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기어 시장에서 최신 트렌드는 뭐니 뭐니 해도 무선일 텐데요, 번거로운 충전의 단점만 제외한다면 걸리적거리는 케이블과 이동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헤드셋/이어셋도 마찬가지로 꽤 많은 제조사들이 무선 제품들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고,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와 달리 현재는 저 지연 고음질의 사운드를 무선으로 청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논쟁의 중심에 서있는 키워드이긴 하지만 무선과 유선의 음질 차이 그리고 지연속도는 (개인적으로도) 아직은 유선이 우위에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FPS나 MOBA(RTS) 또는 리듬게임과 같이 지연속도가 게임에 큰 영향을 주는 장르를 즐겨 하거나, 티어에 승부욕이 발동하는 열혈 게이머라면 내 귀에 씌운 음향기기는 음악감상용이 아닌 인게임 소리에 최적화되길 바랄 것입니다.
그래서 여전히 유선 방식의 오디오 게이밍 기어의 수요는 아직도 건재하며 그중에서 유선 이어폰은 휴대성과 범용성 덕분에 많은 제조사들이 꾸준히 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이밍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위해서는 일반 이어폰과는 달리 게임 내 적군의 발자국이나 총소리와 같은 인게임 사운드를 정확하게 캐치해낼 수 있는 튜닝 기술이 필요합니다. 2003년부터 커스텀 인이어 이어폰을 제작해온 전문 브랜드 주식회사 하이디션과 하이엔드 게이밍 사운드 전문 개발 회사 MAKINA와 합작하여 게이밍브랜드 HiditionGaming을 론칭하고 두 자사의 기술을 접목시킨 유선 게이밍이어폰 T-100을 출시하였는데요 지금부터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품 사양 및 구성
하이디션의 게이밍기어 브랜드 하이디션게이밍에서는 메타 퀘스트 VR 기기를 위한 VR01과 오늘 소개해 드릴 하이엔드 게이밍이어폰 T-100 두 가지 모델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T-100의 경우 싱글 BA(Balanced Armature) 드라이버를 채용하였는데요 BA는 다이내믹 드라이버보다 경량화가 가능하고 해상력이 우수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렇기에 장시간 착용해야 하는 게이밍 이어폰에 최적화된 드라이버라고 할 수 있습니다. 4심 OFC(무산소 동선) 편조 케이블과 MMCX 분리형 커넥터를 채용하여 케이블이나 유닛을 교체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의 보관 및 이동을 위한 하드케이스가 제공되며 케이스 안에 T-100 이어셋 본체와, 카드, 회색과 화이트 이어팁 S,M,L 사이즈가 각각 들어 있습니다.
이어폰에 기본 장착된 이어팁과 추가로 제공되는 이어팁은 입구의 넓이가 다른데요, 기본 장착 이어팁은 고음을 강조하여 게임 내 총소리나 적의 발소리를 캐치하는데 유리하고, 추가 팁은 입구가 넓어 고음은 부드럽게 저음을 부스트 하는 이어팁으로 게임과 음악 감상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는 이어팁입니다.
외형 및 특징
하이디션 T-100의 하우징은 무광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 있으며 덩치에 비해 무게는 비교적 가벼운 편입니다. 하우징의 각각의 무게는 약 4g이며 케이블을 포함한 전체 무게는 23g입니다.
케이블은 4심 무산소 동선 블레이디드 케이블을 사용하였고 그라운드, 좌/우, 마이크선을 각각 분리 후 피복을 씌워 케이블을 꼬아서 마감 처리하여 내구성이 좋습니다. 이렇게 제작된 케이블은 책상이나 사물에 부딪혔을 때 발생하는 터치 노이즈를 감소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어폰 우측 케이블에는 마이크와 펑션 버튼이 위치해 있으며 게이밍 이어셋 답게 마이크의 수음 품질도 괜찮은 편인데요 아래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슈어나 소니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MMCX 커넥터가 탑재되어 있어 다양한 케이블로 교체가 용이하며 유닛이 고장 났을 때 손쉽게 수리 교체가 가능한 것도 특징입니다. 케이블의 좌우 방향은 커넥터의 영문표기와 컬러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어폰의 페이스 플레이트에는 하이디션게이밍의 로고가 음각 처리되어 있습니다.
하이디션 T-100은 싱글 BA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는 다이내믹 드라이버보다 잔진동이 없고 매끄럽고 고음역대 표현이 좋은 것이 특징입니다. 물론 다중 BA를 사용해 대역폭을 분리시킨 제품들이 있지만 크로스오버 발생 시 오히려 왜곡된 소리가 전달될 수 있어 오롯이 게임을 위한 제품이라면 싱글 BA로도 충분한 해상력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3.5mm 4극 플러그를 사용하고 있어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X, 닌텐도스위치, 스팀덱,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들과 호환이 가능합니다.
착용 모습
이어폰은 위 사진과 같이 귀 위로 케이블을 걸치는 오버이어와 일반적인 언더이어 두 방식 모두 착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격하게(?) 키보드와 마우스를 컨트롤하는 게이머라면 오버이어 방식을 추천드리며 개인적으로는 오버이어로 착용했을 때 게임 사운드가 좀 더 또렷하게 들렸는데... 이건 기분 탓인듯합니다. :)
사운드 측정 및 테스트
구형 IEC711 318-4 커플러와 B&K 1704를 이용한 측정 결과입니다. Sub Bass와 Bass는 플랫 한 그래프를 보여주며 사운드 스테이지 표현에 있어 중요한 3KHz~8KHz 구간은 적절하게 부스트 되어 있고 8KHz~9KHz 구간은 적당히 억제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IEC711 고질병인 7KHz에 공진 피크가 있는데 이 부분을 무시하면 10KHz 구간부터 빠르게 롤 오프 되며 서 인이어 타깃과 비슷한 그래프를 보여줍니다.
앞서 주파수응답에서 볼 수 있듯 T-100은 게임 내 적들의 발소리와 위도우가 내 머리를 겨냥해서 날리는 총격음과 총탄의 방향까지도 또렷하게 구분하며 일부 펀 사운드의 게이밍기어 제품과 달리 오롯이 게임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싱글 BA와 플랫 한 저음부는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기존에 중저음이 강조된 장비를 사용한 분들에게는 T-100을 범용적으로 사용하기엔 약간 애매할 수 있지만 꼬다리 DAC을 연결하고 EQ설정을 조금 만져준다면 이부분을 어느정도 상쇄할 순 있을것 같습니다.
위 영상은 꼬다리 DAC과 연결 후 FLAC 고음질 음악을 재생하여 녹음한 영상입니다. 흡사 스테이징 모니터 이어폰과 같이 중고음역대가 부스트 되면서 보컬이 강조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어쿠스틱과 같은 연주음악을 듣기에 무난한듯합니다. 물론 자극적인 극저음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위 음악감상은 물론 대사 전달이 필요한 영화나 드라마 시청에 제격입니다.
FPS나 MOBA(RTS) 장르의 게임들은 무엇보다 팀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헤드셋이나 이어셋에 내장된 마이크의 성능도 중요 구매 포인트 중 하나인데요, 하이디션게이밍 T-100에 내장된 마이크는 게이밍 기어답게 매우 선명한 목소리를 전달해 주는 것이 이 제품의 또 하나의 장점입니다.
리뷰를 마치며
하이엔드 게이밍이어폰 하이디션게이밍 T-100은 기존에 우리가 사용해왔던 대구경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게이밍 헤드셋과 확실히 다른 정위감을 제공해 줍니다. 높은 해상력으로 게임 내 적의 발소리, 날아오는 총탄의 방향 등을 정확히 구분하여 적위 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며 게임 캐릭터의 대사, 팀원들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전달해 줍니다.
싱글 밸런스드 드라이버는 자극적인 저음을 선호하거나 익숙해 있는 사용자들에게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하이디션과 MAKINA의 튜닝 기술로 정확한 표현력과 균형 잡힌 밸런스를 제공하며 게임은 물론 보컬이나 악기 중심의 음악을 감상하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추가로 꼬다리 DAC과 EQ를 만져준다면 앞서 언급한 아쉬운 부분을 어느 정도 채울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가벼운 무게 덕분에 안정적인 착용감, 높은 품질의 마이크, MMCX 커넥터,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 노이즈가 억제된 4심 무산소 동선 블레이디드 케이블 등등 하이엔드 제품답게 많은 특장점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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