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연금개혁 평행선
野, 21대 국회 종료 직전 처리 압박
與 “시간에 쫓겨 밀어붙이기 안 돼”
나경원은 ‘先모수개혁’ 찬성 의견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 임기 종료 이틀을 앞둔 27일에도 ‘모수개혁’이라도 이뤄내자며 여권을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모수·구조 개혁을 한 번에 해야 한다며 22대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모수개혁은 연금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것이고, 구조개혁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퇴직연금 등을 조합해 적정한 노후소득보장 체계를 새로 짜는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대 민생 현안이자 국민 관심사인 국민연금 1차 개혁을 이번만큼은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60%에서 44%를 낮춰 연금 고갈 시점을 늦추는 모수개혁이라도 21대 임기 내로 추진하자는 의미다.
이 대표는 해당 안이 여당 의견을 따른 것이라며 “이대로 개혁안을 좌초시키는 것보다는 반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구조개혁을 동시에 하자는 정부·여당을 겨냥해서는 “다시 미루면 위원회 구성해 논의하는 데 1년이 갈 것이고 곧 지방선거고 대선”이라며 “안 하자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청래 최고위원, 이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최상수 기자 |
연금개혁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특위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3%인 1안과 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40%인 2안을 추렸는데, 정부가 4월30일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를 골자로 한 대안을 가져왔다.
여야는 이를 바탕으로 5월1일 모수개혁에 대한 5개 안으로 이견을 좁히고 잠정 합의서에 서명했으며, 이후 5월2일에 이를 2개 안으로 압축하며 새로운 합의서를 도출했다.
이에 민주당은 보험료율 15%, 소득대체율 50%에서 양보, 1안과 정부안을 두고 논의하려던 차에 여당이 돌연 협상 무산을 선언했다는 것이 김 의원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졸속으로 추진할 수 없다며 22대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모수개혁에 유연한 태도를 보인 것에 환영한다”면서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한 뭉텅이로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연금개혁은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가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면 거센 저항을 맞게 된다”며 “이틀 남은 21대 국회에서 시간에 쫓겨 밀어붙이지 말고 22대 국회에서 진짜 연금개혁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경호 원내대표, 황 위원장, 정점식 정책위의장. 최상수 기자 |
일각에선 여야가 접점을 찾은 부분만이라도 먼저 처리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나경원 당선자는 이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에서 “첫 단추라도 끼워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가 모수개혁이라도 진행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현우·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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