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 유행에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요 몇 달간 눈에 띄도록 많은 공랭 쿨러 유저들이 프랙탈의 Torrent 케이스로 이사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정말 과거에 유행했던 상단 파워서플라이 디자인을 프랙탈이 돌연 선보인 것은 시대를 거스르는 작은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토렌트 케이스가 해외 케이스 벤치마크에서 가장 낮은 온도를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죠.

이 토렌트 시리즈는 빅타워에 가까운 Torrent가 있고, 미들급 크기인 Torrent Compact, 그리고 가장 작은 ITX 규격의 Torrent Nano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케이스가 바로 이 중간 크기의 Torrent Compact 케이스입니다.

1. 색상 옵션 및 스펙

Torrent Compact의 색상 옵션은 총 네 가지인데요. 블랙 모델이 RGB 버전과 다크 틴팅 강화유리 버전, 솔리드 패널 버전으로 나뉘고, 클리어 틴팅이 적용된 화이트 모델이 있습니다.

기존 Torrent 케이스에서 높이는 63mm, 가로는 94mm를 줄이면서 이름 그대로 정말 컴팩트한 크기로 출시되었습니다. 사실 이름은 컴팩트지만, 일반 미들급 케이스보다 조금 더 크거나 동등한 수준으로 넉넉한 케이스입니다. 프랙탈의 케이스들은 일반 버전이 상당히 큰 크기고, 그보다 더 크면 XL, 보통 타사의 일반적인 미들급 케이스가 Compact에 해당합니다. 구매 시 참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2. 구성품

함께 제공되는 악세서리는 기본 장착된 180mm 쿨러 두 개를 120mm 쿨러 최대 3개까지 장착할 수 있도록 바꿔주는 팬 브라켓과 그래픽카드 지지대, 그리고 조립에 필요한 나사와 극세사 천이 제공됩니다.

3. 케이스 살펴보기

Fractal Torrent Compact 화이트 모델의 사이드 패널은 클리어 틴팅이 적용된 강화유리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사이드 패널 강화유리는 위, 아래 사이드가 흰색으로 깔 맞춤되어 있어서 일체감도 좋고 불필요한 부분을 가려주어 더욱 깔끔한 인상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상단의 파워서플라이의 가시적 영역을 줄여주는 역할도 해줍니다. 언뜻 보기에는 Torrent 케이스가 실물보다 작게 느껴지는, 그리고 파워서플라이 위치가 눈에 잘 안 띄는 이유기도 합니다.

사이드 패널 개폐는 래칭 메커니즘이 적용된 볼 헤드 푸쉬 핀 방식이며, 열 때는 잡아당기고, 닫을 때는 밀기만 하면 되는 원터치 개방이라서 매우 간편합니다.

기하학적이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의 Y형 벤트가 적용된 전면 그릴 패널은 공기 유입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도록 설계되었으며, Torrent 케이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징과도 같은 곳입니다.

전면은 조금만 힘을 주고 잡아당기면 개폐가 가능합니다. 전면은 외부 프레임과 먼지 필터가 2중으로 구성되어 있고, 먼지 필터만 따로 분리해서 간편하게 청소가 가능합니다.

전면 그릴 하단에 Fractal의 로고 배지가 포인트로 들어가 있습니다.

전면을 분리하면 하단 먼지 필터도 사진처럼 슬라이드 해서 뺄 수 있습니다. 먼지 필터가 상당히 큰 면적이기 때문에 옆쪽이 아닌 전면으로 분리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Fractal Torrent Compact의 숨겨진 비밀 공간, 바로 상단 파워서플라이 수납부입니다. 덮개는 살짝 뒤로 빼면 완전히 분리가 가능합니다. 처음 케이스 개봉 시에는 악세서리 박스가 위치해 있기도 합니다. 그 우측에는 커스텀 수랭을 위한 필 포트 홀도 존재합니다. 프랙탈 케이스들이 전통적으로 필 포트 홀은 빠트리지 않고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하이엔드 케이스에서 보기 드물면서도, Fractal Torrent의 존재 의의인 파워서플라이 장착 공간입니다. 앞쪽으로 상당히 많은 공간이 남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케이블들을 욱여넣기에도 충분하고 좋습니다.

이번엔 SSD 2개 또는 HDD 1개와 SSD 한 개를 함께 장착이 가능한 멀티브라켓이 파워서플라이와 전면 공간 사이에 제공됩니다. Compact 케이스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 하나만 꼽자면 하드디스크가 한 개밖에 지원이 안 되는 것은 조금 섭섭합니다. 물론 SSD가 점점 저렴해지고 있으니 과도기적인 아쉬움이라 생각합니다.

상단 파워서플라이 커버는 이런 식으로 안쪽에 허니콤 패턴으로 타공이 되어있어서 파워서플라이 냉각에도 도움을 줍니다. 옆쪽으로는 RGB LED 면발광 라인이 탑재되어 있어서 튜닝성을 한층 끌어올려 줍니다.

IO 포트는 케이스 상단 앞쪽에 위치합니다. HD 오디오 단자, USB 3.0 포트 두 개, USB 3.1 Gen.2 C 타입 고속 충전 단자 1개와 전원 버튼과 리셋 버튼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뒷면은 120mm 쿨러 및 라디에이터 장착을 지원하며, 전체가 허니콤 패턴 타공으로 뒤덮인 모습입니다. 사실상 거의 모든 부분을 타공으로 뚫어 놓은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뒤쪽은 벨크로 스트랩 4개가 존재하기 때문에 조립을 완료한 다음 전원 코드를 이런 식으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상단 파워서플라이 탑재를 설계할 때 전원 코드가 깔끔하게 보이지 않을 것까지도 고려한 것이 역시 프랙탈 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뒤쪽 사이드 패널은 솔리드 타입이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번에도 Fractal Nexus 9P Slim 팬 허브가 탑재되어서 최대 9개의 팬을 PWM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에 팬을 모두 장착해도 남을 만큼 포트가 상당히 많이 제공됩니다. 따로 팬 허브를 추가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정말 괜찮은 부분입니다.

후면에는 곳곳에 벨크로 스트랩이 위치해 있어서 선 정리를 간편하고 깔끔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메인보드 트레이 아래쪽에는 SSD를 최대 3개까지 장착이 가능합니다.

전면에는 180mm 크기의 Fractal Dynamic X2 GP-18 팬 두 개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습니다. 또한 하단에는 120mm 팬 3개 /140mm 쿨러 2개 / 180mm 팬 2개도 장착이 가능합니다. (단, 전면과 하단에 동일한 180mm 팬 2개 / 120mm 팬 3개를 함께 장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전면과 하단의 흡기를 통해 유입된 차가운 공기는 파워서플라이 가림막의 유선형 디자인을 따라 CPU 쿨러를 통과해서 후면 배기로 배출됩니다.

그래픽카드 지지대가 하나의 튜닝 용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굉장히 화려한 제품들도 많습니다만, 백만 원에 달하는 그래픽카드보다 지지대가 튀는 것을 저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케이스 내부에 고정되는 형태의 지지대를 더 선호합니다. Fractal Torrent Compact 케이스의 번들 지지대는 그래픽카드를 더욱 돋보이게 해줄 뿐만 아니라, 단단한 고정력으로 그래픽카드를 지지해 줍니다.

4. 조립 연출 사진

Fractal Torrent Compact 케이스의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을 고른다면, 전면 Y형 벤트 그릴 디자인과 파워서플라이 가림막의 RGB 라인을 뽑고 싶습니다. 전면 그릴 디자인은 유니크하면서도 북유럽 감성이 물씬 풍겨지기 때문에 케이스 감성 만족도를 상당히 끌어올려 줍니다. 파워서플라이 가림막의 RGB 라인도 완전히 정면이 아니고 사선으로 깎인 부분에 들어가서 더욱 센스 있는 것 같습니다.

5. 총평

상단 파워서플라이 구조의 케이스가 하단으로 옮겨간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PC 부품들도 시대에 따라 형태, 무게, 발열 등 모든 것이 변하는 것처럼 케이스들도 그런 변화에 따라 적응과 유행을 반복하기 마련입니다. 흔히 묻지마 뻥파워 사건이라 불리는 파워서플라이 정격 용량 허위 표기 사건이 있던 뒤로부터 파워서플라이가 과거와 달리 상당히 무거워지고 품질이 올라가면서 무게 중심이 맞지 않자 소비자들의 선호 경향이 바뀐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그리고 다시 현재, 그래픽카드가 1kg을 가볍게 넘기는 가장 무거운 부품이 되었고, CPU 쿨러도 LP형보다는 거대한 공랭 타워형이 선호가 되면서, 프랙탈의 Torrent 시리즈가 활약하기 아주 좋은 유행이 찾아온 것이죠. 공랭 타워형 쿨러는 발열 배기가 케이스 후면으로 빠지기 때문에 파워서플라이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파워서플라이의 품질은 과거 묻지마 뻥파워 사건 이후로 크게 올라갔기 때문에 발열이 소폭 상승한다고 해서 제품의 수명을 걱정해야 할 만큼 저품질의 파워는 요즘 보기도 드물죠. 무엇보다도 180mm 대형 팬 두 개와 공기역학적 내부 설계로 인하여 공랭 타워형 쿨러에 엄청난 효율을 불어넣는 시너지를 잊어서는 안됩니다. 길게 말할 것도 없이 공랭 환경에서는 끝판왕이 보장되는 케이스라서 공랭 쿨러 유저, 특히 기존 토렌트보다는 조금 더 '컴팩트'한 크기를 원한다면 Torrent Compact가 제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리뷰 콘텐츠는 서린 서포터즈 4기 활동의 일환으로 서린씨앤아이를 통해 제공받은 제품을 어떠한 개입이나 제약없이 소개하였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