파트너와 함께 남원을 안내 받던 도중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발견하고 아이의 어머니를 호출합니다. 보험설계사인 아이의 엄마인 소현(남보라)과 첫 대면을 하는 이재는 자신의 처지와 비슷해 보이는 그녀에게 호감을 보입니다.

남원에서 안정적으로 적응을 하던 며칠이 지난 날 경찰서 화장실에서 어떤 노인 이재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그는 다름 아닌 남원의 유지이자 이재의 아들을 뺑소니로 죽인 범인인 학촌(이영석)이었습니다. 그는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것을 알고 이재에게 다가왔습니다. 이재는 학촌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그가 양자로 데리고 있는 학생이 복싱을 하고 그 복싱장의 후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체육관으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왜 내 앞에 나타났냐고요.

예고편이나 줄거리를 보면 굉장한 복수극. 그것도 피비린내 날 것 같은 복수극이 될 것 같았던 이 작품은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재는 학촌이 왜 자기 앞에 등장했는지가 진정으로 궁금합니다. 학촌은 그에 대한 대답에 대해 의뭉스러운 답변만 내놓고 있고요. 다행히 이재에겐 소현과 그의 아들 덕분에 살아갈 힘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합니다.

예상과는 다른 전개의 작품이지만 악역을 맞고 있는 학촌의 캐릭터가 굉장히 흥미롭긴합니다. 조폭 생활을 하다가 감옥에 다녀온 후 다른 삶을 사는 것으로 보였던 그는 뺑소니를 치는 순간 또 다시 야수 같은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왜 바라봤는지에 대한 충격적인 대답을 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란한 나의 복수>에서의 복수는 답답한 측면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 복수라는 것이 진행되었을까 라는 의문도 들고요. 결국 주인공의 마지막 선택이 최종 복수라고 연출자가 생각 그리고 의도로 보이지만 관객들에게 어떤 공감을 불러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