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이 최근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거론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오류가 많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CNN 방송은 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근 타임지 인터뷰를 분석, 최소 32개의 오류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된 타임지 인터뷰에서 “한국처럼 부유한 나라를 도와줄 이유가 없다”면서 방위비를 더 분담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자신의 재임 이전 한국이 방위비를 거의 분담하지 않았으며 현재도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재협상을 통해 분담금을 거의 내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한국의 주한미군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압박,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을 거론했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는 재임 당시 한국에 전액 부담에 가까운 압박을 가한 바 있다.

그러나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더 나은 협상을 하기까지 한국이 4만명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너무 적게 냈다고 주장했지만, 그가 취임하기 직전인 2016년 말 기준 주한미군 숫자는 2만6878명이었고 트럼프 행정부가 새 방위비 협상에 서명하기 직전인 2018년 12월 말 기준 주한미군 규모는 2만9389명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이전에 방위비를 거의 내지 않았다는 주장도 오류라고 지적했다.
CNN은 “한국은 2014년 8억6700만달러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지급했고, 2018년까지 물가 상승률에 연동해 이를 올리기로 합의했다”며 “미 의회조사국(CRS)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일반적으로 인건비를 제외하고 주한미군 주둔에 소요되는 비용의 40~50%를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사실상 아무것도 내지 않도록 했다는 것은 사실과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재임 시절 한국이 수십억 달러를 내기로 동의했다면서 “지금은 내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돈을 거의 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CNN은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와 협상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더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다”면서 “2021년 방위비 분담금을 13.9% 인상해 약 10억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부담했고,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방위비 증액과 연동해 분담금을 올리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CNN은 이밖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광범위한 현안에서 사실에 맞지 않은 발언을 했다면서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 적자 규모, 1·6 의회 폭동 당시 사망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부담금 및 2020년 대선, 러시아와 자신의 관계, 사법 리스크 관련 발언 등을 그 사례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