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분야
“금투세 폐지·ISA 비과세 한도 확대”
巨野 설득 진통 예고…野 “일단 검토”
윤석열 대통령은 9일 금융투자소득세(금소세)를 폐지하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한도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야당에 협조를 구하겠다”고도 밝혔는데, 관련 법 통과에 미온적인 거대 야당을 설득해야 하는 만큼 진통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최근 고물가 상황과 관련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 물가를 잡는 데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ISA의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과 금투세를 폐지하는 소득세법 개정은 많은 국민께서 간절히 바라셨던 법안”이라며 야당에 양해부터 구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내년 시행을 앞둔 금투세와 관련해 “1400만 개인투자자의 이해가 걸려 있을 뿐 아니라, (시행된다면) 자본시장이 무너지게 되고 제 기능을 못 하게 되면 실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압박에도 나섰다.
이어 “우리나라는 금융·주식 투자와 관련해 배당소득세나 상속·증여세 등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다.
거기에 금투세가 얹히게 되면 별로 남는 게 없다”며 “대만 같은 경우 금투세를 시행하겠다고 발표만 했다가 증시가 난리가 나고, 막대한 자금이 이탈돼 결국 추진하지 못했다”고 폐지 정당성을 적극 피력했다.
금투세는 주식·펀드·파생상품 등 모든 금융투자로 얻은 수익이 연간 5000만원을 넘을 때 수익의 20∼25%를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세제로, 여야 합의에 따라 2025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야당은 “일단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금투세 부과 비율이 약 0.5%에 불과하다”며 “금융투자를 하고 있는 대부분의 시민 입장에서는 관련 세금이 적용되지 않아서 금투세가 일반 금융투자자한테는 오히려 세제 혜택을 줄 수 있다고 하는 의견이 많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투세 폐지 필요성을) 잘 검토해서 조세 정의와 국민이 원하는 게 뭔지 잘 파악한 뒤에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주주환원 강화를 기조로 한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을 보다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발표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을 옥죄며 빠른 속도로 밀어붙이기보단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가며 기업의 협력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시장에서 기대하는 강도 높은 정책도 펼쳐나갈 것이며 착실하게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더불어 물가를 반드시 잡겠다고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지표를 관리하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을 물가에 뒀다”며 “장바구니 물가는 지금 모든 경제부처가 달라붙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농수산식품에 관한 장바구니 물가는 몇백억 정도만 투입해서 할인지원을 하고 또 수입품에 대해선 할당관세를 잘 운용하면 잡을 수 있다”며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 물가 잡는 데 정부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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