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급증하는 인공지능(AI)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AI 인프라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D램 생산능력(Capacity, 캐파) 확장에 나선다.

24일 SK하이닉스는 이날 이사회 결의를 거쳐 충청북도 청주에 건설하는 신규 팹(Fab) M15X를 D램 생산 기지로 결정하고 팹 건설에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AI 메모리 글로벌 리더인 당사는 회사 경쟁력 근간인 국내 생산 기지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한편,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말부터 팹 건설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2025년 11월 준공한 뒤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장비 투자도 순차적으로 진행, 장기적으로는 M15X에 총 20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하며 생산 기반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D램 시장이 중장기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연평균 60%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되는 HBM과 서버용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모듈 제품을 중심으로 일반 D램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 HBM은 일반 D램 제품과 동일한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한 캐파가 최소 2배 이상 요구된다"며 "D램 캐파를 늘리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판단했다"고 투자 배경을 짚었다.

SK하이닉스는 2027년 상반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 준공 전에 청주 M15X에서 신규 D램을 생산할 예정이다.
M15X는 실리콘관통전극(TSV) 캐파를 늘리고 있는 M15 팹과 인접해 있어 HBM 생산을 최적화할 수 있다.
TSV는 D램 칩에 수천 개 미세한 구멍을 뚫은 뒤 구멍 사이로 전극이 수직으로 관통하도록 연결하는 기술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M15X는 세계에 AI 메모리를 공급하는 핵심 시설로 거듭나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며 "이번 투자가 회사를 넘어 국가 경제의 미래에 보탬이 되는 큰 발걸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약 120조원을 투입하는 용인 클러스터 등 계획된 국내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한다.
용인 클러스터의 부지 조성 공정률은 약 26%로, 목표 대비 3%포인트 빠르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생산 시설이 들어설 부지의 보상 절차와 문화재 조사는 끝난 상태로, 인프라 조성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클러스터 내 첫 팹은 내년 3월 착공 뒤 2027년 5월 준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