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시작은 좋지 않다.
야심차게 포지션을 변경한 야수 두 명이 나란히 흔들렸다.
괴물 투수도 수비 실책으로 맞이한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LG를 상대로 고전한 한화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개막전에서 86개의 공을 던지며 3.2이닝 6안타 3볼넷 5실점(2자책)했다.
기록에서 드러나듯 자책점은 적었지만 에이스 답게 위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집중타를 허용하면서 아쉬움을 남긴 채 12년 만에 KBO리그 복귀 무대를 마쳤다.
구위는 좋았다.
잠실구장 전광판 기준으로 꾸준히 시속 145㎞ 속구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50㎞였다.
메이저리그(ML) 시절에도 류현진은 평균 구속 90마일이 넘는 경기에서 빼어난 투구를 선보이곤 했다.
문제는 커맨드였다.
류현진 특유의 보더라인 피칭이 꾸준히 나오지 않았다.
보더라인을 공략해 스트라이크를 선점하고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이 부족했다.
실투도 있었다.
적시타가 된 구종 대부분이 실투에서 나왔다.
2회말 2사 만루에서 신민재에게 가운데로 몰린 포심을 던졌다가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만루에서 안타를 내주고 선취점을 허용했다.
한화도 반격했다.
3회초 1점, 4회초 1점을 뽑아 2-2 균형을 이뤘다.
그러나 4회말 수비에서 류현진을 돕지 못했다.
2사후 문성주가 볼넷으로 출루한 후 신민재의 타구에 문현빈이 허무하게 에러를 범했다.
다리 빠른 신민재를 의식하다가 공을 포구하지 못했다.
2사 1, 3루가 됐고 류현진은 박해민에게 초구 포심을 던졌다가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그리고 홍창기에게도 던진 포심이 가운데로 몰려 2타점 적시타로 연결됐다.
삼자범퇴가 예상됐는데 볼넷과 에러, 그리고 연속 안타를 맞았다.
김현수에게도 좌전 안타를 허용했는데 좌익수 정은원이 타구를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해 홍창기가 2루를 지나 3루까지 밟았다.
한화는 캠프를 통해 문현빈을 2루수, 정은원을 2루수에서 코너 외야수에 두기로 했다.
하지만 4회말 문현빈과 정은원 모두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노출했다.
류현진은 이태양과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이태양은 오스틴을 범타 처리해 류현진의 주자를 지켰다.
4회가 끝났고 시즌 출발점에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4.91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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