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슈라더 감독이 연출한 <그녀가 말했다>는 2017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스캔들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뉴욕 타임지의 기자 조디 캔터(캘리 멀리건)은 대선후보 중 한 명인 트럼프의 성추문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거센 저항을 당해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임신 중인 몸이라 더 이상의 취재를 이어가지 못합니다. 그러던 와중 동료 기자 메건 투히(조 카잔)가 애슐리 주드를 비롯한 몇 몇 배우의 증언을 통해 영화사 미라맥스의 사장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을 듣게 됩니다.

홀로 힙겹게 취재를 하던 메건은 조디가 회사로 복기하자 함께 취재를 제안하고 둘은 팀을 이루어 하비에게 당한 피해자들을 찾아갑니다. 신인배우와 신입 사원을 노려 자신의 방으로 유인하는 수법을 쓰는 하비의 추악함을 열심히 둘은 취재해가지만 이름이나 얼굴을 드러내고 증언할 사람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던 와중 하비의 악랄한 대처에 일부 증언자들이 스스로 공개를 허락하게 됩니다.

6년 전 폭스 뉴스 사건과 더불어 미투 운동의 도화선이 된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조디 캔터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영화의 톤과 스타일은 수 년 전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스포트라이트>와 비슷한 팀플레이를 보여줍니다. 두 기자가 취재를 몸으로 뛰면서 보여주고 나머지 데스크들은 하비를 옥죄는 역할을 합니다. 두 기자가 가장 큰 공을 세웠지만 데스크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아마 하비는 여전히 활개를 치고 다닐 것입니다.

그가 할리우드에서 세운 업적(?)은 사실 대단하긴 합니다. 대표적으로 쿠엔틴 타란티노의 대부분의 작품은 그가 제작을 맡기도 했죠. 하지만 그 이면의 추악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강력한 권력도 자신의 업적도 추락하게 됩니다. 하비 와인스타인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를 비롯한 모습 권력구조에서 나타나는 이런 모습은 6년이 지난 지금 많은 것을 바꿔 왔습니다.

<파니 핑크>의 주인공으로 너무나 유명한 마리아 슈라더의 연출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흥미로운 전작인 <아임 유어 맨>과는 또 다른 톤과 주제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배우로서도 엄청났지만 연출자로서도 나쁘지 않은 행보를 걷고 있는 마리우 슈라더가 과연 두 번째 할리우드 작품으로 어떤 소재를 다룰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