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 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1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위험 완화 방안을 처음으로 논의한다.
미·중 양국이 AI 기술 패권을 놓고 경쟁을 강화하는 가운데, 인간을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 미리 AI의 군사적 위험성 등을 논의하겠다는 취지다.

13일 미 백악관은 미·중 정부 당국자들이 14일 제네바에서 만나 첨단 AI 시스템의 위험 해결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만남은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AI 협의체를 구축하기로 한 이후 열리는 첫 회담이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AI와 관련한 첫 양자 공식 회담을 개최하기로 협의했다.

미국에선 타룬 차브라 대통령 특별보좌관 겸 백악관 기술·국가안보 담당 선임 국장, 세스 센터 국무부 핵심·신흥 기술 담당 특사 대행이 백악관, 국무부, 상무부 관계자들을 포함한 범정부 대표단을 이끈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AI의 군사적 활용에 대한 우려를 중국에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은 AI가 아닌 인간만이 핵무기 배치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미국의 선언에 동참하라고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해왔다.
미국은 특히 중국이 핵무기를 포함한 첨단 무기 개발에 AI를 활용하려 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미 정부 당국자는 사전 브리핑에서 "중국이 민간, 군사, 국가안보 부문에 AI 역량을 급속히 배치하면서 종종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은 이 같은 우려를 직접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중국과의 회담은 어떤 형태의 기술 협력이나 첨단 연구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라며 "우리의 기술 보호 정책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AI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첨단 AI 반도체의 대(對)중국 수출을 통제한 데 이어, 챗GPT와 같은 핵심 AI 소프트웨어(SW)의 중국 판매를 막기 위한 가드레일(안전장치) 마련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번 만남이 미·중 양국의 첫 AI 회담인 만큼 구체적인 합의나 성과가 도출될 지는 불투명하다.
AI와 관련한 양측의 폭넓은 의견 교환과 소통채널 구축 수준에서 회담이 마무리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 다른 미 정부 당국자는 "미국과 중국 모두 AI 규제를 만들기 위해 경쟁하는 동시에, 이 규제를 모든 국가들이 수용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길 원한다"며 "많은 AI 논의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는 중요한 AI 위험에 대한 소통이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