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시간 맞춰 약 챙겨 드셨네요. 오늘은 걸음도 꽤 걸으신 것 같은데 빨래 하지 말고 쉬세요. 냉장고에 사과 떨어졌다고 알람 와서 주문해서 보내드릴게요."

다음 달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라이프 솔루션 '패밀리 케어'가 '스마트싱스'에 탑재되면 실현될 모습이다.
패밀리 케어는 부모님의 TV, 냉장고, 정수기, 인덕션, 스마트폰의 사용 여부를 가족의 스마트싱스로 확인하고,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지내는 자녀도 부모님을 위해 원격으로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고 가족들의 세심한 지원이 필요한 부모님과 조부모님들을 위해 삼성전자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서비스로,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를 구현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4일 패밀리 케어를 미리 엿보기 위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시티에 위치한 CX·MDE(고객 중심 멀티 디바이스 경험)센터를 찾았다.

삼성전자 CX·MDE센터는 소비자의 생활 패턴과 연결된 제품 간 사용성을 분석·연구하는 곳이다.
이날 미디어 브리핑을 위해 특별 공개됐으며, 고객들의 일상생활을 연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실제 가정집과 유사하게 구현돼 있었다.
헬스·뮤직·게임·무비 등 테마별 공간도 마련돼 있었으며, 3000여 개의 제품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날 시연에서는 부모님이 약을 복용할 시간에 맞게 스피커가 음성으로 "약 드실 시간이에요" 하는 안내를 해주고, 약이 들어 있는 서랍을 열 경우 복약 기록을 저장해주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었다.
정수기는 약 복용에 최적화된 물양과 온도를 맞춰줬으며 제시간에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조명 색깔이 붉은색으로 변해 알람 역할을 하기도 했다.

부모님의 이상 활동을 감지해 알림을 제공하는 기능도 볼 수 있었다.
아침에 부모님이 일어나서 물을 마시거나, 휴대폰을 켜면 알림을 통해 오늘의 첫 활동을 알 수 있고, 혹시 냉장고나 정수기를 보호자가 미리 설정한 시간 동안 사용하지 않을 경우 알림을 받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냉장고 내부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자녀들이 어디서나 냉장고 안을 확인할 수 있었고, 부모님이 어떤 음식을 즐겨 드시는지 소비 기한이 지나거나 부족한 식재료가 없는지 실시간으로 확인도 가능했다.
연세가 지긋한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자녀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겠다.

허태영 삼성전자 상무는 "부모님을 포함해 1인 가구 등에 맞는 모든 시나리오는 다 확보했지만, 지역별·시대별로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지금 한국에서 가장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시니어 케어'에 방점을 뒀다"며 "오는 8월과 10월엔 부모님들의 위치를 알기 어려울 때 로봇청소기가 감지하거나,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인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부모님 외에도 신혼부부, 영유아 가구, 1인 가구를 대상으로 AI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최적의 AI 제품 패키지를 구성할 수 있는 솔루션도 제공한다.
삼성전자 고객 분석에 따르면 AI 관련 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객은 신혼부부가 51%로 가장 높았으며, 영유아 가구 46%, 1인 가구 34%로 순으로 나타났다.

허 상무는 "한국뿐 아니라 1인 가구가 많은 동남아 지역이나 에너지 절약에 관심이 많은 지역 등에 맞춰서 데이터 생산을 하고 있다"며 "데이터에 맞춰 소비자 캠페인과 마케팅을 연계해 실질적인 판매 활동 등을 차근차근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앞으로 다양한 AI 제품과 솔루션을 지속 선보이며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AI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며 "나이가 많으신 시니어를 돕는 '패밀리 케어'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