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수 감독이 연출한 <싱글 인 서울>은 책을 출판하기 위해 함께하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논술 학원 강사이면서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영호(이동욱)은 싱글 생활이 자신과 딱 맞는다고 생각하는 인물입니다. 강사이긴 하지만 출판에 대한 욕구가 있던 영호는 친한 선배가 운영하는 출판사의 새 프로젝트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그 기획인 각각의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싱글 라이프입니다. 출판사 편집장으로 있는 현진(임수정)은 영호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이어나가는데요. 둘은 또 대학 선후배 사이죠.

영호의 글이 생각보다 맘에 들지 않은 현진은 '첫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영호에게 던지고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았던 영호는 망설이지만 이내 이를 수용하고 글을 써나갑니다. 역시 살아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은 현진의 마음 쏙 들게 됩니다. 한편 '서울'이외에 다른 도시를 배경으로 글을 쓰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이 영호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영호는 알게 되고 선배와 현진에게 큰 실망을 하게 됩니다.

<건축학개론> 이후 명필름에서 제작한 '첫사랑'을 키워드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2020년대를 살아가는 싱글족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관객 모두는 어떤 결말이 있을지 뻔히 알고 보지만 마치 <건축학개론>의 결말처럼 100퍼센트 뻔한 흐름으론 진행되진 않습니다. 예를 들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누군가 꼭 함께 살아야 된다'는 식의 표현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많은 관객들이 좋아하는 결말로 진행됩니다. 꼭 그게 나쁘다고 할 수도 없고요. 아무튼 한 가지 아쉽다면 아쉬운 것이 인플루언서나 유투버가 영화 속에 나오지 않으면 마치 영화가 안 만들어지는 것처럼 거의 대부분의 영화 속 캐릭터로 만들어지는데요. 아무리 현재를 반영한다고 해도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직업을 하지 않고 있는데 영화 안에서 모두가 그 직업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 보입니다. 이 작품처럼 개연성이 있어 보이는 캐릭터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피로감은 있더라고요.

<싱글 인 서울>은 우리가 아름답게만 생각하는 어떤 키워드를 비틀어내는 재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이동욱 배우와 임수정 배우의 합과 엉뚱한 캐릭터도 매력적이고요. 박범수 감독의 전작인 <레드카펫>도 흥미로웠는데 차기작인 <빅토리>는 또 어떨지 벌써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