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에 참전해 피의 능선 전투에서 전사한 류홍석 일병의 유해가 73년 만에 가족 품에 돌아왔다.
17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따르면 류 일병의 유해는 지난 2011년 6∼10월 국군 장병들이 강원도 양구군 수리봉 일대에서 발굴 작업 도중 발견했다.
 | 이근원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이17일 충청남도 태안군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류홍석 일병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갖고,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
그해 6월 오른쪽 넙다리뼈가 처음 발견됐고, 주변으로 발굴 작업을 확대해서 위팔뼈와 종아리뼈 등을 발굴할 수 있었다.
같은 해 10월 1차 발굴지점에서 22m 떨어진 곳에서 오른쪽 정강이뼈를 추가로 찾았다.
국유단은 “유해와 함께 발견된 M1 소총탄과 전투화 밑창 등의 유품을 통해 치열했던 전투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며 “전투에 임하던 중 다량의 포탄에 의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유단은 2022년 류 일병의 여동생인 류영순(1939년생) 씨를 찾아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으며, 발굴된 유해와의 유전자 대조 분석을 통해 가족관계를 확인했다.
류 일병은 1931년 5월 충청남도 홍성군 장곡면에서 3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한의사로 활동했던 그는 1951년 3월 14일 입대해 국군 제5사단 제36연대 소속으로 태기산 전투, 인제지구 전투 등에 참전했다.
이후 강원도 양구로 이동해 피의 능선 전투에서 북한군과 싸우다 1951년 8월 27일 22세로 전사했다.
여동생 류씨는 “어린 시절 오빠가 저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흔들며 놀아주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후에도 혹시라도 오빠가 돌아올까 봐 살던 생가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데, 오빠의 유해를 찾았다는 소식에 잠도 못 자고 울기만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인의 유해를 유족에게 전달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충남 태안군에 있는 유족의 자택에서 열렸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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