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제가 할 얘기를 선수들이 다 해주더라고요.”
부상만 없었으면 이미 몇 차례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는 물론 3월 빅리거를 상대한 서울시리즈 평가전도 뛰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반복된 부상으로 둘도 없는 기회를 놓쳤다.
그래서 조심스럽다.
복귀 후 주루플레이에 제한을 둔다.
키움 외야수 이주형(23) 얘기다.
올해만 이미 두 차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주형은 지난 9일 고척 두산전부터 다시 1군 무대에서 뛰고 있다.
복귀 후 지난 14일 잠실 LG전까지 타율 0.182(22타수 4안타)로 타격감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키움 홍원기 감독이 우려하는 것은 이주형의 타율이 아니다.
타율에 앞서 시즌을 완주할 수 있는 컨디션을 우선순위에 둔다.
그래서 지난 14일 주루 플레이를 두고 깊은 한숨을 내쉰 홍 감독이다.
이주형은 7회초 우전 안타로 출루한 후 폭투에 2루를 지나 3루까지 달렸다.
정상 컨디션이면 충분히 허용되는 플레이지만 이주형은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기 위해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부상이 빈번한 만큼 철저하게 단계를 밟는다.
홍 감독은 15일 전날 이주형이 3루까지 뛴 것에 대해 “따로 불러서 혼내야 하나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혼내기 전에 선수들이 먼저 혼내더라”며 “그래서 나는 그냥 어금니 꽉 깨물고 가만히 있었다.
우리 선수단 모두 주형이에 대해 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해하지 못할 상황은 아니다.
복귀 후 타격감을 찾지 못하는 만큼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을 이주형이다.
하지만 홍 감독은 자연스럽게 반등하는 순간이 올 것을 내다봤다.
그는 “현재 이주형이 밸런스가 안 맞아 고민이 큰 것 같다.
그러다가도 한두 타석에서 터닝 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
지금 안 잡히는 타이밍이 한 번만 잡혀도 재조정이 될 것”이라며 “그만큼 역량이 있는 선수다.
계속 나가다 보면 스스로 반등할 계기를 찾을 것으로 본다”고 이주형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결국 아프지 않는 게 최우선이다.
그래서 감독부터 선수까지 모두가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이주형 외에도 부상 이탈자가 많은 만큼 어떻게든 부상 악령에서 탈출해야 하는 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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