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 입니다.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이 고액 연봉에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명을 채용하지 못해 석 달째 야간 진료를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일 연합뉴스는 이 병원이 지난 2월부터 의사들이 주로 보는 채용 사이트에 메인 배너 유료 광고(6주)와 무료 광고(6주)로 3개월에 198만원이나 내고 채용 공고를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문의 전화조차 없다고 보도했다.
채용 공고를 보면 소아·청소년 전문의 연봉은 2억6000만원 수준이다.

안성시와 안성병원은 지역 공공의료 서비스 확대를 위해 지난해 10월18일부터 소아·청소년과 야간 진료를 해왔다.
시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조성을 위한 사업의 하나로 같은 해 7월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소아·청소년 야간 진료를 하는 공공의료기관에 재원을 지원할 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조례 제정으로 시는 안성병원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간호사 등 인건비를 비롯한 재원을 지원하고, 병원 측은 평일 낮 진료는 물론, 오후 10시까지 소아·청소년 야간 진료를 실시했다.

하지만 시와 병원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성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전문의가 부족으로 야간 진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에는 원래 전문의 3명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 2월 전문의 1명이 돌연 사직한 데다, 모 대학병원 파견 인력이던 전문의 1명마저 파견 기간 만료로 대학병원으로 복귀하면서 야간 진료는 지난 3월4일부터 중단됐다.
전문의를 파견하던 대학병원도 최근 의대 증원 방침에 따른 전공의 집단사직 등의 여파로 추가 인력을 파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안성병원은 해당 대학병원에 전문의 파견 요청을 지속해서 하는 한편 전문의 1명 채용에 나섰다.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지자체와 협업해 소아·청소년과 야간 진료를 개시했으나 의사 부족 문제로 지금은 운영을 못 하고 있다"며 "예전에 의사 모집을 할 때는 전화 문의가 꽤 오곤 했는데 이번에는 이상하리만큼 연락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신속하게 전문의를 채용하기 위해 헤드헌팅 업체와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지방 의료원에 의사가 없어 수억원대 연봉을 제시하거나 여러 차례 채용 공고를 내는 등의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의사들이 의료취약지 근무를 꺼리는 이유는 서울 및 수도권과 비교할 수 없는 생활 인프라,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무환경 부담 등이 꼽혔다.
심지어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의사도 지방이 아닌 서울 및 경기 지역 근무를 선호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의사 연봉을 2021년 9월 최초 공고(1억5000만원)보다 지난해 8월 두 배(3억원)로 올려 재공고했음에도 채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강원도 속초의료원은 지난해 연봉 4억원에 응급실 의사 채용 공고를 냈지만, 채용을 완료하는 데는 무려 석 달이 걸렸다.

이에 오는 7월 개원을 앞둔 충북 단양군 보건의료원은 의사에게 3억 이상의 연봉과 함께 아파트와 별장까지 제공한다는 혜택을 제공한다는 채용 공고를 냈다.
군이 처음 제시한 연봉은 응급의학과 3억8400만원, 내과 3억6600만원, 정신건강의학과 2억64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을 구하지 못해 4차 재공고를 냈으며, 연봉도 4억320만원까지 인상한 뒤에야 지원자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