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이 끝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관영 현 도지사가 “가능하면 출마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우회적으로 재선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2일 ‘2024년 도지사 시·군 방문’의 첫 지역인 익산시 방문 후 진행된 시청 출입기자들과의 간담에서 재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정치적 행보는 어느 순간에 밝힐 날이 있지 않겠느냐”며 직답은 회피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다만 기업 투자유치를 하다 보면 기업인들이 한결같이 공장 터를 파고 각종 시설을 세팅하는 데 3~4년 정도 걸리는데 단체장이 바뀌면 어떻게 되겠느냐. 8년을 한다고 약속하라는 한다”며 “‘다음에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가능하면 출마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능하면’이란 전제를 달았지만, 사실상 다음 지방선거 때 도지사에 출마할 것임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같은 김 지사의 재선 출마 시사는 가뜩이나 넘쳐나는 도지사 후보군 중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의 최대 공적이 기업유치, 이차전지 특화단지 등 장기적인 사업이 많은 만큼, 이를 연착륙시키기 위해서는 재선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다음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로는 김 지사를 비롯해 김윤덕 국회의원, 안호영 국회의원, 이원택 국회의원, 우범기 전주시장, 정헌율 익산시장 등이다.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3명이 더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거론되는 후보군이 모두 탄탄한 지지세와 나름대로의 정치력을 겸비했다는 점이다. 2022년 당시 도지사 경선에서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했던 김윤덕 의원의 경우 전북에서 대표적인 ‘친명’으로 꼽히는 데다,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요직인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 의원이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재선의 고지를 점령한 이원택 의원도 눈여겨 볼 후보군 중 하나다.
무엇보다 송하진 전 도지사의 조직의 전폭적 지원이 얻어낸다면 누구와 붙어도 승산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록 초선이지만 강력한 추진력으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우범기 전주시장이나, 3선으로 무난하게 시정을 이끌어온 정헌율 익산시장도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반면 결선투표에서 김 지사에게 분루를 삼킨 안호영 의원은 나머지 후보군에 비해 다소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중론이다. 전북 정치권 관계자는 “비록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지만, 김 지사가 총선 직후 출마를 우회적으로 시사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타 인사에 비해 민주당에서의 지지기반이 취약한 김 지사로서는 현안 해결을 이유로 ‘한 번은 더 해야지’라는 도민의 지지를 끌어모으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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