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의 분기점에 서 있는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시키겠다는 게 양사 통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표대결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통합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7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통합의 기본 정신은 OCI홀딩스의 글로벌 사업 경험, 꾸준한 현금창출력과 한미약품그룹의 R&D(연구개발) 역량을 통합해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시킨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OCI홀딩스와 마찬가지로 한미약품그룹에서도 폭넓은 주주환원 정책을 펴 나간다는 점을 부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시간제약 등에 따라 서면으로 진행됐다.
이 회장은 지난 25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두 그룹간 통합 배경을 설명하고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자리에서 이 회장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제안한 통합 후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지분 3년간 보호예수 방안에 동의했다.
그룹 통합 이후 한미사이언스는 당기순이익 50% 주주환원, 중간배당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미사이언스의 자사주 취득과 소각을 포함하는 주주가치 제고 중장기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글로벌 빅파마 도전을 위해)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프리미엄 없이 시가로 지분을 매각 또는 교환하면서 한미의 신약개발 전통을 지키고자 했다"며 "OCI홀딩스는 그 길에 성심성의껏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통합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날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의 안건 중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등 ‘모녀’가 추천한 6명 이사 선임안에 대한 찬성의사를 밝혔다.
양 그룹간 통합을 반대하며 임종윤·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 측이 한미약품그룹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도 기각됐다.
이에 따라 통합을 추진하는 한미약품 모녀 측 우호 지분은 42.66%, 임종윤·종훈 전 사장 측 우호 지분은 40.57%다.
관심은 소액주주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쏠린다.
소액주주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0.5%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28일과 29일 이어지는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주총에서 주주들을 설득하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한미약품과의 공동 기자회견 이후 외부 일정 없이 주총 준비에만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현 사장의 역할 추가 등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고 일단 주총서 주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성실히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그룹 내 통합 갈등과 관련해선 "임종윤·종훈 형제에도 통합 동참을 요청했으나 가처분 이후 소통이 쉽지 않았다"며 "통합이 마무리되면 한미 대주주 가족도 화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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