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출처=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SSG랜더스는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운영하는 구단으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구단주를 맡고 있다.
현대카드의 이번 결정을 두고 시장에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의 친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신세계가 애플페이 도입을 뒤로 미루며, 한 차례 불거졌던 불화설을 잠재우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현재 SSG랜더스의 스카이박스 중 한 곳(24인 규모)을 빌려 자사 전용 공간으로 꾸미는 중이다.
스카이박스는 경기장 중 가장 높은 곳에 설치한 독립식 고급 관람시설이다.
주말 기준 1인 좌석 가격은 7만2000원으로, 일반석(1만3000원)보다 5배 이상 비싸다.
현대카드는 이 공간을 임차하기 위해 상당 금액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가 확보한 좌석의 주말 1경기 티켓값만 단순 계산해도 173만원에 달한다.
현대카드는 이 공간을 야구장 덕아웃 형태로 디자인하는 중이다.
향후 사업적 미팅 외에도 임직원 행사 등에 활용할 계획이며, 고객 혜택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현대카드 측은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주요 협업사인 신세계 쪽에서 먼저 제안을 줬고, 검토 끝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현대카드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그간 카드사가 야구장 스카이박스 시즌권을 확보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엔 양 부회장의 각별한 친분이 계기가 됐을 거란 견해가 많다.
실제로 정용진 부회장과 정태영 부회장은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차례 친분을 과시해 온 바 있다.
지난해에는 양 부회장의 성을 딴 ‘정든 라면’을 함께 상품화한 적도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자신의 요리 방법을 제공했고, 정용진 부회장은 제조 및 유통 전반을 담당했다.
현대카드의 첫 PLCC 제휴사 역시 이마트였다.
이번 조치를 앞서 불거졌던 양 부회장 간 불화설을 봉합하는 상징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3월 애플의 비접촉식 간편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국내에 단독으로 들여왔지만, 신세계 계열사들은 제휴를 맺지 않았다.
국내 유통 시장에서 신세계가 갖는 파급력을 고려했을 때, 현대카드 입장에선 당연히 ‘사업 흥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던 대목이다.
이로 인해 업계에선 양 부회장의 사이가 틀어졌을 거란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는 애플페이 제휴처가 스타벅스와 이마트24 등까지 확장됐지만 여전히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 당시) 롯데 주요 유통 계열사 외에도 현대백화점그룹, 홈플러스, 코스트코, 주요 편의점 등 대형 유통소비재 채널이 모두 참여했지만, 신세계만 유일하게 빠져 양 부회장 사이의 불화설이 제기됐었다”며 “이달 초 스타벅스 등이 추가 제휴를 확정한 만큼, (현대카드의 이번 결정을) 양 부회장 간 관계 봉합을 뜻하는 일종의 상징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한영훈 기자 han@aju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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