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특정 그래픽카드를 대세라고 꼽기 애매하고, 좋은 제품들도 많고 각각의 개성이 있어서 우열을 쉽게 가리기 힘들지만,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그래픽카드 시장을 석권한 대세 제품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상깊은 제품을 꽂아보자면 GTX 10 시리즈가 출시되었을 때의 '슈퍼제트스트림'이 있는데, 그 때 라이벌인 M사의 게이밍 X 시리즈가 A/S 논란에 휘말리면서 디자인과 온도, 소음, 그리고 A/S까지 흠잡을 데 없는 발군의 성적으로 각종 커뮤니티 최고 인기 그래픽카드였습니다. '슈젯'이라는 말은 다들 한 번쯤 들어보셨을 듯.

그런데 사실 이 제품을 유통한 것은 이엠텍이었지만 제조는 PALIT에서 한 것이었죠.

PALIT은 최고 성능, 최고가보다는 적당한 가격에 좋은 품질을 가진 제품을 지향하는 회사로, B2C 뿐 아니라 B2B 시장까지 세계 최대 그래픽카드 제조사로서 나름의 노하우가 많습니다.

현재는 PALIT이 직접 국내 시장에 자사 브랜드로 제품을 팔고 있고, 유통은 STCOM이 하고 있죠.

PALIT이라는 제조사가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은 편인데, 실제로는 이엠텍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그래픽카드 제조사 중 하나라는 것을 얘기해보고 싶었습니다. 서두가 길었네요. 

리뷰할 그래픽카드는 PALIT의 RTX 3060 모델인데요, 제품명은 RTX 3060 DUAL로 듀얼 쿨링팬을 가진 제품입니다.

STCOM이 국내 유통을 맡고 있는데 STCOM의 A/S는 대체로 좋은 평을 받고 있죠. 3년간의 A/S 기간 동안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면 A/S가 좋은 유통사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한 일입니다.

박스 패키징 평범합니다. 깔끔한 편이네요.

속박스도 무난합니다.

속박스 안은 스티로폼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서 그래픽카드 파손을 잘 막아주고 있네요.

그래픽카드 디자인은 실용성에 중점을 둔 거 같습니다.

대중적인 제품을 추구하는 회사답게 원가 상승을 불러올만한 디자인 요소는 최대한 억제하고, 심심해보이지 않을만큼의 캐릭터 라인을 넣는 정도로 타협한 거 같습니다.

모서리는 둥글둥글하게 제작되었는데,

그립감이 상당히 좋습니다. 이게 그래픽카드의 장점이라고 보기는 애매할 수 있는데, 어쨌든 만지는데 모난 부분없이 손에 잘 잡히더군요.

그리고 그래픽카드 무게도 가볍다 보니, 다루기 쉽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플라스틱 마감도는 꽤 좋아요.

무광으로 처리되어 거부감이 적고, 사출이 잘못된 부분도 안 보입니다. 

저 리벳 같은 디자인 포인트도 전체적으로 보면 크게 어색하지 않습니다. 다만 고급스러움이 없을 뿐이죠.

고급스러움이 느껴질려면 디자인도 문제지만 소재에 메탈을 좀 써줘야 하는데, PALIT RTX 3060 DUAL은 백플레이트까지 플라스틱으로 마감했습니다.

후면 열기 배출을 위한 허니콤 통풍구가 보입니다.

사실 백플레이트를 금속을 써서 발열을 돕는다는 얘기도 들어보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와닿지는 않습니다.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도 금속 소재랑 발열면에서 큰 차이는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사실 백플레이트 없이 PCB 노출시키는게 발열은 제일 잘 되지요.

그럼에도 백플레이트를 하는 이유는 기판을 외부로부터 물리적으로 보호하기 위함도 있고 외형적으로도 깔끔하기 때문입니다. 

그 와중에 통풍구로 열기 빼주는 건 괜찮은 거 같애요. 전체적으로 어색하지도 않고요.

측면에는 GEFORCE RTX 로고가 박혀 있는데, 이게 모든 RTX 그래픽카드에 들어가는거 보니까 엔비디아가 무슨 협약이라도 걸어논 거 같습니다. 여기에는 나중에 LED도 들어와서, 어쨌든 디자인적 요소로도 보기 좋습니다.

발열을 위해 통풍구를 만들어 뒀는데,

이게 중간에 전원 포트를 기준으로 양쪽으로 2개를 뚫어놨습니다.

이 부분은 좀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굳이 전원포트를 저기 설계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은 좀 들었어요. 전통적으로 그래픽카드 보조 전원은 가장 끝, 브라켓에서 가장 먼 쪽에 위치해서 전원 케이블 간섭을 가장 적게 받는 게 일반적이었거든요. 이건 조립하면서 다시 얘기해보겠습니다.

출력포트는 HDMI 1개에 DP 포트 3개입니다. 

그래픽카드 출력 포트로 HDMI 포트가 많이 쓰이다가, 결국 영상기기에서 밀어주는 특허료없는 DP 포트가 더 많이 쓰이게 되는 거 같습니다.

브라켓은 스테인레스 스틸 소재라서 녹 같은 거 슬지 않아 보이고, 역시나 허니콤 형태의 통풍구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PALIT이 허니콤 형태의 통풍구 디자인을 좋아하는군요.

쿨링 솔루션은 듀얼 팬을 이용한 공랭으로 팬 블레이드 숫자는 9개로 풍량 뿐 아니라 풍압도 일정부분 의식한 디자인입니다. 

안쪽의 히트싱크는 2슬롯 두께의 그래픽카드의 사이즈에 맞게 채워져 있고, 적당한 수준의 히트파이프가 설계되어 있습니다.

2슬롯 그래픽카드로 설계된 거 자체가 최상급 쿨링 솔루션을 쓰는 것과는 거리가 있지만, 사실 PALIT의 쿨링은 대체로 나쁘지 않은 편이라, 2슬롯 두께의 그래픽카드라고 해서 2.5 슬롯 이상의 뚱카들과 굳이 비교해서 쿨링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RTX 3060 자체가 최고 성능의 라인업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적당한 수준에서 충분한 온도 제어가 되도록 설계하는 정도로 충분할 수 있죠. PALIT의 DUAL 그래픽카드 자체가 적당한 수준의 성능과 품질의 대중적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시스템에 설치한 모습인데, 저 위쪽의 전원 포트 위치가  약간 어색하긴 하네요. 기판의 전원부 디자인을 최적화하기 위한 이유가 있겠죠.

생각해보니 발열이 가장 큰 전원부가 중심에 있으면 열기가 기판 전체로 고루 퍼져나가서 쿨링 측면에서도 잇점이 있긴 할 거 같습니다. 예전에는 전원부쪽인 한 쪽으로만 온도가 많이 치우쳤었거든요.

테스트에 사용된 시스템 사양은 위와 같습니다.

파이어스트라이크로 측정한 그래픽점수는 21,565점입니다. 

GPU 최고 온도는 3D 마크 기준으로 76도 정도지만, HWINFO로 측정해서 GPU의 가장 뜨거운 점을 기준으로 하면 87도 정도입니다. (예전에는 HWINFO도 단순하게 GPU 온도만 제공했는데, 최근에는 핫 스팟이라고 가장 뜨거운 부분의 온도를 따로 측정합니다. 그러니 기존의 그래픽카드 온도 측정 방식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단순 비교가 어려우니 참고만 하면 될 거 같아요.)

일반적인 기준에서 높은 편은 아니며, 성능에 영향을 줄 온도도 아닙니다. 

그래픽점수는 13043점이 나왔습니다.

최고 온도는 파이어스트라이크보다 낮고, GPU 최고 출력은 동일하게 170W 정도로 측정됩니다.

이러한 벤치마크에서 재미있는 것은 파이어스트라이크로 측정하면 점수가 잘 나오는 GTX 10시리즈나 20시리즈가 최근 많이 사용되는 타임스파이로 측정하면 최신 그래픽카드(30시리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다는 것입니다.

타임스파이가 좀더 나중에 사용된 벤치마크 기법이고, 최신 아키텍쳐나 최신 게임을 좀더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은 들지만, 아직도 엣날 방식으로 제작되는 게임도 많아서 벤치마크는 양쪽을 다 참고로 해야 합니다.

RTX 3060의 성능은 결코 적은 편은 아닌데, 일반적인 게임 용도로 적합합니다. 60프레임 기준으로는 QHD 해상도까지 사용하기 충분하다고 생각하고(기준은 사람마다 좀 다르겠지만) 80~100프레임을 목표로 한다면, QHD 해상도에서 사용할 때는 게임의 요구사양이나 그래픽 옵션에 따라 약간의 조정이 필요한 정도입니다. 

이거보다 좋은 성능을 내려면 결국 3060 Ti나 3070, 3080 같이 상위라인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요즘 그래픽카드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대중적인 수준에서 타협하기에 괜찮은 제품입니다.

디자인적으로는 개인 편차가 있겠지만 그냥 무난하다고 생각됩니다. 보급형 제품으로 설계되어서 슈라이더의 디자인 뿐 아니라 재질 면에서 원가가 올라갈 요소가 많이 배제되어 있어요. 백플레이트를 플라스틱으로 만든 결정은 합리적이지만 외형을 많이 따지는 유저라면 구매 전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모난 부분없이 둥글게 만들어졌고, 플라스틱의 사용 등으로 인해 그래픽카드 무게가 상대적으로 가벼워서 다루기 쉬운 건 좋은 점 같고, 통풍구 배치 등 자잘한 부분에서 그래픽카드 최대 제조사로서의 노하우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전원부를 중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전원 포트 위치가 약간 어색해진 건 금새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 같네요.

브라켓의 스틸이 133A라고 되어 있는데, 주방 가구에서 많이 쓰이는 304 스테인레스와 비교하면 어떨 지 모르겠습니다. 304 스테인레스는 부식에 강해서 오랜 시간 지나도 색이 뿌옇게 변하지 않던데, 이건 잘 모르겠네요. 참고로 119A 스틸을 사용한 제 20세대 그래픽카드는 브라켓이 뿌옇게 되었습니다.

성능은 잘 나옵니다. 부스트 클럭도 1,927MHz로 잘 나오며 클럭 유지에서 문제점이 보이지 않고, GPU 전원 소모도 170W 부근으로 정상적입니다. 온도도 일반적 기준에서 70도 중반으로 고급 제품의 쿨링과 비교하면 약간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가 없는 수준입니다. 오버클럭 버전의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전력 소모나 온도 측면에서 더 안정적이겠죠.

살짝 아쉬운 부분을 말해보자면 팬 소음인데, 팬 RPM이 거의 2,300 수준까지 올라가는 편이라 바람소리는 좀 있는 편입니다. 쿨링팬의 블레이드가 10개 이하로 작은 편이라 바람 소리가 어느 정도 나올 것은 예상했습니다.  2슬롯 표준 두께의 그래픽카드에서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합리적 수준의 대중적 제품 측면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부가적인 부분이지만 제로팬 기능이라고 부하가 적어 온도 낮으면 팬 동작을 멈춰서 인터넷 서핑이나 이런 거 할 때는 무소음으로 동작하고, 측면 부 'GEFORCE RTX'로고에 LED도 들어옵니다. 기본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다 갖춘 제품이네요.

마지막으로 제품 가격과 함께 구매할만한 지를 생각해보려고 했는데, 용산에 그래픽카드가 없는지 다른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가격이 비싸네요. 6월 달에 60만원대였던 거 같은데 지금 100만원 줘야 해서, 가성비 측면에서는 어떠한 평가도 하기 어려운 그런 시기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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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용기는 STCOM으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어떠한 가이드 없이 리뷰어의 주관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